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el’로 외국산 게임도 즐겨
노소텍 대표 “북한 IT 인력의 수준 높은 편”
북한에서 콘솔 게임기기인 ‘모란봉’이 인기를 누리는 등 온라인게임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트라 중국 창사무역관은 '북한게임산업동향 보고'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평양에서는 1980년대 전후로 아케이드게임이 시작된 것으로 보이며, 2012년 평양 능라인민유원지가 완공된 후 사격, 자동차 경주, 스케이트보드 등 체감형 설비를 갖춘 오락장이 등장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전력난과 설비 노후화로 아케이드 게임기계의 인기가 주는 대신 닌텐도, 플레이스테이션과 유사한 콘솔 게임기기인 '모란봉'이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핸드폰 유통이 허용된 2008년 말 이후 북한의 모바일 네트워크 ‘고려링크’가 등장했다. 이후 스마트폰 사용 인구가 점차 늘어나면서, 핸드폰 게임이 연이어 출시되고 있다.
이러한 게임들은 보통 북한에서 생산한 것으로, 앵그리버드, 팜빌 등의 복제 게임을 비롯해 장기, 바둑 등 모바일 게임에 대한 수요가 계속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고서는 또 북한은 외국산 게임 반입이 금지되어 있으나, 북-중 국경을 통한 밀수, 탈북자들이 보내는 풍선 등을 통해 해외 게임이 암암리에 유통되고 있다고 밝혔다. 해외 게임들은 보통 SD카드와 USB 등에 담겨 유통된다.
북한 주민들은 SD카드와 USB단자가 있는 Notel(노트북과 텔레비전의 합성어)을 이용해 이러한 해외 게임을 즐기고 있다.
Notel은 해외에서는 EVD(Enhanced Versatile Disk)라고 불리며, 중국에서 주로 생산된다. 정작 중국에서는 사용자가 거의 없지만, TV, 라디오 기능을 갖추고 USB와 SD카드를 활용해 미디어 시청 및 게임을 즐길 수 있으며, 작은 사이즈로 숨기기 쉽고 저가라는 점 등에 힘입어 북한에서 큰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Notel은 초기에 북한 내 유통이 불법이었지만 통제가 불가능할 정도로 유통이 커지자 북한 당국은 소정의 검열 과정을 거친 경우에 한해 합법성을 부여하고 있다.
한편 김일성 대학을 포함한 북한 내 유명 대학교가 모두 과학기술 관련 수업을 확대하고 정책적으로 IT분야를 강화해, 북한 IT 인력의 수준은 비교적 높은 편이다.
2008년에 북한 과학기술총회와 독일 기업인의 합작으로 설립된 Nosotek(노소텍)은 최초의 IT 분야 합작 기업이라는 점에서 유명해졌으며, 아이폰, Wii 등에서 할 수 있는 게임의 외주 제작을 수행하기도 했다.
노소텍의 Volker Eloesser 대표는 북한에서 소프트웨어 개발, 모델링, 리눅스, 윈도우 등의 전문 인력이 충분히 있다며 북한 IT 인력의 경쟁력을 인정한 바 있다. 2012년에는 북한 최초의 브라우저 기반 온라인 게임인 평양레이서를 제작했다. 하지만 대북제재가 강화되면서 2013년 이후 노소텔은 북한에서 철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