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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국보(14) 5백년 고려왕조를 상징하는 왕건릉... 송악산 기슭에 조성
북한의국보(14) 5백년 고려왕조를 상징하는 왕건릉... 송악산 기슭에 조성
  • 윤형선 기자
  • 승인 2022.07.31 14: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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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국왕의 왕릉 중 최초로 지어졌으나 몽골침입 등으로 옮겨 다녀... 김대중 정부이후 개성관광코스로 개발되기도
1994년 북한 정부에 의해 발굴조사후 개축한 고려태조 왕건의 현릉(사진 조선의오늘)
1994년 북한 정부가 대대적인 발굴조사후 중개축한 고려태조 왕건의 현릉 모습(사진 조선의오늘)

북한 개성시에 소재한 현릉은 고려 태조 왕건과 즉위 전부터 아내였던 신혜왕후 유씨의 합장릉으로 북한의 국보 제179호이며 유네스코 세계유산 개성역사유적지구에 포함되어 있다.

후삼국을 통일한 왕건은 67세에 세상을 떠나고 도읍 개경의 서쪽 송악산 남쪽 기슭에 묻혔다. ‘고려사에는 943(태조 26) 6월에 장사를 지내었고 능 이름을 현릉이라 하였다고 전한다. 불교의 서방정토를 염원한 듯 왕건의 능은 생전에 머물렀던 궁궐의 정 서쪽에 자리했다.

능호인 현()은 한자에서 '나타나다'란 뜻이고 더 나가서는 '명성이 내외로 떨쳐지다'란 뜻이다. 혼란스러웠던 후삼국시대에 수많은 호족들을 제압한 뒤 결국 후백제와 신라를 흡수하고 발해의 유민까지 받아들여 고려에서 시작하여 조선으로 이어지는 한반도 통일왕조 시대를 연 태조에게 걸맞은 능호이다.

현재 현릉은 1994년 능 안팎을 새롭게 단장한 이후의 모습이다. 1992년 북한의 사회과학원 고고학연구소의 발굴에서 현릉은 석실분(돌칸흙무덤)인 것으로 밝혀졌다. 석실의 내부에는 가운데 관대를 두고 동쪽과 서쪽에는 부장품을 놓는 대를 각각 설치했다. 네 벽과 천정에는 벽화가 남아있다. 동벽에는 매화와 대나무, 청룡이 서벽에는 소나무와 매화, 백호, 북벽에는 현무가, 천정에는 별이 그려졌다.

현릉은 고려와 조선을 거치면서 여러번 개축과정을 거쳤다. 사진은 일제강점기 조선고적도보에 수록된 현릉의 1910년대 모습(사진 문화재청)
현릉은 고려와 조선을 거치면서 여러번 개축과정을 거쳤다. 사진은 일제강점기 조선고적도보에 수록된 현릉의 1910년대 모습(사진 문화재청)

현릉의 외부는 보통의 고려왕릉처럼 3개의 단으로 구성되어 있다. 둘레에는 쥐(), (), ()12지신을 새긴 12각의 병풍석을 세웠으며, 그 밖으로 돌난간을 둘렀다. 봉분의 높이는 8m이며 병풍석의 대각직경은 19m이다. 상석의 받침돌 정면에 새긴 꽃무늬와 새무늬 조작은 매우 섬세하고 아름답다.

그러나 현재의 왕건릉 모습은 원형과 차이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 현릉은 고려부터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여러 차례 수리가 이루어졌다. 또한 20세기에 들어와서도 도굴로 파헤쳐 지고 한국전쟁 중 파괴된 것을 1954년에 복구했다.

여러 번의 보수를 거친 결과 지형이나 구성을 보면 조선 왕릉과 유사성이 있다. 왕건이 죽은 뒤에 조성됐지만 이후 거란이나 몽골 제국의 침략 때문에 유골은 강화도 등지로 여러 번 옮겨 다녀야 했고 조선 후기인 1867년도에도 대대적으로 보수했으므로 나중에 손을 보는 과정에서 조선 왕릉과 비슷해진 것으로 보인다.

현릉은 북한에 있는 고려 왕릉들이 황량한 산중턱에 외롭게 서 있는 것에 비해 주변에 숲이 있고 정비도 잘 되어 있는 편이다. 덕분에 김대중 정부이후 남북경협이 활발할 때 남한 관광객들의 주요 관광코스가 되기도 했다.

이처럼 우여곡절을 겪은 현릉에 대해 조선의 문신 성임(成任)은 다음과 같은 시로 묘사했다(신증동국여지승람에 수록됨)

아침에 서쪽으로 성문을 나가 우연히 현릉리에 들어가니, 여조(麗祖)의 옛 능침(왕건릉), 돌 위에 큰 글자가 쓰여 있네. 상설(象設)은 반쯤 매몰되었고, 거친 풀은 어찌 이다지 우거졌는고. 밤이면 여우와 너구리가 모여들고 낮에는 까막까치 지저귀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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