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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 전 코레일 사장, "비핵화가 '불가역'이면 남북철도도 마찬가지"
이철 전 코레일 사장, "비핵화가 '불가역'이면 남북철도도 마찬가지"
  • 임미리 편집위원
  • 승인 2022.02.02 17: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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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 전 코레일 이사장 인터뷰 ②
불가역적 철도운영 위해 남북철도공동운영공사 제안
남북 철도연결 지연, 북한의 체제 위협에 대한 두려움 때문
대외 정보 없이 남북러 회담 등 참석, 남북관계에서 부처간 협력 절실
이철 전 코레일 사장은 1974년 민청학련 사건으로 사형 선고를 받았으며 1980년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으로 다시 투옥되었다. 1985년 제1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신한민주당 후보로 서울 성북구 선거구에 출마해 민주정의당 김정례 후보와 동반 당선되었다. 당시 선거 구호는 돌아온 사형수였다. 13대와 14대 총선에서 각각 무소속과 민주당으로 출마해 당선됐고 14대에 통합민주당 원내총무를 지냈다. 노무현 정부 시절에는 한국철도공사 사장으로 임명돼 남-북-러 철도연결사업을 추진했다. 이에 본지는 남북경협의 핵심이자 기반사업으로서 남-북-러 철도연결사업이 갖는 의미와 그간의 경과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이철 전 사장과의 인터뷰를 2회에 걸쳐 소개한다.(전편에 이어 계속)

▶2006.07. 야쿠닌 사장이 한러철도운영자회의에 참석해 한국 화물운송사업자들의 시리아횡단철도(TSR) 이용을 촉구한 일이 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고 사업자들의 반응은 어떠했나요.

한국 화물을 러시아 극동 항구에서 기차로 환적해 TSR을 이용해달라는 요청이었지요. 루코(루코로지스틱스)라는 협의체도 그래서 구성이 되었습니다. 민간업체 쪽에서 코레일 참여를 요청했는데 직접 참여하기에는 비중이 맞지 않아서 코레일 산하 물류업체인 코레일로지스를 참여시켰죠. 전부 6개 회사가 참여한 것으로 기억을 합니다.(루케로지스틱스에는 코레일로지스, 현대글로비스, 범한판토스, 우진글로벌, 장금상선, 한루, 6개 회사가 참여했다.)

지금은 블라디보스톡 항구를 활용하는 경우가 얼마나 있는지 모르겠는데 당시 몇 차례 시험 운송을 했습니다. 그 결과 러시아 항만을 활용하더라도 우리한테 상당히 이익이 된다는 걸 확인했고요. 한국에서 선적을 해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이나 보스토치니 같은 항구에서 기차로 환적한 뒤 시베리아철도로 모스크바나 베를린, 런던까지 가더라도 그게 우리한테 이익이 된다는 거였지요. 그런데 문제는 러시아 항구가 아직 인프라가 좀 부족합니다. 블라디보스톡 항구는 아직도 부동항이라고 이야기하기는 어렵고요. 또 상하차 또는 환적에 걸리는 시간이 많고 절차가 상당히 복잡해 아직까지는 많이 활용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나진 하산 프로젝트 주변 광역물류망.(사진-남북경협뉴스)
나진 하산 프로젝트 주변 광역물류망.(사진-남북경협뉴스)

▶나진-하산 프로젝트는 남북러 철도 연결사업과 어떤 관계에 있습니까.(이 프로젝트는 시베리아횡단철도 동쪽 끝의 하산과 북한의 나진시를 철도를 연결하고 나진항 3부두를 현대화하는 사업이다.)

러시아 극동 항구들은 기반시설이 잘 안 돼 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중국과 경쟁적으로 북한 항구를 임차해 사용하던 차에 러시아가 우리한테 나진-하산 지역에 투자를 해달라고 한 것입니다.

