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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무장지대 생태계 보전...동서독 시절 ‘그뤼네스 반트’에서 길 찾아야
비무장지대 생태계 보전...동서독 시절 ‘그뤼네스 반트’에서 길 찾아야
  • 홍석근 기자
  • 승인 2024.01.04 13: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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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 DMZ 전경(사진-이상수)
중부 DMZ 전경(사진-전영재)

한반도 비무장지대 생태계를 전 세계 자연생태문화유산으로 가꾸기 위해서는 1989년 베를릴 장벽 해체 이후 동서독 접경지역의 ‘그뤼네스 반트’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전영재 한림대 미디어스쿨 겸임교수(춘천MBC 전 보도국장)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정전협정 70주년, 한반도 비무장지대 생태계 남북협력 방안’을 <KEI북한환경리뷰> 2023-2호에 기고했다.

2023년은 휴전 70주년 된는 해였다. 남과 북의 경계선인 비무장지대는 그 기간만큼이나 고요와 평온의 시간이었던 셈이다. 그리고 그 긴 시간 동안 DMZ에서는 세계에 내놓아도 손색 없을 자연생태문화유산이 만들어지고 있었다.

남과 북 철책을 사이에 두고 있는 산양(사진-전영재)

저자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동부전선인 고성부터 중부전선인 북한강 상류까지 DMZ에는 살아있는 자연의 화석인 산양이 1,000여 마리가량이 서식하고 있다.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와 중국에만 사는 고라니도 DMZ에서 무리를 이루며 살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고라니는 사향노루와 함께 가장 원시적인 고대형 사슴의 1종으로 꼽히며 지역에 따라 복노루, 약노루, 북한에서는 복작노루로 불린다. 

물에서 먹이를 먹고 있는 고라니(사진-전영재)

그밖에도 DMZ에는 수달이나 황쏘가리, 어름치, 삼지구엽초, 금강애기나리, 금강초롱 같이 오염되지 않은 자연에서만 서식하는 동식물을 쉽게 발견할 수 있어 보전 노력이 시급한 상황이다.

그간 DMZ의 자연과 생태계를 보전하려는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지난 2012년 북한과 지역주민의 제대로 된 동의 없이 무리하게 추진되면서 ‘DMZ 생물권보전지역(Korea DMZ Biosphere Reserve)’ 지정 결정이 유보(deferral)되었다. 

저자는 북한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예상된 당연한 결과라면서 우리보다 앞서 통일을 이룬 동서독에서 접경지역을 ‘그뤼네스 반트’로 만든 것에서 교훈을 얻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1989년 11월 9일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자 서독의 ‘자연보존연맹(Bund Naturschutz)’을 중심으로 약 1,400km에 이르는 동서독 접경지역의 자연환경보호를 위한 움직임이 시작되었다. 같은 해 12월 9일 자연보호연맹이 ‘그뤼네스 반트’, 이른바 ‘그린벨트’ 구상을 최초로 제창했고, 이는 국가사업으로 채택되었다. 

글에서는 남북한도 더 늦기 전에 통일된 동서독처럼 한반도 비무장지대에 대해 제대로 된 야생동식물 조사와 공동 협력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무장지대의 귀중한 생태계는 한국전쟁이 남긴 뜻밖의 유산이며 이 유산은 우리 민족을 넘어 전 세계 분쟁지역에 전하는 평화와 생태의 메시지라는 것이다.

한국전쟁의 대가, 한반도 비무장지대 생태계를 전 세계 자연생태문화유산으로 가꾸기 위해서는 각각 남방한계선과 북방한계선에서 바라봤던 비무장지대의 반쪽 생태계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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