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4-04-25 21:19 (목)
이철 전 코레일 사장 "남한은 섬보다 못한 처지, 남북철도로 돌파 가능"
이철 전 코레일 사장 "남한은 섬보다 못한 처지, 남북철도로 돌파 가능"
  • 임미리 편집위원
  • 승인 2022.02.03 10:46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철 전 코레일 사장 인터뷰 ①】
철도 연결은 유라시아 시장에의 통합을 의미, 막대한 안보적.경제적 이익
남-북-러 이해 일치, 중국은 경쟁관계, 일본은 노골적 반대
이철 전 코레일 사장은 1974년 민청학련 사건으로 사형 선고를 받았으며 1980년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으로 다시 투옥되었다. 1985년 제1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신한민주당 후보로 서울 성북구 선거구에 출마해 민주정의당 김정례 후보와 동반 당선되었다. 당시 선거 구호는 돌아온 사형수였다. 13대와 14대 총선에서 각각 무소속과 민주당으로 출마해 당선됐고 14대에 통합민주당 원내총무를 지냈다. 노무현 정부 시절에는 한국철도공사 사장으로 임명돼 남-북-러 철도연결사업을 추진했다. 이에 본지는 남북경협의 핵심이자 기반사업으로서 남-북-러 철도연결사업이 갖는 의미와 그간의 경과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이철 전 사장과의 인터뷰를 2회에 걸쳐 소개한다.

▶남북관계사에서 정치가 아닌 경제협력(경협) 차원에서 남북관계를 다룬 최고위 정치인으로 판단하는데 어떤가요?

그럴까요? 사실은 통일부가 정책적인 차원으로 포괄적으로 주관을 했어야 하는데 그러질 못했죠. 대북관계에는 걸림돌이 굉장히 많습니다. 우리가 북한과 협의를 해서 기차 하나를 운행하려고 해도 유엔사, 사실은 미국이지요, 거기와 합의가 안 되면 휴전선을 넘지 못합니다.

제가 여러 차례 남북 철도를 점검하기 위해서 비무장지대를 왔다갔다 했는데 그럴 때마다, 그 통문이라고 하죠, 그 통문을 열어주는 것은 바로 유엔사, 즉 외국 헌병들이에요. 통일부를 포함해 우리 정부가 남북관계를 다루는 데 대해 일반 국민들은 불만이 많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많은 걸림돌이 있고 어려운 처지라는 것을 이해해 주셨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2005년 6월 철도공사 사장에 취임하셨는데 원내총무까지 지낸 고위 정치인으로서는 처음 있는 일입니다. 어떤 이유로 가게 되셨는지요.

사실은 제가 철도공사에 가는 걸 굉장히 싫어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하고도 굉장히 친했는데 막 항의를 했죠.(1990년 3당합당 이후 당시 노무현 국회의원과 함께 꼬마민주당을 창당했고 2002년 대선 때에는 부산에 초록 깃발을 세우는 데 공을 세웠다) 그런데 아주 간곡하게 이야기를 하길래 뭐 다른 뜻이 있는 모양이다 하고 갔습니다. 

노 대통령은 어떤 면에서는 2년 반 동안 사장을 했던 저보다도 철도의 큰 흐름에 대해 더 많이 이해할 정도로 철도에 관심이 많았어요. 

노무현 대통령은 취임 직후 철도 문제를 타결시키려고 여러 차례 직접 노력을 했습니다. 그런데 노조가 합의를 뒤엎고 파업에 돌입해 버렸어요. 그때 거기서 받은 노무현 대통령의 심적 타격이 굉장히 컸던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배신감이랄까 이런 게 굉장히 컸던 것 같아요.(노 전 대통령 취임 후 두 달 만인 2003년 4월 철도노조는 당시 철도청의 공사화를 전제로 ▶철도 민영화 철회 ▶인력 충원 ▶해고자 복직 등에 합의했다. 하지만 노조는 합의를 뒤엎고 6월 28일 철도공사법 입법 저지 파업에 들어갔다. 노무현 정부는 출범 이후 최초로 파업 현장에 공권력을 투입했다.) 그래서 저한테 철도공사로 가서 남은 문제를 해결해 달라 하는 부탁이었다는 걸 나중에 알게 됐습니다. 

