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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국보(3) 조선왕조 발상지, '왕자의 난' 이후 이성계가 머물던 '함흥본궁'
북한의 국보(3) 조선왕조 발상지, '왕자의 난' 이후 이성계가 머물던 '함흥본궁'
  • 홍석근 기자
  • 승인 2022.01.19 11: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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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계가 말 타며 활 쏘고 창검술 익힌 곳
왕위 물려준 뒤 노년기 보내며 방석‧방번 명복 빌어
함흥본궁 전경.(사진-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함흥본궁 전경.(사진-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함흥본궁 본전 내부. 현재는 함흥역사박물관으로 쓰이고 있다.(사진-한국민족문화대백화)
함흥본궁 본전 내부. 현재는 함흥역사박물관으로 쓰이고 있다.(사진-한국민족문화대백화)
함흥본궁 현판.(사진-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함흥본궁 현판.(사진-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함흥차사(咸興差使), 심부름을 간 사람이 소식이 아주 없거나 또는 회답이 좀처럼 오지 않음을 비유하는 말이다. 조선 초 태종 이방원이 태조의 환궁을 권유하려고 함흥으로 차사를 보냈으나 활로 쏴 죽여 돌아오지 않은 데서 생겨난 말이다. 

하지만 태조 이성계에게 죽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한다. 조선왕조실록 <태종실록> 편에는 태조가 부처를 모시기 위해 환궁을 거절했다고 적혀 있다. 

“내가 부처를 좋아하는 것은 다만 두 아들과 한 사람의 사위를 위하고자 하는 취지이다.”

태조의 말에 나오는 두 아들과 한 사람은 태종 이방원에게 죽은 이방번과 이방석, 역시 이방원에게 죽은 경순공주의 부마 이제(李濟)를 말한다. 부처에게 망자의 명복을 빌기 위해 환궁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태조가 태종의 거듭된 요청에도 불구하고 은거한 그곳이 바로 함흥본궁(咸興本宮)이다. 북한의 국보 제107호로 이성계가 젊은 시절 살았던 집이다. 임금에 오른 뒤 궁으로 승격시켰다. 

함흥본궁 전 이성계유품. 1911~1912년 촬영.(사진-한국민족문화대백화)
함흥본궁 전 이성계유품. 1911~1912년 촬영.(사진-한국민족문화대백화)

이성계는 함경남도 영흥에서 태어나 20세에 함흥으로 이주해 청년기를 보냈다. 함흥은 이성계가 말을 타며 활을 쏘고 창술과 검술을 익힌 곳이자 왕위를 물려준 후 노년기를 보낸 곳이다. 

함흥본궁은 정전과 이성계 조상들의 위패를 두었던 이안전(移安殿), 누각인 풍패루(豊沛樓) 등으로 구성돼 있다. 원래는 제사에 쓰던 물건을 보관하던 전사청과 제사를 준비하는 방인 재실 등 부속건물이 더 있었으나 전란을 거치면서 모두 소실되었다. 

뜰에는 소나무가 많은데 그 중에서도 정전 전면에 있는 함흥반송은 수령이 300년 넘은 것으로 북한 천연기념물 제252호로 지정돼 있다. 세월에 구부러지고 변형돼 기묘한 형상을 하고 있는데 세계적으로 찾아보기 드문 모양이라고 한다.

본궁 정전 전면에 있는 함흥반송. 천연기념물 제252로 지정되어 보호 관리되고 있다.(사진-조선향토대백과)
본궁 정전 전면에 있는 함흥반송. 천연기념물 제252로 지정되어 보호 관리되고 있다.(사진-조선향토대백과)

현재 정전은 함흥역사박물관으로 쓰이고 있다. 원시사회부터 1919년 3.1운동까지의 각종 자료들이 전시되어 있는데 특히 황초령 진흥왕 순수비와 마운령 진흥왕 순수비가 유명하다. 

황초령 진흥왕순수비는 신라 진흥왕이 568년 확장된 나라의 영역을 순시한 후 그것을 기념해 세운 비이다. 본래 함경남도 장진군 황초령에 있던 것을 함흥본궁으로 옮겨와 보존하고 있다. 

또 마운령 진흥왕순수비에는 진흥왕의 업적과 변방을 돌아보는 목적, 비를 세우게 된 이유 등이 적혀 있으며, 마지막 부분에는 왕을 수행하였던 사람들의 출신과 벼슬, 이름들이 새겨져 있다. 본래 함경남도 이원군 동면 운시산 꼭대기에 세워져 있던 것을 함흥본궁으로 옮겨와 보존하고 있다.

남북관계에 훈풍이 불었던 2018년 전주시에서 이성계의 영정이 봉안된 경기전과 북한의 함흥본궁을 활용한 조선역사탐방을 추진한 일이 있다. 다른 일도 아니고 역사문화교류가 국제정세에 좌지우지되는 것도 볼썽사나운 일이다. 훈풍이 다시 불길 기다리기보다 폭풍에도 멎지 않을 방안을 마련하는 게 필요하다.

<참고자료>
신동준, 『신동준의 조선왕조실록』, 2019, 미다스북스.
박대남, 「[북한의 문화유산] 조선왕실의 발상지, 함흥과 함흥본궁」, 『북한』 543, 북한연구소, 2017.
『한국민족문화대백과』
『조선향토대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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