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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호 - 남북경협 기업 대변하고 산화하다
유동호 - 남북경협 기업 대변하고 산화하다
  • 강병헌 기자
  • 승인 2019.07.04 13: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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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같은 삶을 살다 간 경협기업인. 5.24 남북경협 중단 조치 이후,
북한 투자기업을 대변하던 유동호 대표 추모의 글.

지난 3월 9일 남북경협 기업가 유동호의 1주기 추모식이 열렸다. 고인의 성균관대 동문들과 남북경협 기업의 동지들이 그의 삶을 기리기 위해 만든 자리에 각계각층 인사가 모여 고인을 추모했다.

지방선거를 앞둔 2010년 5월 24일, 천안함 사건 두 달 만에 이명박 정부는 개성공단을 제외한 모든 남북 교류 를 금지했다.

이 조치로 20년 이상 지속되어 온 남북 교역과 투자사업이 전면 중단되었다. 남북경협 1,146개 기업 중 801개 일반교역 기업, 247개 위탁가공 기업이 철수했으며 삼성의 모니터사업 등 대규모 투자사업, 가발, 신발, 한복 등의 사업이 모두 중단되었다.

유동호 대표도 이 무렵 경협사업을 중단하고, 5.24 이전 투자 기업의 재기를 지원하는 대열에 앞장섰다.

금강산 방문 ‘통일모꼬지’ 열풍 일으켜

유 대표가 남북교류사업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2001년 금강산 을 방문하면서부터이다. 현대아산 김윤규 사장과 함께 한 자리 에서 “금강산 관광이 노무현 정부의 대북송금특검과 사스 여파로 국민들의 관심에서 멀어져가고 있다,

다시 활력을 불어 넣을 대학생 프로그램들을 고민하며 각 대학에 2명씩 무료관광을 제안하는 공문을 보냈으나 학생들의 관심이 저조하다“는 말을 듣는다. 그 자리에서 유동호 대표는 “제가 한번 해보겠습니다”하고 제안했다.

사단법인 ‘지금 우리가 다음 우리를(이하 지우 다우)’가 이 때 설립되어 전국 126개 대학에서 1,800명의 학생들의 참여를 이끌어냈다. 그것이 2003년 8월 15일 최초의 금강산 육로 대규모 방북길을 열어내는 금강산 평화캠프의 시작이 었다.

2006년 시야를 넓혀 유동호 대표는 남북경제 협력사업에 관심을 갖고 평양 지역에서 새로운 남북경협 사업을 구상하며 설립한 회사가 바두바투 이다. 그동안 북측과 돈독한 신뢰를 쌓은 유동호 대표는 평양 인근에 3만평 부지의 토지이용증을 북측으로부터 얻어냈다. 하지만 이 사업은 지역의 특성상 접근성이 용이하지 않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결론을 얻게 됐다.

개성공단 맞은편에 완공 앞둔 주유소도 중단

유동호 대표는 다시 개성에 호텔, 청소년 수련관, 공연 장, 주유소 등을 건립할 계획으로 북측으로부터 개성공 단 맞은편 2만 평 부지에 토지이용증을 받아냈다.

유동호 대표는 GS칼텍스와 MOU를 체결하고, 2만 평 부지 초입에 북한 내 1호 남한 단독주유소 건립을 추진 하였다. 개성 소재 남한 주유소 1호점이 97% 공정을 마친 상태에서 2010년 5.24 조치로 이 사업도 중단되었다.

2013년 현대경제연구원 홍순직 박사의 5.24 조치로 인 한 남북한 경제적 피해 추정’이라는 정청래 의원 국정감사 정책자료집에 따르면, 2010년 5.24조치 이후 2012 년까지 간접투자를 제외한 직접투자 피해액만 북한이 2 조 3천억 원, 남한이 9조 3천억 원에 달했다.

북한을 제재하고자 한 조치가 아이러니하게도 우리 기 업에게 훨씬 많은 피해를 가져왔다는 점을 시사한다. 5.24 조치는 UN제제, 미국 제재와는 별도로 우리 정부의 제재로 아직까지도 발효되고 있다.

1인 시위 200일, 기자회견 60여 차례

2013년 개성공단이 잠시 중단됐을 때, 정부가 개성공단 입주 기업 대상으로 총리실 산하 TF팀을 꾸려 신속하게 지원했다. 이를 계기로 2013년 5월, 5.24 피해기업의 지원대책 마련 및 5.24조치 해제를 촉구하고자 남북경협기업 비상대책위원회를 발족했고 유동호대표가 위원장으로 선출됐다.

정부가 일부 기업들에게 대출의 길을 열어줬지만 대부분의 영세한 기업들은 엄격한 심사와 대출문턱에 또 한 번 좌절해야 했다.

그러나 유동호 비대위원장은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매일 아침 광화문광장에서 5.24조치 해제를 위한 1인 시위를 200일간 하루도 빠짐없이 진행했고, 20주간 시민들에게 남북경협기업을 알리는 캠페인을 진행했다. 60여 차례의 기자회견을 통해 남북경협기업의 억울함을 호소하고 남북경협재개를 정부에 촉구했다.

매년 5월 24이면 광화문광장에서 대규모 행사를 열어 국민들에게 전 세계 유일한 분단국인 한반도에서 남북을 오가며 경제적 화합과 번영의 기틀을 만들어간 남북경협 기업인들의 이야기를 알리고 남북경협재개를 호소했다.

마지막까지 남북경협기업 생존권 보장 위해

그러나 2016년 2월 10일, 마지막 보루였던 개성공단마저 문을 닫았다. 결국 2016년 10월 4일, 유동호 대표는 광화문 정부 청사 앞에서 남북경협기업의 생존권 보장을 위한 농성에 돌입했다.

자신의 건강을 돌보지 못한 채 남북경협기업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억울함을 알리며 오랜 기간 농성을 지속해 온 유동호 대표는 2017 년 8월 대장암 말기 진단을 받고 7개월간 암과 싸웠다.

하지만 4.27 정상회담을 한 달여 앞둔 2018년 3월 9일, 생의 마지막까지 남북경협의 재개를 염원하던 유동호 대표는 53세의 일기로 생을 마감했다.

불꽃 같은 삶을 산 유동호 대표는 떠났지만, 그가 설립한 남북경제협력협회는 ‘다시는 중단되지 않을 남북경협’을 위해 힘을 모아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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