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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No 라고 말할 수 ‘없는’ 일본
【오피니언】 No 라고 말할 수 ‘없는’ 일본
  • 이재영 편집국장
  • 승인 2019.07.10 16:5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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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문점 조미정상회담 후 7월 7일 나온 일본 요미우리 신문 보도가 한국 주식시장을 급락 장세로 빠뜨리는 데 기여했다.

“영변 핵시설의 완전 폐기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며 문 대통령이 미국이 양보해줄 것을 요구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신중할 필요가 있다'며 거절했다.”는 내용이 요미우리 보도의 핵심이다.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한 요미우리 신문 뉴스는 내용 자체로는 새롭지 않다.

 ‘영변 핵시설 폐기’와 미국의 ‘상응조치’는 지금 어떻게 결론이 날 지 아무도 모른다. 3차 북미회담 실무협상에서 북미가 서로 주고받아야 할 가장 뜨거운 핵심 내용들이다.

미국으로서는 영변핵시설이 ‘북한 핵능력의 80% 이상’으로 보고 있는 최대 관심사항이다.

그런데도 요미우리가 “문재인 대통령이 가볍게 말을 꺼냈다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 마디 들었다”는 뉘앙스로 전한 기사의 의도는 무엇일까. 두 정상의 대화 전문을 입수한 걸까?

이런 성격의 기사는 출처가 불명하지만 이슈의 민감성 때문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일단 발빠르게 써냈지만 '아니면 말고' 식의 의도가 보이는 속칭 '제목장사'성 기사라고 할 수 밖에 없다. 

왜 일본의 주류 언론은 이면을 들춰 '한-미 갈등'을 부각시키려 한 것일까. 

혹시 일본 언론은 북미회담 결과를  ‘No’라고 추측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일본 아베 총리는 최근 북한과의 조-일 정상회담을 서두르고, 러시아와의 영토분쟁에는 저자세로 일관하면서 우리 정부에 ‘No’라고 압박하고 있다.

과거 일본은 “No”를 외칠 때가 있었다.

1989년 동경도 지사를 지낸 이시하라의 책 "No 라고 말할 수 있는 일본"이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미국의 반도체 산업이 무너지고, 전세계 주요 제조업 시총, 은행 자산규모 10-30위권을 일본기업이 독차지했다. 시티은행 등 미국은 자기 살을 에는 구조조정과 혁신을 해야 했고, 일본은 동경 땅을 조금만 팔아도 뉴욕을 살 수 있다고 장담할 때가 있었다.  

당시 평론가들은  2차 대전 패전 이후 미국의 압박과 열등감에서 벗어나고 싶은 감정의 표현 이시하라의 책 "No 라고 말할 수 있는 일본"의 폭발적 인기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지금은 일본이 미국을 향해서  'No'라고 말할 엄두조차 내지 못한다.

일본에서 성대하게 열린 G20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과의 판문점 만남을 고대하는 '트윗'을 날려도 아베 총리의 태도는 절에 온 색시처럼 다소곳하다.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은 “북핵 문제와 북일 관계는 별개”라며 “북미관계가 좋아지면 북일관계는 자동적으로 따라온다.”고 본지 인터뷰에서 밝힌 적이 있다. 

결국 한국을 향한 압박은 일본 국내의 정치적 목적 외에 명분이 보이지 않는다.

1990년대 초반, 냉전와해로 동-서 수교가 봇물을 이루던 때  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은  일본경제신문 창간 기념일 초청 연설에서 일본의 신흥 공산권 시장에 대한 투자확대를 호소했다.

미국에 “No라고 말할 수 일본”이 되지 말고 넘치는 엔화를 동북아시아 발전을 위해 재투자해달라, 그래야 일본경제에도 도움이 되고 세계경제의 ‘확대재생산’에 도움이 된다는 요지였다. 

한국경제가 일본경제와 손잡고 북방진출을 함께 하자는 제안이었지만 받아들여질 리 없었다. 그  후 일본이 취한 축소지향의 경제정책은 실패한 경제정책으로 인용되고 있다. 

1990년 - 1992년 냉전 해체의 끝자락에서 벌어진 걸프전 당시 ’사막의 폭풍‘ 전투에 참여한 미군 병사가 참호 속에서 일제 ‘소니’ 워커맨을 들고 있던 장면이 TV에 생중계되었다. 소니와 산요의 공장은 세계 어디에나 있던, '해가 지지 않는' 제조업 왕국 일본의 힘을 실감할 때였다. 

하지만 결국 거품은 붕괴되어 일본은 '잃어버린 20년'이라는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지금  아베 총리 한국과의 대화는 단절하면서 북한에 대해 ‘조건없는 정상회담’을 제안하고 있다. 하지만 조일, 남북 관계를 이중적으로 대하는 태도를 보면 진정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과거의 실패를 거울삼이 지금이라도 일본이 경제대국답게 ‘진심어린 사과’를 하고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와 공동번영에 동참하고자 하는 노력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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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치관 2019-07-27 10:29: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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