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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평화구축을 위한 남북관계의 새로운 비전 모색 (1)
한반도 평화구축을 위한 남북관계의 새로운 비전 모색 (1)
  • 박재승 기자
  • 승인 2021.10.26 13: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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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재단 평화포럼 지상중계
2021년 10월 4일 오두산 통일전망대

지난 10월 4일 노무현재단 주최로 열린 포럼에서 정세현, 문정인 등 국내 최고의 한반도문제 전문가가 모여 ‘종전선언’을 화두로 벌어질 남북관계의 변화를 진단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유엔 연설에서 ‘종전선언’을 제안했으며, 북한은 10.4선언 기념일에 통신선을 복원하기로 하였다. 종전선언은 2018년 남북 양 정상의 합의사항이었으며, 같은 해 싱가포르 북미 회담 당시에도 북미 양국간 합의설이 나왔다. 

이제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북미간 종전선언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만일 종전선언이 이루어진다면 하노이 회담에서 성사시키지 못했던 한반도 비핵화 회담은 급물살을 탈 것인가?

통신선 복원은 코로나로 장기 경색되었던 남북관계가 다시 풀릴 수 있다는 기대감을 준다. 나아가 최근 북한, 미국의 움직임을 통해 지금이 2018년 평창올림픽 전후와 같은 변곡점을 마련할 중대한 시기라는 징후도 포착되고 있다.

본지는 노무현재단에서 주최한 평화포럼의 유투브 영상 전체를 지상중계하여 국내 최고의 외교, 북한 전문가들의 전망을 통해, 독자들이 향후 종전선언의 가능성과 하노이 회담 이후 중단된 북미회담의 향방을 관측하는데 도움을 주고자 한다. 

<편집자주>


한반도 평화구축을 위한 남북관계의 새로운 비전 모색

2021104일 오두산 통일전망대

 

정세현 전 민주평통자문 수석부의장

문정인 세종연구소 소장

이종석 한반도 평화포럼 공동대표

김준형 전 국립외교원장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유시민  한반도 정세와 남북관계는 지난 몇 십 년 간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해왔습니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종전선언에 대한 전향적인 말이 있었고, 북측에서 다소 긍정적인 반응이 나왔습니다.

또 좋아지려나 이런 기대를 하게 되는데, 앞으로 남북관계를 잘 풀어나가고, 한반도 편화를 다져나가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될 것인지 생각해보기 위해서 노무현 대통령께서 퇴임하신 그 해, 10.4남북정상회담 1주년 기념행사에서 해주셨던 말씀이 있습니다.

"지금 이 선언은 버림받은 선언입니다. 그래서 1년쯤 되었으면 잎이 쫌 더 싱싱하게 피고, 가지도 좀 무성하게 뻗고, 그래서 내년에 열매도 주렁주렁 달렸으면 좋겠는데 이 나무가 좀 말라비틀어지고 있습니다.

아직 이 나무가 안 죽었거든요. 물주고 볕이 좋으면 뿌리가 뻗어 나갈 것입니다. 또 알 수 있습니까. 내년 봄에라도 새살이 힘차게 돋아날지 알 수 없는 일이죠."(2008년 10월1일 기념식 노무현 대통령연설 중에서)

오늘 제가 진행자로서 보통의 시민들이 앞으로 남북관계 전개양상과 더불어 진짜 궁금하게 여기는 상식적인 질문들을 포괄적으로 드리고 네 분 말씀을 주로 듣는 것으로 진행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오늘 아침에 북측이 남북간의 모든 통신선을 복원한다고 발표를 했는데, 지금이 무선 통신시대인데 이런 발표를 들을 때마다 무슨 사이가 나빠지면 가위로 전선을 끊고 좋아지면 다시 테이프로 붙이나 이런 상상하시는 분들도 계실텐데, 먼저 정세현 장관님께, 통신선을 복원한다는 의미가 뭘까요.

 

정세현  이전에는 판문점을 통해 연락하던 것을, 문재인 정부 들어서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만들어 그곳에서 관장을 하고 통일부에서 관장을 합니다.