나진-하산 프로젝트와 남북러 철도 연결은 좀 다릅니다. 러시아 극동 항구가 몇 있는데 블라디보스톡은 세관 통관이나 하역, 환적이 원활하지 못하고, 나머지 자루비노 하고 보스토치니 포시에트 같은 항구들는 기반 시설이 별로 좋지 못했습니다. 포철이 나중에 포시에트를 통해서 석탄 수입을 좀 했지만 그건 벌크였고 컨테이너와는 전혀 다릅니다. 하역시설이 전혀 달라야 하거든요. 그만큼 다른 러시아 항구들은 기반시설이 안 돼 있어 나진-하산을 필요로 하게 된 거지요. 그런 상황에서 러시아와 중국이 경쟁적으로 북한 항구를 임차해서 사용을 하던 차에 러시아가 우리한테 나진-하산 지역에 투자를 해달라고 한 것이었고 철도 연결하고는 또 다른 이야기죠. 우리는 오히려 남북한 철도 연결을 통해서 나진-하산 부두하고는 관계없이 그냥 시베리아 철도를 탈 수 있으면 제일 좋은데 러시아는 자기들의 필요 때문에 나진-하산에 투자를 원했던 겁니다. 그런데 한국의 물류회사는 러시아 항구를 써도 되지만 나진-하산이 잘 된다면 그것도 좋지 않느냐, 러시아 항구들이 좀 더 기반 시설을 갖출 때까지 그곳을 사용할 수 있지 않느냐 하는 욕심이었죠. 코레일과 한국 물류회사, 그리고 러시아의 입장이 조금씩 달랐습니다.

▶2007년 10월 8일 베이징올림픽 특급열차 운행을 제안한 일이 있습니다. 성사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이었나요.

남북러 철도회담이나 중국 장관과 회담할 때 외무부와 국정원 브리핑 자료가 인터넷에 나오는 국가 소개 정도였고 방문 목적에 맞는 자료는 전혀 없어요. 남북관계에서는 범정부 차원의 협력이 필요한데 굉장히 걱정입니다.

북경 올림픽 때 올림픽 응원 열차를 보내자 하는 아이디어를 갖고 중국으로 갔죠. 그전에 모든 정보를 사전에 청와대나 관계 부처와 공유를 했습니다. 다른 일에서도 인사를 제외하고는 안팎으로 모두 공개를 했죠. 그에 반해 정부의 협력이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남북러 철도회담이나 중국 장관과 회담할 때 그랬죠. 중국 가기 전에 외무부와 국정원에서 브리핑 자료를 갖고왔는데 인터넷에 나오는 국가 소개 정도였고 제가 가는 목적에 맞는 자료는 전혀 없어요. 남북러 철도회담 때도 지금의 국토건설부 실장이 같이 갔는데 협조는커녕 오히려 방해하는 거 아닌가 걱정될 정도였습니다. 

부처 간에 실적 다툼이 있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합니다. 특히 통일부 같은 데가 일을 할 때에는 견제가 더욱 심한 것 같고 심지어 방해가 있지 않을까 걱정이 들 정도로 부처 간에 협력이 잘 안됩니다. 대외관계 그중에서도 특히 남북관계에서는 범정부 차원에서 모두가 협력해야 하는데 굉장히 걱정입니다. 

그래서 아무 정보 없이 중국에 도착했는데 중국당국이 북한을 크게 불신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여객열차가 계속 운행되고 있으니까 적어도 철도에서는 상당히 협력이 잘 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철도성 장관이 기자들도 있는 데서 아주 노골적으로 북한에 대한 불신을 표명하는 것 아닙니까? 대한민국이 북한과 합의해 오면 자기들은 협력하겠다, 북경올림픽을 위한 것이니까 얼마나 고마운 일이냐,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굉장히 나쁜 기억을 갖고 있다, 하는 내용이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북한 수혜 때 화물열차를 동원해 원조물자를 보냈는데 기관사만 돌아오고 기차는 돌아오지 않았다는 것이었지요. 6개월 후에 조사단을 보냈더니 기차가 형체는 남아있는데 바퀴와 유리창, 기계류는 모두 빠지고 도저히 끌고 올 수 없을 정도로 만신창이가 돼 있더라, 그래서 굉장히 항의를 했는데 사과는 받았지만 몇 년 후에 또 같은 일이 있었다. 중앙당에서 또 원조물자를 보내라고 하길래 처음에는 거부를 했지만 절대로 그런 일이 없을 것이라는 약속을 받고 보냈다. 하지만 똑같은 일이 일어났다. 어디 항의를 할 데도 없다. 대한민국이 제발 북한 당국이나 북한 철도 당국하고 합의를 해서 갖고 온다면 자기들이 할 역할은 다 하겠다. 이런 내용이었지요.