그밖에 또 제가 철도공사에 가는 걸 그렇게 싫어했던 이유가 있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많이 오해하고 있던 부분이고 지금도 같은 오해가 남아 있다고 생각합니다. 

철도, 또는 철도원들은 무능하고 부패한 집단이다 하는 오해지요. 정부기관, 국회, 그리고 언론을 통해서 지속적으로 철도와 철도원들에게 불리한 정보가 국민들에게 제공돼왔던 게 현실입니다. 어떤 한 개인이나 단체가 의도했다기보다 학력 위주 사회, 학벌 위주 사회가 만들어낸 것이지요. 

학력이 높고 학벌이 좋은 사람들은 거의 대부분 입법, 사법, 행정, 언론, 그리고 검찰 경찰 같은 권력기구에 포진돼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가보니까 철도는 간부들의 85%가 고졸이에요. 일반인들은 언뜻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저도 잘 이해를 못할 정도였으니까요. 철도고등학교 출신이 많아요. 머리는 좋은데 가정 형편이 못돼서 대학 진학을 포기한 학생들에게 학비에 생활비까지 지원하는 학교지요. 요즘으로 치면 육사나 삼사 같은 곳이지요. 

근데 그 사람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철도에 취직해보니까 이 사회의 주요 부분은 모두가 모조리 대졸인 겁니다. 잘못되고 억울한 걸 호소하고 싶어도 통로가 전혀 없는 겁니다. 언론에 보도가 잘못돼도 뭐가 잘못 됐다고 전화해서 호소할 지인들이 전혀 없는 거예요. 그래서 소외감도 굉장히 강했습니다. 제가 간 지 한두 달 후에 그런 정황을 이해하게 됐지요. 그래서 한편으로는 철도 직원들과 손을 잡고 정부와 여론, 그리고 국민들의 편견에 맞서기도 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제가 중간에 여러 오해도 받고 갈등도 겪었지만 철도 직원들과 한 몸이 되어 싸웠다는 데서 지금도 동지애 같은 걸 느끼고 있습니다.

▶철도동호인들이 투에프이(2Fe)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역대 코레일 사장 중 유독 애칭을 갖고 있는 셈인데 무엇을 가장 잘 하신 것 같습니까.

제가 철도공사 사장으로 내정됐을 때 언론에서 전문성이 전혀 없는 사람을 낙하산으로 보내려보냈다는 기사가 났기에 제가 나중에 기자들한테 이야기를 했어요. 난맥같이 얽혀있는 철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투 현장에 특별 투입되는 공수부대라고 생각을 하라. 당시 정부가 6조 5천억 원이나 되는 빚을 갖다 안겼습니다.

철도공사는 그때까지 간부와 직원들이 경영이라고 하는 걸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요. 그래서 경영과 서비스 마인드를 갖는 게 시급했습니다. 구조도 바꾸고 직원들과 정말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관계사에서 돈을 걷어서 사장한테 상납을 하고 사장은 그걸 국회와 청와대, 언론에다 봉투를 뿌리는 관행이 있었는데 완전히 근절했습니다. 그 때문에 관계사에서 많이 고마워했다는 걸 나중에 들은 일이 있습니다.

▶취임하고 4개월 뒤인 10월 서울에서 열린 제14차 시베리아횡단철도운영협의회 총회에 참석한 러시아철도공사 야쿠닌 사장이 의원님께 철도사업을 주문했다고 인터뷰하신 일이 있습니다. 2000.7. 남북장관급회담에서 철도연결 합의가 있은 이래 고위급에서 남-북-러 철도연결에 관해 나온 첫 언급으로 보입니다. 철도공사 사장 취임 전후 청와대의 당부나 교감이 있었는지요?

그건 건 전혀 없었습니다. 다만 남북 간의 평화협력, 그리고 먼 장래에서의 통일은 우리 모두가 느끼는 당연히 가야 되는 길, 누구에게 특별한 지침을 받지 않더라도 당연히 해야 할 일로 공유하고 있었죠. 디제이 정부에서 노무현 정부, 그리고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흐름은 남북관계는 첫째도 평화, 둘째도 평화, 셋째도 평화, 평화협력이야말로 우리가 가야 할 길이고 그것만이 살 길이라고 생각을 하는 거죠.