군에서 하는 게 있는데 군사통신선이라는 것이 있지요. 우리가 아침9시에 전화를 걸면 저쪽에서 받아요. 그럼 되는 겁니다.

그런데 저쪽의 자기들 나름대로의 계획이나 방침이 있어 전화를 받지 않으면 전화가 끊어졌다고 하는 겁니다. 전선을 절단하는 게 아니라. 오늘 아침부터 전화를 받기 시작한 겁니다.

유시민  그 의미는 뭘까요? 전화를 안 받다가 받는다는 게.

문정인  우리 통일부와 통일전선부 간의 공식적인 통신선, 노동당 중앙당사와 청와대 사이의 정상간 핫라인이 있었고, 그리고 항상 남북한 관계를 하기위해서 내곡동과 그 카운터 파트너인 통일전선부하고 이런 라인이 있고 그리고 서해군사통신선, 동해군사통신선이 있고, 그 다음에 인천공항과 평양 순안공항 사이에 또 통신선이 있는데, 통신선을 복원한다는 것은 우선 신뢰를 구축하겠다는 의사표시입니다.

우발적인 군사충동을 막으려면 제일 중요한 게 통신선이 있어야 되거든요. 통신선을 복원한다는 것은 우선 대화의 의지가 있다, 긴장을 완화할 의지가 있다, 세 번째는 신뢰를 구축해 뭔가를 만들어야겠다. 그런 점에서 상당히 의미가 있다 볼 수 있겠죠.

 

통신선 복원의 의미

정세현  10월 4일을 택해 통신선을 복원했다는데 그것도 의미가 있어요. 10.4선언 기념일에 했다는게. 10.4선언 제4항일 겁니다. 한반도 관련 3국 또는 4국의 정상들이 한반도 지역에서 만나 한국전쟁의 공식적인 종료를 선언하는 문제를 협의하기로 했다. 이렇게 되어 있단 말이에요.

그러니까 10.4선언이 종전선언과 연결이 되어있고, 그걸 북한이 적절히 활용하여 남북관계를 복원하려한다는데 의미가 있죠.

김종석  남북간의 통신선이 과거에도 가동되다 끊어지지 않았습니까. 지난 2018년 4.17 펀문점 선언 뒤에 남북정상의 합의에 따라서 군사통신선 다음에 정상적인 통일부간의 통신선이 가동되다가 이것이 끊어진 것 아닙니까.

끊어진 이유는 북한이 어쨌든 간에 남북관계에서 합의 이행이 잘 안 되고 있다, 라는 불만이 있었던 거죠.

그러다 지난 7월27일 다시 통신선이 복원이 됐습니다. 그러다 한미군사훈련 때 또 북한이 끊었죠. 북한이 남북관계에서 자기들이 가지고 있는 아주 기본적인 요구 요구 중 하나가 한미연합군사훈련에 대한 불만이 있고 기타 남북합의를 이행하지 못하는 것에 다소 불만이 있었는데 바로 이런 것들 때문에 남북관계에 발전에 대한 남한 쪽의 의지를 의심하고 이것이 바로 통신선을 끊은 이유거든요.

이번에 통신선을 복원했다는 것은 남북관계의 발전과 관련해서 “문재인 정부하고 뭔가 다시 해볼 용의가 있다”라는 의사표시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김준형  북한이 사실 하노이 회담 이후에 가지고 있는 마지노선이라는 게 있었던 것 같습니다. 실질적 행동에 있어서 마지노선은 핵실험과 소위 말하는 전략도발하지 않는 부분이고, 그것을 하게 되면 깨진다는 걸 북한도 인지하고 있고 남한도 인지하고 있는 거구요.