제가 뭐라고 할 말이 없었어요. 적어도 외교부나 국정원에서 그 정도는 파악을 하고 우리한테 전달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던 것이지요. 결국 우리가 북한당국과 노력을 하겠지만 중국당국도 각별한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 달라는 부탁만 하고 그냥 돌아왔습니다. 외교부나 국정원에서 북중 관계를 제대로 파악을 못하고 있는 건지 아니면 관심도 없는 건지 그걸 잘 모르겠어요.

그래서 북한에 제안은 됐나요?

저 나름대로는 노크를 한다고 했지만 우리가 공식적인 채널이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그게 정확하게 전달됐는지 어떤지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 나름대로 여러 루트를 통해서, 러시아를 통해서도 여러 가지 노력을 했죠.

▶2007년 10월 1일 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방북하기 직전 “남북이 공동으로 투자해 철도협력사업을 하는 ‘합영회사’를 설립해 낡은 화차와 객차를 함께 수리해 경협 물자 수송 등에 투입하는 사업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씀하신 적이 있습니다. 배경을 설명해 주세요.

2007년경 철도공사가 북한에다가 화물차 조립 생산 발주를 하고 있었습니다. 큰 금액은 아니었지요. 그런데 점검을 하러 평양을 거쳐 원산에 있는 화차‧객차 제조창을 갔는데 안타깝게도 굉장히 낙후된 설비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꾸준하게 북한에서 조립, 생산된 화물차를 구입해 주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재미있는 일이 발생합니다. 기차를 조립할 부품들을 인천항으로 갖고 가 거기서 배로 환적을 해 남포항으로 보내는 겁니다. 그리고 그걸 다시 기차로 환적해 원산으로 보내 공장에서 화차를 완성을 하지요. 조립한 화차는 다시 화차에 실어 남포항까지 오고 남포에서 배에 실어 인천항으로 갖고 와 기차에 옮겨 싣습니다. 기차를 선로 위에 올려서 곧장 남쪽으로 못 보내고 다시 두 차례 환적을 시켜 보내는데 일종의 코미디지요. 웃지 못할, 기막힌 일입니다.

하여간 제가 원산 공장을 둘러본 뒤 북한에서 발주액을 증액을 해달라고 부탁을 하길래 이렇게 이야기를 했습니다. 우리 회사, 즉 철도공사 결정으로 열 배, 스무 배 더 증액을 해주겠다, 다만 부품도 철도로 보내고 완성된 차도 철도로 갖고 오도록만 하자. 그랬더니 아주 난감한 표정을 하면서 노력을 하겠지만 뭐라고 답변을 할 수가 없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냥 왔는데 이후 그쪽에서 답변이 없었고, 결과적으로도 제 요청 때문에 그 사업이 어려워졌지 않은가 하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남북 철도 연결이 늦어지는 중요한 이유 중에 하나는 북한의 체제 위협 때문입니다. 그래서 경의선보다는 평양에서 먼 동해선을 활용하는 게 유용합니다.

▶배로 선적하는 과정 없이 곧장 철도로만 운송하는 게 왜 어려운 일인가요?

아까 제가 남북러 철도회담 과정에서 김용삼 철도상이 중앙당 최고위층의 지시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었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만 북한은 공직자들이 자기들의 의사를 마음대로 고위층에다 전달하고 답변을 즉각 받는 체제가 아닌 것 같아요. 

제가 생각할 때는 남북 철도 연결이 늦어지는 중요한 이유 중에 하나가 체제 위협 때문 아닌가 합니다. 북한 체제의 안위에 대한 위협, 그로 인한 최고 존엄에 대한 모독, 그에 대한 두려움이 아닐까 하고 짐작을 합니다. 

동해북부선 강릉~제진 사업 노선도.(그림-국가철도공단)
동해북부선 강릉~제진 사업 노선도.(그림-국가철도공단)

남북 철도 연결에서 경의선의 경우 연결은 다 돼 있습니다. 또 개성공단까지는 현대화되어 있는데 개성공단부터 평양까지, 그리고 평양부터 신의주까지는 현대화가 안 돼 있고요. 하지만 중앙선이나 동해선은 연결이 안 돼 있습니다. 동해선의 경우 제진부터 강릉까지 연결이 안 돼 있어요. 제진역은 휴전선 남쪽에 있는 역으로 (북에서 볼 때) 마지막 역입니다. 지금 제진-강릉 구간을 연결하려고 하고 있는데 그걸 연결해야 화물이나 여객이 동해선을 통해서 북한으로 갈 수가 있습니다. 중앙선도 마찬가지입니다. 현재로서 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은 경의선밖에 없는데 유감스럽게도 말씀드렸다시피 북한은 철도를 안보상 아주 중요한 수단으로 생각하고 체제에 대한 위협을 가할 수 있는 통로로 보고 있기 때문에 경의선을 통해서 가는 건 굉장히 두려워할 겁니다. 

