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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조선 교류’(Chosun Exchange)
싱가포르 ‘조선 교류’(Chosun Exchange)
  • 윤석한 논설위원
  • 승인 2019.07.04 13: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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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기업 창업 지원하는 싱가포르 젊은 벤처기업가들
사진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제공
캘빈 추아 조선교류 매니저 <사진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제공>

조선 교류’는 북한 주민의 창업을 지원하는 싱가포르의 대북교류단체다. 도시 개발과 부동산 전문가인 캘핀 추아(34세)는 이 단체의 프로그램 매니저로 10차례 북한을 다녀왔다.

그는 지난 6월 19일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가 주최한 ‘북한의 도시- 변화와 교류’라는 주제의 국제학술 컨퍼런스 참석을 위해 한국에 왔다.

다부지고 활달해 보이는 캘빈 추아는 항시 자기가 하는 일을 주변에 알리고자 하는 열정을 가진 듯했다.

이 날 그가 발표한 내용을 중심으로 ‘조선 교류’가 2007년 설립된 이후, 북한과의 관계에서 이루어 온 일들을 살펴본다.

 


혁신적 기업가 정신 전수

‘조선 교류’는 싱가포르 리버밸리 ‘블록 71’ 3층에 자리 잡고 있다. 이곳은 미국 실리콘밸리나 중국 중관춘과 같은 유명한 세계적인 벤처 단지다.

이 단체는 북한 현지 사업가나 사업 지망자를 위해,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성공할 수 있는 기업가 정신을 전수하고 있다. 마케팅, 부동산, 디자인, 비즈니스 창업 등 다양한 분야의 경험과 능력 있는 전문가(자원봉사자: 변호사, 대학 교수, 컨설턴트, 건축가 등)를 선발하여, 북한 및 해외에서 실질적으로 사업을 운영할 수 있는 여러 노하우를 가르치고 있는 것이다.

캘빈 추아는 이날 “지난 몇 년 동안 ‘조선 교류’는 북한의 전반적인 경제 및 경영 환경을 형성하는 거시적이고 미시적인 교육훈련과 자문활동을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그가 말하는 거시적인 수준의 목표는 정책 입안자와 규제 당국에게 기업가정신을 교육하고 이를 지원하기 위한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다. 한편 미시적 수준의 목표는 북한 기업가들을 훈련시키고 네트워크 활동과 지식을 지원하는 것이다. 그는 “거시적 수준과 미시적 수준의 교차점은 국가가 기업환경을 조성하는 데 있어 피드백의 순환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12년간 북한 주민 2천6백 여명 창업 지원

‘조선 교류’의 강의와 세미나는 모두 영어로 진행된다. 물론 통역이 함께 한다. 그러나 북한 참석자 대부분은 기본적으로 소통이 가능한 영어를 하는 수준이다.

창업, 마케팅, 디자인, 회계 등 그 분야도 다양하며, 참석자의 열의도 강하다. 처음엔 수십 명이던 참석자들도 최근엔 1백 명을 넘어섰다. 지난 12년간 참석한 북한 주민은 모두 2천6백 명에 달한다. 이중 100명은 직접 싱가포르에서 교육을 받았다.

참석자 연령대는 20대에서 60대로 다양하며, 여성 참가자도 지금껏 500명 이상이다.

팀별로 하는 강의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강사에게 질문도 하고, 1대1 질의와 답변도 이어진다. 그러나 초창기에는 참가자들이 열의를 가지고 강의를 듣기는 했지만, 질문은 거의 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로 강사들이 당황하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지난 6월 19일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에서 주최한 '북한의 도시-변화와 교류' 세미나. 조선 교류의 캘빈추아가 발표자로 나섰다.
지난 6월 19일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에서 주최한 '북한의 도시-변화와 교류' 세미나. 조선 교류의 캘빈추아가 발표자로 나섰다.<사진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제공>

자본주의 경제 체제 전파

지금까지 100명이 넘는 강사가 북한을 방문했다. 이들 강사는 여러 분야의 전문가로 구성되며, 자원봉사자로 일하게 된다. 비행기요금 등 참가비도 그들의 몫이다.

이들이 북한 방문 전 가장 궁금해 하는 것은 다음과 같다. 

① 북한 방문은 안전한가.
② 강의는 일정한 제재를 받는가.
③ 북한에서 내가 체포되는 것을 걱정하는 사람에게 뭐라고 해야 하나.
④ 카메라. 컴퓨터(laptop), 전화기를 가져가도 되나.
⑤ 자유롭게 북한 거리를 걸을 수 있나.
⑥ 북한 사람과 얘기해도 되나.
⑦ 사진을 찍어도 되나.

아직도 북한에 대한 경계심이나 우려가 많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렇지만 이들은 호기심과 열정을 갖고 북한을 방문, 결국 자본주의 경제 시스템을 북한에 전파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평양의 여명거리가 핵무기보다 강력하다 

이 강사들 중에서도 캘빈 추아는 여러 분야에서 북한에 대한 이해도가 상당히 높은 편이다.

그는 “북한이 서서히 바뀌고 있으며, 우리는 갈 길이 멀다”면서 북한의 ‘도시 재생’과 ‘기업가 정신’을 강조했다. 그는 “이 두 가지는 커다란 상관관계를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캘빈 추아는 “조선 교류가 2015년 운영한 3개월 코스의 단기 MBA 과정이 있었다. 이를 수료한 북한 주민 한 분이 커피숍 차렸다. 내부 디자인이 우수했을 뿐 아니라 휴대폰 충전기 설치 및 포인트 증정 등 비지니스 모델을 적용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것은 하나의 교육 성과지만, 우리는 북한에 대한 현실을 직시하고 더욱 큰 그림을 그려 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북한에서는 군사개발과 도시개발이 같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평양 여명거리 건설이 어떤 핵무기보다도 강력한 힘이 됐다는 얘기를 들었다”면서 “앞으로 부동산과 도시계획 분야 또한 우리가 계속해서 집중하는 곳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인큐베이터, 기업 생태계 변화의 동력

캘빈 추아는 이날 특히 공유 오피스인 ‘창업 인큐베이 터’를 북한에 만들고 싶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미 2016년에 베트남에서 ‘인큐베이터’를 실험했다, 북한에 ‘인큐베이터’가 만들어지면 교육과 연수는 물론 다양한 프로젝트를 실행하는 등 기업 생태계를 변화시키는 데 커다란 도움이 될 것”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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