두 번째는 최정상간의 연결고리를 끊지 않는다는 거였거든요. 작년에 불행하게도 이 연락사무소가 폭파되는 장면에도 마지막에 김정은 위원장이 막았고, 또 김정은 위원장이 사과한 일도 있었습니다. 이번에도 사실 통신선 복구가 친서를 교환하는 가운데 나왔다는 점에서 마지막 마지노선은 지키고 있다는 이 부분도 주목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유시민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 연설에서 종전선언을 이야기했고,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지난번에 남북연락사무소 건물을 폭파했는데 다시 재설치하는 문제나 혹은 정상회담이란 표현을 들어서 살짝 언급을 했습니다.

반가운 소식이긴한데 화나신 분들도 계십니다. 지난번 집은 왜 부셨냐. 집 부순 것에 대해 뭐라고 말해야 되는 것 아니냐 북측의 긍정적인 화답이 그 사건이후 예전처럼 국민들한테 좋게만 받아들여지지는 않는 것 같아요. 어떻습니까?

정세현  작년 6월 17일 폭파했지요. 원래 그 건물이 우리 것은 아닙니다. 북한이 지어놓은 2층집이 있었어요. 그것을 4층으로 리모델링해 통신 공동연락사무소로 써왔는데 그걸 보수언론에서 180억이 들었느니 170억이 들었느니 하는 식으로 보도를 하니까 국민들이 분개하지요.

저희들 기분 나쁘다고 180억을 한방에 날리느냐 그런 사람들과 무슨 일을 하느냐 국민들이 분개했는데, 원래 그 건물 주인은 북한이에요. 우리 꺼가 아니예요. 그건 정확히 알아야 해요.

문정인  그것과는 관계없이 북에서 남북연락사무소 건물을 폭파한 것은 옳지 않은 일죠. 비판 받아 마땅하고 그걸 재설치한다고 하면 북에서 지어줘야겠지요. 우리는 물자공급을 좀 하더라도 그래서 북에서 성의 표시는 분명히 해야 될 거라고 보고요,

그 다음에 이제 해양수산부 직원 사살 문제도 다시 나올 수밖에 없기 때문에 북에서는 준비를 충분히 하고 나와야 될 겁니다 어떤 상황 속에서 왜 그런 일이 벌어졌는지 라고 하는 것, 왜냐하면 지금 대한민국 국민들의 마음을 얻지 못하면 남북관계에서 힘들어 지니까 그거 북에서도 알 겁니다.

그래서 이번에 김여정 담화에 그 내용이 들어간 게 의미가 있지만 정상회담도 좋고 뭐 전반적인 남북 간에 교류소통도 상당히 중요하겠지만 지금 우리 국민들이 갖고 있는 그 정서 중에서 연락사무소폭파 사건이라던가 해수부직원 사살 같은 것은 아주 강한 인상으로 남아 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해명과 그 개선방안에 대해서는 북에서 충분한 의사표현을 해야 되겠지요

김준형  사과 받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과를 전제로 해서 만남을 이어갈 것인지 아님 상황이 좋아진 다음에 진짜 사과하는 걸 받아내는 것도 방법이니까요.

 

이종석  이번 통신선 재개통이 바람직하고 좋은 일이라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분명한 것은 말씀하신 것처럼 두 가지 정도는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하나는 통신이라는 것은 최소한 대화를 연결하는 것인데 이 선을 기분이 좋고 나쁨에 따라 끊고 다시 연결하는 걸 일방적으로 한다는 것은 대단히 잘못된 것이다, 그런 점에서 앞으로 이런 일이 없는 남북관계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북한이나 우리 정부나 유념을 해야 될 것 같고요.

그 다음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문제는 분명 잘못된 것이라는 것을 짚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김정은 위원장도 말한 것처럼 짚는 방식이 그거에 대해 사과하지 않으면 우리가 대화 못하겠다, 이런 것이 아니라 우리가 명확하게 문제제기하고 또 재발방지를 촉구하는데 나름대로 우리 입장을 밝히면서 그리고 대화를 시작하는 것, 대화를 진전시키나가는 게 필요하다 생각합니다.

정세현  일단 남북 간 어떤 식으로든 대화가 시작이 되면 그 문제에 대해 서로의 입장을 내놓게 돼 있고, 사실상 사과성 발언을 할 겁니다.