▶철도연결 사업의 중요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혈세 낭비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왜 남북철도 협력 사업이 중요한지 국민들이 납득하기 쉽게 설명을 요청 드립니다.

실제 남북 철도가 운행되고 대륙 철도하고 연결되면 우리한테는 어마어마한 경제적 그리고 안보적 이익이 생기게 되죠. 교통이 곧 교류고 바로 협력의 상징 아닙니까? 개성공단이 그렇듯이 철도가 연결된다면 우선 철도망을 통해서 우리가 활용할 수 있는 게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우리는 지금 섬보다 못합니다. 섬이라면 배를 타고라도 갈 수 있는데 비행기로는 북한 영공을 가로질러 갈 수가 없습니다. 

우리는 지금 섬보다 못합니다. 만약 시베리아 철도를 타자고 할 경우 섬이라면 배를 타고라도 갈 수 있는데 비행기로는 북한 영공을 가로질러 갈 수가 없습니다. 또 장춘이나 하얼빈 가는 비행기를 타려고 하면 동해안으로 쭉 나가서 다시 하얼빈 쪽으로 들어가든지 서해안으로 나와서 가든지 해야 합니다. 남북 관계가 한참 좋을 때 평양 부근 상공을 지나서 갔던 기억이 한두 번 있지만 그건 극히 예외적이고 특별한 경우입니다. 

그래서 섬나라보다 못한 이 상황을 넘어서서 대륙으로 연결이 된다는 사실은 우리한테 어마어마한 이익을 가져다주는 일입니다. 우선 안보적으로는 대륙의 모든 국가하고 교류하고 하나가 될 수 있다는 것은 긴장관계에서 벗어나 협력관계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비로소 유라시아 국가의 하나로 자리매김한다는 거죠. 분단은 남한을 지리적으로 섬보다 못한 환경으로 만들었습니다. 

유라시아 철도의 주요 노선. TKR과 TSR을 연장할 경우 강릉에서 모스크바에 이르는 거리(강릉 - 블라디보스토크 - 하바롭스크 - 이르쿠츠크 - 예카테린부르크 -모스크바)는 총 9,208킬로미터가 된다.
유라시아 철도의 주요 노선. 남북종단철도(TKR)과 시베리아철도(TSR)를 연결할 경우 강릉에서 모스크바에 이르는 거리(강릉 - 블라디보스토크 - 하바롭스크 - 이르쿠츠크 - 예카테린부르크 -모스크바)는 총 9,208킬로미터가 된다.

경제적으로는 우리나라 상품의 경쟁력이 훨씬 상승합니다. 우리 상품을 유럽으로 수출할 때 배에 실어 블라디보스톡까지 가고 거기서 환적을 해 시베리아 철도를 이용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경우 철도로 바로 실어보내면 운임도 싸고 시간도 훨씬 덜 걸립니다. 부식이나 침몰의 위험도 전혀 없고, GPS를 통해 실시간 조회도 가능합니다. 

수입도 마찬가지입니다. 중앙아시아와 시베리아의 가스와 석유, 천연자원들의 활용이 가능해집니다. 예를 들어 우리가 몽골이나 카자흐스탄에 굉장히 좋은 우라늄 광산을 개발했다 해도 그걸 비행기로 실어 나를 수는 없습니다. 어마어마한 비용이 들기 때문이지요. 러시아의 목재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철도가 있다면 가능해집니다. 유라시아 대륙의 천연자원을 우리가 활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죠. 

남북러 철도 연결은 유라시아라는 하나의 시장에 통합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우리가 얻는 경제적 이익은 막대하죠. 수치로 따질 수가 없는 정도입니다.

남북러 철도 연결은 유라시아라는 하나의 시장에 통합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우리가 얻는 경제적 이익은 막대하죠. 수치로 따질 수가 없는 정도입니다. 더군다나 북한을 통해서 가기 때문에 남북간 경제협력, 평화협력은 저절로 가능해지는 것이지요. 휴전선과 비무장지대에 개성공단을 몇 개씩 갖다 놓는 정도의 경제적 협력 관계가 계속 발생을 하고 앞으로 더 진전되는 걸 의미하는 겁니다. 