이와 달리 동해선은 평양에서 떨어져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체제에 대한 위협을 덜 느끼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제가 이사장으로 있는 '희망래일'을 통해서 동해선을 빨리 연결시키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 왔던 겁니다. 앞으로도 여객과 화물을 북한에 보낼 수 있는 가장 빠른 길은 동해선이라고 저는 확신을 합니다. 경의선을 이용하더라도 북한이 체제 위협으로 느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북한을 안심시키기 위해서는 동해선이 훨씬 유용하다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합영회사 제안은 북한의 화차 조립생산을 안정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것이었나요? 2018년 10월 한국철도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취소 불가능한 철도운영 즉 CVIR(Complete, Verifiable and Irreversible railway) 일환으로 남북철도공동운영공사 설립을 제안하신 일이 있는데 같은 내용입니까?

둘은 조금 다릅니다. 2007년에는 합영회사를 만들어 화차나 객차뿐 아니라 레일이나 체결구 같은 철도 관련 제품을 만들고, 생산된 제품은 개성공단 부근 철도 인입선이 가능한 지점에다가 갖다 놓자 하는 생각이었지요. 시멘트는 북한에서 충분히 조달이 가능하니까 북에서 조달하기 어려운 부분만 공동 합의문에 써서 만들면 되지 않겠나 생각을 했습니다.

미국이 비핵화에서 CVIR을 요구하듯이 남북 간 '절대로 중단되지 않은 화물 운송'으로서의 CVIR을 위해 남북철도공동운영공사의 설립이 필요합니다. 

2018년은 CVIR과 관련된 겁니다. 철도 수송에는 여객과 화물이 있습니다. 여객은 국경을 넘어갈 때 국가 간 합의만 하면 되는데 화물은 제약이 좀 더 많습니다. 그래서 합영회사를 만들어 화물 운송에 적용할 경우 CVIR을 담보할 수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남한과 북한뿐 아니라 러시아와 중국, 필요하다면 중앙아시아 여러 나라들이 지분을 갖고 참여하는 합영회사를 만들 경우 ‘절대로 중단되지 않은 화물 운송’이 가능할 것이라는 판단이었지요. 남과 북만 할 경우 중단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세계의 여러 당사국들이 전부 포함되는, 그런 합영회사를 만든다면 절대로 다시 옛날로 돌아가지 않는다.

▶미국에서 비핵화에서 CVIR을 요구하듯이 남북관계의 평화협력에서도 CVIR이 필요하다는 말씀이시네요. 지금 문재인 정부 임기가 얼마 안 남았는데 무엇을 할 수 있다고 보세요?

북한 당국자 입장에서 역지사지로 생각해볼 때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정부와 어떤 중요한 진전, 또는 합의를 만들어내기 참 어렵습니다. 더군다나 선거 국면에서 ‘선제타격’이란 말이 화제가 될 정도인 만큼 북한 당국이 우리가 바라는 긍정적인 입장을 내놓기는 아마 불가능하겠죠. 얼마 남지 않은 임기라도 문재인 정부에게 대한 기대가 있을 수 있겠지만 안타깝게도 계속적인 평화 공세 이상은 아마 어렵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선제타격 주장,  결혼하려고 맞선을 보는 사람이 상대방에게, 당신이 이혼할 눈치를 보이면 내가 먼저 이혼 소송을 하겠다 말하는 것과 마찬가지

한 후보가 선제타격과 전술핵 재배치를 주장했는데 미국으로부터 엄청난 냉소를 받았습니다. 일반 국민들도 아실지 모르겠는데 미국 언론에 “우리(미국)의 대북 정책을 저렇게 이해하지 못하는 후보가 다 있단 말이냐” 하는 식으로 보도가 됐습니다. 미국도 그렇게 냉소를 하는데 북한 당국은 얼마나 긴장을 하고 있겠습니까?