왜냐하면 남쪽 여론이 그 문제에 대해 주시를 하고 있다는 것을 북측도 알기 때문에 이것을 확실하게 해결해야만 다음 단계로 넘어가서 정상회담도 할 수 있고, 종전선언까지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을 아니까, 그거는 일단 만나면 문제가 해결되리라 봅니다.

문정인  정상회담이 먼저 있어야 될 겁니다. 그리고 이 두 가지 사안이 정상회담에서 논의될 사항이지 그것이 전제조건이 될 수는 없습니다.

지금 코로나 때문에 대면정상회담이 어려우면 화상 정상회담으로 할 수 있고 아니면 저쪽 판문점 쪽에 회담장을 설치하면 되는 거니까 두 정상이 만나서 해결해야할 사항인 것 같습니다.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열린 노무현재단 주최 평화포럼.(2010.10.4. 노무현재단 유튜브 화면 갭처)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열린 노무현재단 주최 평화포럼.(2010.10.4. 노무현재단 유튜브 화면 갭처)

 

군비경쟁과 평화정착, 모순관계를 어떻게 풀어야 하나

 

유시민   이 이야기를 꺼낸 것은 개인적 바람이기도 하고 그래야 되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들어요.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인민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노력해야 될 것이고 북한의 최고책임자도 우리 대한민국 국민의 마음을 얻기 위해 노력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서로 간에 일이 잘 될 수 있다 이렇게 보는 마음에서 어떻게든 이 문제들이 걸림돌이 되지 않고 더 큰 진전을 위한 그런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해결되지 않은 것들도 있다는 점을 짚어봤고요.

또 북측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종전선언 제안이라든가 또 북한 쪽의 긍정적인 반응, 항간에는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우리 평창올림픽처럼 그런 계기가 될 수 있지 않느냐는 전망도 나옵니다만 저 같은 비전문가 입장에서 보면 좀 이상하게 느껴지는 상황이 하나 있습니다.

최근 남북한이 각각 미사일을 쐈어요. 아마 북한에서 최근에 쏜 게 어떤거냐에 대한 논란도 있고 어느 정도 성능일까 하는 얘기도 있고 우리도 SLBM 포함해서 미사일 발사시험 특히 미사일 사거리를 늘리는 걸로 미국과 합의가 되어서 지금 엄청나게 발사실험을 하고 있습니다.

남북한이 각각 이렇게 미사일을 열심히 개발하고 쏘는 이 와중에도 대화가 진행되고 이게 좀 서로 상충하는 움직임 아닌가, 그런 판단을 하는 사람도 있가든요. 이런 남북한 미사일 발사는 어떤 의미인가요?

정세현  상충하는 것 같지만 바로 서로가 자기 군사력을 불가피하게 강화해 나가면서도 이것이 진전되면 전쟁으로까지 가는 거니까 여기서 멈춰야겠다는, 그런 필요성을 서로 절감하는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5월 한미정상회담에서 미국이 그동안 우리 미사일 사거리를 묶어 놓았던 것을 풀었어요. 그게 북한한테는 굉장히 위협이 됐을 겁니다. 두 번째 앞으로 미사일 사거리가 얼마든지 늘어날 수 있다, 남쪽은 경제력이 북한보다 훨씬 위에 있기 때문에 부국강병이라고 그 경제력을 이용해서 군사력을 강화시키는 것은 쉬운 일이고, 그렇다면 북한이 미사일 면에서 남한에 밀리게 되어 있다는 인식이 있다고 봅니다.

또 북한이 몇 년 전부터 SLBM 발사를 위해서 준비를 많이 했는데 수중에서 발사하지는 못했어요. 바지선에서 쏘긴 했어요. 그건 수상발사지요.

북한은 미국의 남한에 대한 미사일 사거리 제한 해제 등등을 보면서 “야 이거 잘못하면 그동안 핵과 미사일로 상당한 정도의 우위를 유지했던 군사우위가 깨지겠구나, 더 이상 하지 말자”는 메시지를 던져야 하지 않나, 이렇게 되면 정상회담에서 논의가 돼야할지 아니면 그전에 장관급회담에서 논의가 될지 모르지만 군사적 강화를 어느 선에서 멈출 것인가는 문제도 이제 논의를 해야 할 겁니다.

