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무단 철거한 한국 측 금강산 골프장 부지에서 옥수수를 말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소리’(VOA)는 ‘플래닛 랩스(Planet Labs)’의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이 밝혔다.
VOA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북한 금강산 관광지구의 골프장을 촬영한 ‘플래닛 랩스(Planet Labs)’의 위성사진 한 부분이 노란색으로 물들어 있다.
금강산 골프장은 한국의 리조트 기업 아난티가 현대아산으로부터 임대한 대지에 세운 시설이다. 북한은 지난해 골프장 내 숙박 단지를 무단 철거하면서 클럽하우스와 골프장 18개 코스는 남겨뒀다.
옥수수를 말리는 곳은 철거되지 않은 않은 클럽하우스 건물의 바로 앞 공터로 알려졌다.
옥수수를 펼쳐놓은 면적은 클럽하우스와 비슷한 가로 80m, 세로 20m이다.
VOA는 이곳에 처음으로 노란색 지대가 형성되기 시작한 건 지난 8월 중순이라고 전했다. 이후 최근까지 이 지대는 색의 짙음 정도와 면적이 지속적으로 변해왔지만 2달 가까운 기간 내내 노란색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VOA에 따르면 북한에선 10월을 전후해 평평한 길 위에 옥수수를 말리는 광경이 종종 포착되고 있다.
특히 동창리 위성발사장이나 영변핵시설의 5MW 원자로 등 민감한 군사 시설에서도 옥수수를 말리는 모습이 위성사진에 찍히는 등 평평한 콘크리트 바닥이 있는 곳이라면 북한 내 어디서도 곡식 건조가 이뤄지는 사실이 확인됐다.
VOA는 제임스마틴 비확산센터 슈멀러 선임연구원의 말을 인용해 이전에 촬영된 위성사진을 분석해 북한이 금강산 관광지구 일대를 옥수수 건조 장소로 활용한 건 올해가 처음이라고 전했다. 올해부터 금강산 관광지구가 최적의 곡식 건조 장소로 활용되기 시작했다는 의미이다.
이 일대에서 콘크리트 바닥이 이처럼 넓은 곳은 금강산 관광지구가 사실상 유일하다.
앞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19년 10월 금강산을 시찰한 뒤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지는 너절한 남측 시설을 싹 들어내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이후 약 2년 5개월 후인 지난해 3월부터 금강산 내 한국 자산인 해금강 호텔이 철거되고, 약 한 달 뒤인 4월엔 골프장 내 숙박 단지 8개 동이 모두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