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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명품】'평양소주' 2018년 북한 국가 상징으로 지정, 남북정상회담 건배주
【북한의 명품】'평양소주' 2018년 북한 국가 상징으로 지정, 남북정상회담 건배주
  • 임미리 기자
  • 승인 2022.01.04 16: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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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수수와 쌀을 주원료로 한 증류식 소주
평양주와 함께 대동강식료공장에서 생산
대동강식료공장에서 평양소주를 생산하고 있다.(사진-조선의오늘)
대동강식료공장에서 평양소주를 생산하고 있다.(사진-조선의오늘)

2018년 3월 5일부터 3월 6일까지 1박 2일간 정의용 수석 대북특사를 필두로 한 대북특사단이 북한을 방문했을 때이다. 3시간가량 이어진 만찬장에서는 처음 와인이 등장했지만 곧 평양소주가 테이블로 올려졌다. 같은 해 9월 19일 평양 옥류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오찬 자리에서도 평양소주가 등장했다.

청와대 오찬 때 한라산 소주가 건배주로 올라왔으니 평양소주는 한라산소주에 대응하는 북한의 술이 되겠지만 차이가 있다. 한라산소주가 희석식소주인데 반해 평양소주는 증류식소주에 속한다. 진로의 ‘일품진로’, 광주요의 ‘화요’, 배상면주가의 ‘느린마을소주’, 그리고 ‘안동소주’와 같은 계열이다. 

김정은 위원장, 평양소주 애호가로 2018년 국주로 지정

대북특사단 만찬에 평양소주가 오른 까닭은 김정은 위원장 때문이다. 김 위원장은 평양소주 애호가로 알려져 있는데 2018년 평양소주를 국주(국가 상징)로 지정했다. 

북한의 소주는 옥수수(강냉이)와 쌀이 주 원료이며 주로 대동강식료공장에서 생산한다. 이곳서 생산된 '평양주'의 경우 특유의 깔끔함과 탁월한 향과 감칠맛으로 인기가 높아 2010년에는 북한에서 우수한 품질을 지닌 제품에 부여하는 명칭인 '2월2일제품'으로 등록되었고 2014년에는 최우수 품질 메달인 '12월 15일 품질메달'을 받았다. 

평양주에서 도수를 낮춘 술이 바로 평양소주다. 평양주는 30도와 40도가 있고 평양소주는 25도로 남쪽의 희석식 소주와 같은 2홉들이 병에 담겨 팔리고 있다. 

2018년 평양소주의 국주 지정 때 당시 북한 <노동신문>은 “인민이 주인인 우리나라에서는 그들이 가장 좋아하는 술, 대중화된 주정이 25%인 평양소주가 국주로 되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25도 평양소주(사진-조선의오늘)
25도 평양소주(사진-조선의오늘)

30~40도 평양주에서 도수와 값을 낮춘 술

<노동신문>은 또 김정일 위원장이 생전에 “인민들에게 널리 알려지고 인민들이 좋아하며 애용하는 술이라야 진짜 명주로 될 수 있다. 명주는 우리 인민들이 다 마실 수 있게 값도 눅게(낮게) 정하여야 한다”는 국주의 제정 기준을 제시한 바 있다고 소개했다. 평양주에서 도수와 가격을 낮춰 김정일 위원장이 제시한 ‘국주’의 기준을 맞춘 셈이다.

북한의 대외선전매체 <조선의 오늘>은 ‘조선의 국주 - 평양소주의 생산지를 찾아서’라는 기사에서 “어느 나라에서나 명주는 그 값이 너무도 엄청 나 돈 많고 권세 있는 특권층이 아니면 맛볼 수 없다. 하지만 인민대중 중심의 우리의 사회주의제도에서는 평범한 인민들이 나라의 명주, 국주를 정상적으로 공급받고 있으니 이것을 어찌 예사로운 일로 생각할 수 있으랴.” 하고 보도하고 있다. 

평양소주를 사회주의 체제에 대한 자부심으로 연결한 글이다. 아마도 평양소주를 국주로 지정할 수 있었던 것은 북한이 김정은 체제 들어 선군정치에서 인민대중제일주의로 전환했기 때문일 것이다. 선군정치에서의 군량미나 군수품처럼 인민대중제일주의에서는 인민의 기호품을 더욱 중시하게 된 것이다.

2020년 제9차 전국 술 및 기초식품전시회에 출품된 평양소주(사진-조선의오늘)
2020년 제9차 전국 술 및 기초식품전시회에 출품된 평양소주(사진-조선의오늘)

1990년대 후반 국내 유통됐으나 5.24 조치로 중단

평양소주는 1990년대 후반 남북관계가 좋을 때 수입돼서 팔리기도 했다. 포장이 조악하기는 했지만 곡향이 탁월해 제법 인기가 있었다. 하지만 2010년 5월 24일 대북제재조치로 수입이 중단된 뒤 다시 재개되지 않고 있다.

국내뿐만이 아니라 해외에서도 평양소주가 팔린 일이 있다. 2008년 4월 29일 미국에서 정식으로 시판되었다. 처음에는 북한의 주류에 관심을 가진 미국인들이 하나 둘 사먹으며 불티나게 팔렸지만 얼마못가 인기가 시들해졌다고 한다. 

주문을 해도 제때에 공급되지 않고, 특별관세 때문에 가격을 맞추지 못해 수입을 중단한 것이다. 깔끔하고 청량한 맛이 특징이지만, 한국 소주에 비해 강한 향이 서양의 소비자들에게는 맞지 않았다고 한다. 

블라디보스톡 평양관.고려관에서 맛볼 수 있어

국내에서는 맛볼 수 없지만 평양소주 시음기가 인터넷에 심심치 않게 올라오고 있는데 바로 러시아, 특히 블리디보스톡 여행기를 통해서다. 블리디보스톡에 있는 북한 직영 음식점 고려관과 평양관에서 평양소주를 판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관광객들이 찾고 있다는 것이다. 

20~30대 젊은 관광객들이 시음기를 올리고 있는데 높은 도수에도 불구하고 목 넘김이 부드럽다고 한다. 또 값은 1만원 중반대에서 2만5천원으로 고려관과 평양관의 편차가 크고 안주는 두루 잘 어울린다. 

최근 북한에서도 순한 소주 바람이 불고 있다고 한다. 25도뿐 아니라 19도짜리도 생산해 시판중이다. 북한에서는 "전통적인 발효법으로 만든 흰쌀 소주와 유기농법으로 재배한 강냉이로 생산한 알콜 희석식 소주를 혼합해 만든 착하고 순한 평양소주"로 소개하고 있다.

평양소주가 남쪽에도​ 널리 시판돼 애주가들을 즐겁게 해줄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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