문정인  그런데 이게 우리 한반도 모순 구조가 그대로 나타난 것 같이요. 문재인 대통령도 평화를 원한다, 그러나 힘을 바탕으로 한 평화를 원한다... 김정은 위원장도 마찬가지죠. 우리가 자위력을 갖춰야 미국한테도 쉽게 당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가져야만 평화가 가능하다고 믿기 때문에 한편에서는 군사력증강 다른 한 편에서는 평화라고 하는 두 개의 모순적 목표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는 거거든요.

그런데 이게 남북한 관계가 크게 개선이 되면 이 모순이 약화가 됩니다.

문제는 남북한 관계가 개선이 되지 않다 보니까 목적지향성은 평화인데, 그 과정에서 불신과 불안이 크기 때문에 우리가 자위력을 가져야된다, 이 악순환에 빠져있는 거거든요.

그래서 우선 남북한관계가 개선이 되게 되면 두 정상이 만나서 이런 식의 군비경쟁 이거 바람직하지 않다고 하는 게 있어야 될 거예요. 그렇지 않으면 우리에게 좋을 게 뭐가 있겠습니까.

이종석  현재 북한 핵문제는 한반도 안보를 위협하는 비대칭적인 전력입니다.  그래서 전 세계가 지금 관심을 가지고 또 국제사회가 제제까지 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걸 빼고 이야기하면 남한과 북한은 두 개의 주권국가로서 자기방어 역량을 강화시키기 위한 일상적인 행동을 하게 되어 있는 겁니다.

한국 같은 경우는 북한에 대한 억지력을 강화하는 것이 하나라면 더 미래를 위해 주변국가들과의 관계 속에서 자기자신이 나름대로 상대방으로부터 공격받지 않기 위한 일종의 억지전력이라는 게 필요한 겁니다.

그러다 보니까 우리는 우리대로 국방력강화계획을 갖고 있는 것이죠. 북한 같은 경우는 핵무기가 있지만 정말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할 의사가 있다면 차라리 재래식 무기 중에서 자기가 잘할 수 있는걸 가져다가 또 발전시켜야 되는 것도 논리적으로 맞는 거지요.

그러다 보니까 사실은 핵은 핵대로 남아 있는 상태에서 남북한 간의 군사적인 경쟁이 있을 수밖에 없는 구조를 안고 있는 겁니다.

다만 이 구조가 남북한의 군사력 경쟁이라는 것 자체가 굉장히 바람직하지 않다, 남북 간에 나름대로 관계가 개선되고 그 다음에 핵문제가 일정한 진전이 되어야만 정리가 된다, 지금 당장은 정리할 수가 없는 것이고 또 양쪽에서 이러는 것은 어떻게 본다면 군비경쟁측면도 있지만 자기들 두개의 국가가 어떤 자의적 국방역량강화 프로그램 속에 있다, 그래서 이 프로그램을 가지고 서로 어디까지 인정할 건지 어디까지 깎아야 할 건지 하는 문제는 남북관계 개선과 북핵 문제 진전이 같이 됐을 때 아마 얘기가 가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김준형  냉전체제나 우리 분단체제가 가지고 있는 걸 그대로 보여주는 것인데요. 지금까지는 소위 말하는 억지를 통한 안보가 사실상 제일 중요했고요.

그런데 만약 우리가 지금 평화를 반대로 생각하면 평화와 신뢰를 통해 안보가 확보되는 과정으로 가는데서 문제가 생긴 것이죠.

거꾸로 얘기하면 2018년 평화프로세스가 없었다면 아마 이 문제는 훨씬 더 심하게 서로 군비경쟁을 했다는 걸 생각하면 오히려 9.19선언 때 이 남북 군사 합의가 바로 그런 거거든요.