▶2006년 3월 이르쿠츠크 남북러회담이 당초 MOU 체결이 목적이었다고 알려졌는데 거기에까지 이르지는 못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회담까지의 과정과 성과를 말씀해주세요. 

야쿠닌 사장은 일반인들은 잘 모르실 수도 있습니다만 러시아에서는 굉장히 중요한 정치인이었어요. 2008년에 러시아에 대통령 선거가 있었죠. 그때 푸틴의 유력한 후계자로 우리나라 언론에도 아마 여러 차례 보도가 됐을 겁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까 유력한 후계자는 아니었고 중간관리자 격이었지만 후계자로 알려질 만큼 중요한 정치인이었지요. 푸틴하고도 특별한 관계에 있었고. 그만큼 러시아에서는 특별한 위치에 있던 사람이었습니다. 

시베리아횡단철도운영협의회 총회 참석하면서 첫 번째 만남을 가졌는데 그때부터 상당히 친밀감을 느꼈습니다. 그때 야쿠닌 사장은 아마 저희들이 가졌던 생각과 마찬가지로, 연해주 개발, 그리고 남북러 철도 연결은 러시아 입장에서 말할 필요도 없는, 어떤 특별한 지시를 받지 않아도 당연히 자기들이 추구해야 될 어떤 가치라고 생각을 하는 것 같았습니다. 거기에 더해 푸틴으로부터도 어떤 특별한 부탁이나 지시를 받았다 하는 느낌을 야쿠닌이 재직하는 동안 전 쭉 가지고 있었습니다.

러시아로 봐서는 남북러 철도 연결, 특히 동해선 연결이 굉장히 중요한 이유가 연해주에 대해 위기감 같은 걸 갖고 있기 때문이지요. 연해주가 러시아 영토로 편입된 게 그렇게 오래된 일이 아닌데 중국 사람들이 자꾸 연해주로 많이 들어오니까 다시 중국으로 넘어가는 것 아니냐 하는 위기감이 드는 거지요. 요즘에도 자꾸 한국에 손짓을 하고 한국 사람들을 그쪽 개발사업에 참여시킨다든지 하는 이유가 바로 그런 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거기에 더해서 연해주를 통해서 남북러 철도가 연결된다면 시베리아 철도가 활성화 되는 건 물론이고 송유관이나 가스관이 연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경제적 이익이 매우 큰 데에다 안보상 이익도 얻을 수 있다고 생각을 하는 것 같습니다. 뿐만 아니라 부동항 확보라는 목적도 동시에 달성될 수 있다는 걸 생각한다면 러시아로서는 명령이 있고 없고 간에 특별한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그런 사업이죠. 그래서 제가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우리가 특별한 어떤 지침이 없더라도 당연히 남북의 평화협력에 매진을 할 수 있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야쿠닌도 같은 입장이었다는 것이지요.

다만 남북러 철도회담을 최고의 소기의 목표를 다 달성하지 못하고 의장 성명 정도로 끝낼 수밖에 없었는데 이유는 북한 때문이었습니다. 당시 김용삼 철도상이 MOU 서명에 대한 북한 최고위층의 지침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그게 굉장히 늦어졌고 결과적으로 오케이 사인이 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의장 성명으로 대체를 하고 말았는데 그게 김용삼 철도상의 부족함 때문이었는지 아니면 북한 최고위층의 미온적 자세 때문인지 그건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북한 고위층이 어떤 기대를 했던 것 같습니다. 

이전까지는 남북러 철도 운영자 회담에 김용삼 철도상이나 야쿠닌 사장과 같은 거물이 참석했던 적이 한 번도 없었습니다. 그만큼 비중이 높은 회담이었는데도 불구하고 김용삼 철도상이 북한으로부터 긍정적 사인을 받지 못했던 것은 아마도 북한 측에서 우리한테 좀 더 많은 철도 투자를 기대했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나중에 했습니다. 김용삼 철도상이 그런 요구를 직접 한 적은 없습니다만.