결혼하려고 맞선을 보는 사람이 상대방에게, 당신이 이혼할 눈치를 보이면 내가 먼저 이혼 소송을 하겠다 하는 그런 어처구니없는 이야기예요. 외교관계, 특히 한 국가를 대표하는 입장에서는 그런 속마음을 갖고 있다고 쳐도, 속마음이라도 그런 걸 가져서는 안 되지만, 설사 갖고 있다 하더라도 대로 꺼내서는 안 되는 게에요. 

일본 같이 우리나라에서 또다시 전쟁이 일어나길 바라고, 그걸 통해 자기들이 이익을 얻겠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그런 이야기는 절대로 해서는 안 되고 그런 생각조차 해서는 안 되는 겁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대외관계가 전부 그렇지만 특히 남북관계에서는 첫째도 평화, 둘째도 평화, 셋째도 평화입니다. 평화 외에는 일체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베트남 작가 바오닌이 그랬죠. 가장 나쁜 평화라도 가장 좋은 전쟁보다 낫다고. 정말 전쟁은 다시는 생각해서도 안 됩니다. 우리 민족에 참화를 불러오는 오는 겁니다.

▶현재 희망래일 이사장을 맡고 계십니다. 시민사회가 남북교류협력에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민간에서는 정부가 많은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겠지만 정부 입장에서는 민간에게 기대를 합니다. 정부 또는 정부의 각 부처가 하기 어려운 부분도 많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구체적인 사업을 구상이나 예산 배정 받은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데는 언론이나 민간 부문의 박수와 견인이 없으면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민간 부문에서는 그런 걸 자율적으로 할 수가 있지요. 

아까 말씀 올렸다시피 선제타격이나 뭐 핵무장 주장에 대해 박수를 칠 것이 아니라 평화협력에 대한 국민들의 여론을 정부에 전달하는 게 필요합니다. 민간이 정부에 앞서 선도적 역할을 할 수가 있습니다. 정부가 예산을 배정하고 집행하더라도 실제 동력은 민간에서 나올 수 있습니다. 

▶차기 정부가 남북 교류 협력을 위해 또는 평화 남북 평화를 위해 딱 한 가지를 한다면 뭘 해야 한다고 생각하세요.

저는 특정 사업을 꼽기보다 일을 저지르는 것을 주문하고 싶습니다. 지나친 두려움 없이 일을 해주시길 바랍니다. 앞장서는 사람들과 시민단체도 있을 겁니다.

가끔 통일부 같은 정부 부처에서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섰으면 하는데 그걸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마 여론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입장이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하지만 미국이나 유엔과의 관계에서도 한편으로는 협력관계를 유지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일을 저지르는 게 오히려 그들의 입장을 더 도와줄 수도 있습니다. 

거꾸로 말씀드리면 아까 언급한 선제타격이나 핵무장 주장이 절대로 미국 정부의 입장을 옹호하는 게 아니라는 이야깁니다. 그건 어떤 의미에서는 미국의 정책과 전혀 반대되는 행보이고 미국의 입장을 더 난처하게 만드는 일입니다. 

일을 저지름으로써 미국이 한반도의 평화와 진전을 바라보고 있다는 걸 과시할 기회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미국이 남북관계의 긴장을 고조해서 전쟁을 일으키려고 하는 나라가 아니라는 걸 보여줄 수 있는데, 그런 일을 우리가 왜 앞장서서 하면 안 되겠습니까? 그것이야말로 미국과의 우호 협력을 더욱 강화하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 질문입니다. 2021년 11월 나희승 코레일 신임 사장이 취임했습니다. 당부하고 싶은 얘기가 있습니까? 

나희승 사장은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원장 출신으로 남북 철도 연결에 대해서는 우리나라에서 더 이상 찾기 어려울 정도의 최고의 인물입니다. 남북 철도, 대륙 철도 연결에서 최고의 전문가이자 아주 선량한 학자이지요. 다만 너무 좋은 분이기 때문에 별도로 당부드린다면, 비록 욕을 먹더라도 내부적으로나 대정부 관계에서 좀 더 강경해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때로는 냉정하면서도 과감한 인사가 필요하고 정부와도 싸워야 할 일들이 있을 겁니다. 앞으로 과감한 행보를 당부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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