그래서 서로 조절하고 낮추고 서로를 신뢰하는 부분에 대해 어떤 사람들은 북한 내버려두고 우리 군사력을 올리면 평화가 확보되지 않겠냐는 얘기를 하는데 바로 여기에 이런 문제가 그대로 숨어 있거든요.

이렇게 계속 갈 수는 없다는 부분이 오히려 평화와 협력과 대화의 필요성을 더 높이는 현상이다 이렇게 봅니다.

유시민  그러니까 언젠가 남북 사이에 각자가 얼마만큼의 군사력을 가져야 될 것인지에 대해서도 서로를 안심시키기 위해서 어떤 합의를 하고 그 합의에 입각해서 군사력을 유지하는 이런 단계로까지 잠재적으로는 갈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거죠? 언젠가는 그렇게까지 가야된다는 거죠?

정세현  완전한 군비 통제 차원의 회담이 불가피해질 겁니다.

 

문 대통령의 종전선언 제안, 미국은?

문정인  지금 볼 때 남이나 북이나 패러다임이 로마 사학자 플라비우스 메게티우스 레나투스의 유명한 명언이 있지 않습니까.

“평화를 원하면 전쟁을 준비하라.”

남과 북이 지금 그 길로 가는 거거든요. 나는 평소에 평화를 원하면 평화를 준비해야 된다는 주장을 하는 건데, 평화를 원하면 전쟁을 준비하라, 전쟁을 준비하면 군비를 증강해야 될 것이고 남북 간의 불신의 구조는 더 심화될 것이고 그러면 안보 딜레마에서 벗어날 수 없는 거거든요.

지난 2018년 판문점선언이나 2018년 9월 평양 연설의 의미는 그런 악순환에서 벗어나자고 하는데 거기서 한 발 앞으로 나가지 못한데 문제가 있는거죠.

유시민  제 소감을 살짝 덧붙이면 북에서 미사일 발사하면 우리 정부에서는 규탄한다 이렇게 하고 지나가는 것보다 저는 우리도 한번 쏘는 게 좋더라고요. 북에서 한발 쏘면 우리는 더 멋진 것 쏘고, 이건 우리 일이야 각자 그렇게 얘기하고, 이게 정상적인 게 아닌가 (웃음).

저는 뭐 그런 생각도 좀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요. 이 시점에서 통신선 다시 복원하고 또 정상회담 얘기 새로 나오고 이렇게 하는 이유가 뭘까. 그러면 잘 돼가던 게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이 어그러지면서 남북관계도 같이 어그러졌고 그 뒤에 쌀짝 쌀짝 냉온탕을 오가면서 상당기간 남북관계가 얼어붙어 있었어요.

북측이 지금 왜 저러지? 지금 시점에서 이유가 뭘까 이런 의문이 그 다음 나옵니다. 혹시 세간에는 일부 언론보도에는 식량난이 다급해서 뭐 달라고 그러는 거다, 뭐 무슨 코로나19가 겉으로는 확진자가 없다고 얘기하지만 내부적으로 심각해서 어쩐다는 온갖 해석들, 심지어 바이든 행정부에서 뭔가 사인이 갔다 뭐 이런 추측만 난무하고 있습니다. 네 분이 보기에 북한이 하필 오늘 아침에 통신선을 복원하고 이렇게 나오는 이유가 뭘까? 북한사정이 뭐 있는 걸까하는 시청자 게시판에도 많이 올라옵니다.

이종석  북한 입장에서 얘기해 보겠습니다. 제가 북한 김정은 위원장은 아니지만 연구자로서 위원장에 빙의해서 애기해보자면 김정은 위원장은 아버지 김정일 위원장하고는 다른 것 같아요.  가장 다른 것은 뭐냐면 아버지는 군대를 중심으로 나라를 통치하고 거기서부터 자기의 정통성을 계속적으로 나름대로 확인받고 싶어했어요.