그때 북러 간에 북한 철도 현대화 프로젝트에 대한 합의가 있었거든요. 그래서 이후 약간의 현대화 사업이 추진됐던 것 같은데 그런 것들을 본다면 김영삼 철도상이 북한 최고위층의 내심을 읽지 못했고 그래서 또 우리 남측에 그것을 전달하지 못했던 거 아니냐 하는 생각을 합니다.

▶2006년 남북러 회담에서 MOU 체결이 안 됐던 것은 북한에서 서명을 안 했기 때문이고, 서명을 안 한 것은 북한 당국 또는 수뇌부의 이해나 요구를 김용삼 철도상이 제대로 전달을 못했기 때문이라는 건가요?

이해를 못 했거나 전달을 못 한 것이겠죠. 요구 사항은 없었어요. 계속 기다리다가 결국은 서명을 하지 못했고 우리는 한-러 간에 나진-하산 프로젝트에 대한 건 계속 추진을 하자 해서 일정한 합의를 하고 끝냈죠. (코레일과 러시아철도공사 간에 나진-하산 프로젝트 양해각서는 2007년 6월 18일 체결됐다.)

3국 간에는 MOU는 아니었지만 의장 성명으로 대체를 했고 나름의 성과는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회담이 있었다는 자체가 굉장히 큰 진전이었지요. 그렇게 우리가 같이 뭘 해나가자 하는 의사를 대외적으로 표명을 했다는 것.

▶그 이후에 어떤 일들이 있었나요.

러시아하고는 계속 우리가 접촉을 했고 러시아도 주재관을 한국에 파견을 했지요. 2008년도 4월이었던가 북러 간에 북한 철도 현대화 프로젝트를 서명하고 진행을 했죠. 제가 그만둔 직후죠. 특히 나진-하산 지역에 철도 보강 사업이 있었고 그 전부터 사실은 북러 간에는 철도 관계의 협력이 상당히 있어요. 우리는 하지 못했던 일인데, 러시아가 북한 철도를 점검을 쭉 했습니다. 검측 차를 보내서 전국 철도 현황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측량한 데이트를 보관하고 있습니다. 

나중에 제가 야쿠닌 사장한테 그걸 우리와 공유를 하자고 했습니다. 나쁜 의도는 전혀 아니었습니다. 어차피 같이 활용을 해야 하고, 현대화 사업에도 같이 참여를 해야 될 테니까 우리가 따로 검측을 할 필요가 없지 않느냐. 데이터를 공유하면 좋겠다는 얘기를 개인적으로 아무도 없을 때 한 적이 있어요. 왜냐하면 북한에서 알면 되면 러시아 입장이 굉장히 어려워지게 되기 때문입니다. 북한에서 철도는 중요한 국방 기밀 중에 하나입니다. 우리는 탱크를 전방으로 보낼 때 아직도 철도를 활용하기도 합니다만 필요하다면 다른 길이 여러 가지가 열려 있거든요. 도로로 직접 가도 되고 화물차로 보낼 수도 있고. 하지만 북한은 철도 이외에 다른 방법이 전혀 없습니다. 모든 군수 물자가 똑같습니다. 철도가 국방에 굉장히 중요한 수단이지요. 그런데 그걸 러시아한테 검측을 하도록 했다는 것도 특별한데 합의 없이 우리하고 공유를 했다 하는 것은 북한으로서는 굉장히 화를 낼만한 일이죠. 

그런 걸 짐작하면서도 남북 협력을 위해서 필요하지 않을까 하고 부탁을 했더니 아니나 다를까 야쿠닌 사장이 모든 걸 다 해드려도 그것만은 안 된다, 제발 좀 도와 달라 하는 식으로 간곡하게 이야기를 하는 걸 보고서는 포기했죠. 그런데 제가 그만두고 한참 지나 우리도 북한 철도를 계측해 그 데이터를 지금은 보관을 하고 있습니다. 경의선 개량할 때도 그랬고, 동해북부선이 지금 강릉-제진까지 연결돼 있는데 북측 구간도 계측을 다 했습니다.

