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지급수단으로 실물 3종, 전자 3종, 모두 6종이 사용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주영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북한경제연구실 연구위원은 『BOK 경제연구』에 게재한 논문 ‘북한 소비자 지급수단 조사 및 분석’을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이 위원은 289명의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설문조사를 통해 북한 소비자의 지급수단 실태를 정량적으로 분석한 결과, 2015~2019년 현재 북한 주민들은 소비자 지급수단으로 실물지급수단으로 내화현금, 외화현금, 곡물과 전자지급수단으로 전화돈, 외화카드, 내화카드 등 총 6종을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위원에 따르면 2010년대 들어 내화현금과 곡물의 지급경험비율은 감소한 반면 외화현금과 전자지급수단의 지급경험비율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화는 2010년대 들어 가치저장수단뿐 아니라 교환매개수단으로까지 사용이 확산되는 단계에 이르렀다.
그러나 북한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지급수단은 여전히 내화현금으로 조사되었다. 지역별로는 내륙도시지역은 내화와 달러화를 혼용하고 북중접경지역은 내화와 위안화를 혼용하고 있는 반면 농촌지역에서는 내화와 곡물을 혼용하고 있어 외화통용현상이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2010년대 들어 북한 주민들은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도입된 전화돈, 외화카드, 내화카드 등 새로운 전자지급수단의 사용을 점차 확대하였다.
한편 2013~2019년중 물가가 안정세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외화사용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 위원에 따르면 이러한 현상을 외화통용 이력효과(dollarization hysteresis)로 해석해 볼 수 있으며 그 원인에 대해서는 구매력 리스크 이론과 네트워크 외부성 이론 모두 상당한 설명력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 위원은 끝으로 확대추세인 장마당에서 내화현금과 외화현금이 주요 지급수단이므로 금융개혁조치의 일환으로 도입된 내화카드의 경우 사용처를 적극적으로 확대하지 않는 한 공식금융을 정상화하는 역할을 수행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진단했다. 또한 외화통용현상이 심화되고 있어 북한의 탈달러화 정책이 재시행되는 경우 과거보다 더 많은 비용(물자부족 등)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