그러다 보니 김정일 시대에는 북한의 헌법에도 노동당 규약에도 북한의 사회주의 정치방식은 선군정치라고 표현했습니다.  그런데 아들 김정은의 권력이 강화된 다음에 2018년부터 나타난 현상인데 나의 정치방식은 선군정치 아니고 인민대중제일주의다, 인민대중제일주의라는 것 자체가 김정은 시대에 북한 통치방식이다...

북한 헌법이나 노동당 규약도 다 바뀌었습니다. 인민대중제일주의란 뭐냐. 경제적으로 주민들을 잘 먹고 잘 살게 하는 데서부터 자기의 정통성을 축성해나가겠다는 뜻이거든요. 김정일 시대와 달리 김정은은 계속적으로 경제에 올인하다 보니까 가장 어려운 것이 뭐냐면 대외관계, 외부의 자본과 기술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이거든요.

옛날에 북한은 외부의 자본과 기술을 받아들일 생각도 안했어요. 그런데 지금 북한은 개방을 했는데 그것이 안되고 있거든요. 제제 때문에.

그러다보니까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은 끊임없이 자기가 대화를 하기위해 바깥으로 나갈 수밖에 없는 그러한 나름대로의 정책적 지향을 갖고 있습니다. 다만 상황이 안 좋아서 끊었다가 다시 하고 그러지.

항상 경제 연동해서 밖의 세상을 보니까 대화에 대한 필요성을 증폭시켰고 특히 올 가을에 들어와서 이런 형태가 나타나게 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김준형 좁혀서 말하자면 최근 한미정상회담에서 판문점과 싱가포르 선언을 추인했단 말이에요.

그건 굉장히 좋은 사인이죠. 또 미국에서 대화를 통해서 얘기한다고 했으니까. 그러나 문제는 북한의 입장은 그게 너무 부족한 거예요.

예를 들자면 지난 2,3년 동안 미국이 원하는 이벤트에 나갔다가 확실한 양보도 받아내지 못한 채 하노이에서 그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단 말이예요. 판을 깨기는 부담스럽지만 확실하게 뭔가 시작할 실천할 수 있는 스파크는 없는 상황이란 말이에요.

싱가포르 때 기억하겠지만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사이에 뭐가 있으려면 우리 대통령이 그 다음날 갈 수도 있다, 그때 나왔던 이야기가 종전선언이란 말이에요.

이제 다시 무대를 옮겨 종전선언부터 우리는 뭔가 다시 스파크를 내는 제안을 했단 말이에요. 북한은 이걸 전적으로 받아들이지는 못하지만 아 관심 있다, 그런데 그때와는 달리 뭔가 구체적인 양보를 주는 것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저는 이렇게 봅니다.

문정인  제가 볼 때는 시발점은 문재인 대통령이 9월15일 유엔 총회에서 연설에서 종전선언을 공론화시켰고 북 입장에서도 상당히 진지하게 받아들였을 거예요.

임기가 몇 개월 밖에 남지 않았는데 종전선언을 왜 들고 나왔는가, 아마 김정은 위원장도 생각할 겁니다.

2018년 4월 9일에 종전선언이 합의된 거잖아요. 이걸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그냥 나간다? 그러면 북에선 북대로 김정은 위원장의 정통성이 금이 가는 거고, 우리 대통령도 문제가 있는 거기 때문에 아마 두 정상이 약속한 것을 어떻게든 간에 임기 내 실현해 보자라고 하는 것에 대한 화답이 있을 수 있고요.

다른 하나는 미국 측에서 북에 상당히 긍정적인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알고 있고요. 우리 쪽도 이제 뭔가를 만들어보자고 하는 이런 의사를 보였기 때문에 제가 볼 때 그런 전반적인 흐름 속에서 임기가 얼마 안 남았지만 해보자는 거고요.

만약 지금 두 정상 간에 아무런 진전이 없다, 내년에 새로운 정부가 들어선다,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간다라고 하면 북에서 얻을 수 있는 게 하나도 없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현 정부 있을 때 다음 정부에 누가 오더라도 바꾸지 못하는 그런 남북관계, 2007년에 북에서 학습한 것을 지금 늦게야 깨달은 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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