아주 늦었지만 하나하나 진전되고 있는데 문제는 북한이 워낙 철도에 체제 안위를 직결시키고 있다 보니 자꾸 오해가 쌓이는 데에다 예상치 못한 장애물들이 발생을 하고 있다는 겁니다. 더욱이 유엔사(유엔군사령부), 이름만 유엔사고 유엔하고는 관계없는 그 유엔사와 미국의 제재, 그리고 일본의 방해입니다. 일본은 남북 간에 평화가 증진되는 걸 바라기는 커녕 남북 간에 전쟁이 터지길 바라고 있습니다. 그리고 미국을 통해 계속해 그걸 조장을 하고 있고요. 

일본은 남북관계가 진전되는 걸 방해를 하고 있습니다.

남북철도연결에 대해 일본은 국력을 걸고 방해를 하고 있죠.

▶일본이 철도 연결 사업에도 영향을 준 일이 있나요.

직접적으로 영향을 줬다는 건 확인된 건 없습니다마는 그런 걸 포함한 모든 곳에서 남북관계가 진전되는 걸 방해를 하고 있습니다. 트럼프의 안보보좌관 볼턴 회고록에 다 나와 있죠. 일본이 남북평화의 진전에 방해를 한 건 이루 헤아릴 수가 없습니다. 그런 것들이 다 철도에도 영향을 주게 되는 것이지요. 남북 철도 연결과 운행은 결국 남북 관계의 진전에 달려 있습니다. 그리고 유엔의 제재와 미국 태도하고 직결돼 있죠.

▶철도 연결에 대한 북한의 입장은 이중적이라고 보면 되는 건가요? 한편으로는 바라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안보나 체제 위험 때문에 기피하는?

굳이 표현하자면 이중적이라고 할 수도 있겠죠. 중요한 것은 북한이 철도 현대화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는 겁니다. 김일성 회고록에도 뚜렷하게 나와 있습니다. 남북 철도를 연결하고 그걸 활용해야 한다, 그렇다면 1억 5천만 불이 나온다, 이렇게 돼 있는 걸로 기억하는데 연간인지 총액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중국은 어떤 입장인가요?

중국은 단순하게 말씀드린다면 경쟁적 관계라고 말씀드릴 수가 있습니다. 그렇다고 노골적으로 경쟁심을 드러내는 건 아니지만 한국이 유럽 대륙과 철도를 통해서 교역을 한다면 중국철도를 활용을 해 주기를 바랍니다. 그러나 시베리아철도의 경우 거리는 더 멀지만 환적이나 세관 통관이 적어 더 유리합니다. 러시아도 더 안전하고 많은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며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고요. 우리는 다 활용하는 게 좋다고 생각을 하지만 중국의 입장에서는 러시아보다 자신들하고 더 협력하기를 내심 바라면서도 적극적으로 나서지는 않고 있습니다.

▶철도 연결에서만큼은 남북러의 이해가 일치하고 중국은 경쟁적 관계, 그리고 일본은 방해하는 입장이군요.

일본은 그냥 방해 정도가 아닙니다. 국력을 걸고 방해를 하고 있죠.

▶재임시 개성 가는 철도가 운행됐지요?

그건 지금도 몇 시간만 들이면 활용이 가능합니다. 김대중 대통령이 김정일 위원장과 합의를 하면서 추진됐지요. 역사부터 새로운 철로를 까는 것까지 북측 구간의 현대화 작업을 했고 제가 사장으로 있을 때 처음으로 개통을 했습니다. 그 이후에 한 일 년 동안 운행을 하다가 중단이 됐죠.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중구 동호로24길 27-17 (우리함께빌딩) 3층
  • 대표전화 : 070-7571-5633
  • 팩스 : 02-6455-5615 l email:snkorea615@gmail.com ㅣ후원계좌: 농협은행 312-2234-5633-61 백찬홍

  • 법인명 : 남북경협뉴스
  • 제호 : 남북경협뉴스
  • 등록번호 : 서울 아54067
  • 등록일 : 2018-07-26
  • 발행일 : 2019-01-20
  • 발행인 : 백찬홍
  • 편집인 : 백찬홍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백찬홍
  • 남북경협뉴스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남북경협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snkorea615@gmail.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