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록강변 언덕위에 위치해 수려한 풍경으로 많은 문인들이 시와 그림 남겨
통군정(統軍亭)은 압록강 북한의 국보 제51호로 고려와 조선의 서북방위 거점이었던 의주읍성내에 위치한 장대(將臺)이다. 거란·몽골·여진 등 북방 외적을 막는 군사지휘처였기 때문에 조선 세종 때는 평안도 절도사에게 압록강을 건너는 외적을 차단하고 후방으로 외적의 침입을 알리기 위해 통군정 주변에 봉화대를 설치토록 했다.
현재는 압록강을 내려다 보는 등 주변 풍경이 아름다워 북한주민이 자주 찾는 관광지다. 서쪽으로 신의주·용암포가 보이고 북쪽으로는 요동, 남쪽으로는 ‘의주금강’으로 불리는 석숭산과 백마산 일대의 크고 작은 산봉우리들이 한눈에 들어와 예로부터 ‘관서팔경’중 제일로 꼽혔다.
또한 평양의 연광정, 강계의 인풍루, 안주의 백상루와 함께 북한의 누각을 대표하는 유적중 하나였기 때문에 이안눌 등 조선 시대 문인들이 누각에 올라 많은 시를 남기기도 했다.
창건연대는 자세히 알 수 없으나 990년(고려 성종 9)에 기록이 남아있는 것으로 보아 고려 초기에 처음 세운 것이 분명하나 ‘신증동국여지승람’이나 ‘증보문헌비고’ 의하면 지금의 통군정은 1478년에 재건한 것이다. 이후 1538년(중종 33)에 의주목사 한천손이 개축하였고, 1823년(순조 23)에 보수하는 등 여러 차례 개보수했지만 15세기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6·25 때 피해를 입은 후 복구되었고 건물 형태는 넓은 겹처마의 합각지붕으로 하여 건물을 웅장하게 보이게 하였고 건물 전반에 모루단청을 입혀 그 품위를 높였다. 내부는 천정을 통천정으로 하면서도 모든 부재들에 조각장식을 붙였고 정면 4칸(14.41m) 측면 4칸(11.85m)의 단층 팔작집 형태를 띠고 있다.
다음은 통군정을 잘 묘사한 시로 유명한 조선중기 문인 이안눌(1571년~1637년)의 등통군정(登統軍亭)이다.
六月龍灣積雨晴(육월용만적우청) 6월 용만(의주) 땅에 장마비 개어
平明獨上統軍亭(평명독상통군정) 새벽에 홀로 통군정에 오른다
茫茫大野浮天氣(망망대야부천기) 망망한 큰 들판은 하늘 기운에 떠 있고
曲曲長江裂地形(곡곡장강렬지형) 굽이치는 긴 강(압록강)은 땅 모양을 찟으며 흐른다
宇宙百年人似螘(우주백년인사의) 광막한 우주에 백년 인생은 개미 같고
山河萬里國如萍(산하만리국여평) 웅장한 산해에 만리 나라도 부평초로다
忽看白鶴西飛去(홀간백학서비거) 문득 서편으로 날아가는 흰 학을 바라보니
疑是遼東舊姓丁(의시요동구성정) 나르는 학들이 혹 요동 옛백성 아닌가 하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