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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갈탄과 남북 수소협력 전망
북한의 갈탄과 남북 수소협력 전망
  • 양민호 한반도광물자원센터 이사장
  • 승인 2021.02.16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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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탄 활용현황, 회망초 등 북한의 화학공업 원료, 갈탄-수소 추출 가능성 등 남북 갈탄협력의 과제

이 글은 대한석탄공사 매거진 '서민에너지에서 평화에너지로' 2021년 신년호에 양민호 한반도광물자원연구센터 이사장이 기고한 글이다.  

양민호 이사장은 2000년대 초반 한국광물자원공사 감사로 재임한 이후 최근까지 북한의 광물자원을 깊이 연구해왔다. 양민호 이사장은 이 글에서 북한의 다양한 갈탄 활용 현황, 회망초 등 북한의 화학공업 원료, 갈탄에서 수소를 추출하는 방안 등 남북협력 과제를 전망했다. (편집자주) 
 


북한 청진발전소에서 매년 200만톤의 갈탄 사용 


북한에는 대부분의 광물자원이 전국적으로 다량 매장되어 있다. 66개 법정광물 중에서 제철용이나 연료용 유연탄 및 일부 보석류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광물이 경제성을 지닐 만큼 충분히 매장되어 있다.

한마디로 광물백화점이라고 할 만하다. 북한에서 수출액 기준(2016년)으로 가장 많이 수출된 광종은 무연탄, 연 · 아연, 철광석, 구리 등 순이다. 


이 중에서 매장량 기준으로 가장 많은 것이 석회석(1천억톤)이고 그 다음으로 많은 것이 석탄인데 갈탄이 160억 톤, 무연탄이 45억 톤(이상 2011년 광물자원공사 발표 자료) 매장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매장량은 오래전 북한 자료를 토대로 산출한 것이다. 얼마 전 북한의 조선합영투자위원회는 북한 석탄 매장량을 370억 톤, 채굴 가능 매장량을 280억 톤으로 추산한 바가 있는데 앞으로 검증이 필요한 부분이다. 

석탄 중 무연탄은 전 세계적으로 발전용 연료나 산업용으로 광범위하게 거래되고 있고 우리나라에서도 상당량을 수입한다. 그런데 갈탄은 열량도 낮고 환경에 좋지 않은 물질들이 많이 나오기 때문에  그 용도가 제한적이어서 국가 간 거래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독일이나 몽골에서는 갈탄을 발전소 연료로 많이 사용하고 있을 뿐으로 그 용도가 제한적이지만 매장량은 전 세계적으로 석탄 전체 매장량의 40%가 넘는다.

전 세계적으로 갈탄을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는 국가는 독일로 연간 1억 7천만 톤(전세계의 17%)을 생산해 발전소 등에서 쓰고 있다. 그렇지만 이산화탄소 과다배출 등 심각한 환경문제로 독일도 20년 안에 갈탄발전소를 폐기할 계획이다.

 
북한의 갈탄 생산량은 전체 석탄 생산량의 30% 정도로 2016년 기준 900여만 톤으로 추산된다, 이 중 북한에서 유일한 갈탄발전소인 청진발전소에서 200만 톤을 사용하고 나머지는 가정의 난방용(함경남북도, 양강도, 자강도 일부)이나 함경도 등 공장에서 산업용으로 사용되고 있다.

북한의 전체 에너지원 중에서 갈탄이 차지하는 비중은 20~30%나 될 만큼 아주 갈탄은 북한의 중요한 에너지원임에 틀림없다. 
북한의 석탄 생산량은 미국 USGS 자료에 의하면 유엔제재가 있기 직전인 2016년 3,106만 톤으로 나와 있다. 이 중 북한의  중국수출량은 무연탄 2,250만 톤(11억 8,094만 달러)이다. 900만 톤 정도가 북한의 내수용으로 쓰였다는 추산인데 갈탄만 900여만 톤이니 북한 내수용 무연탄을 합하면 북한 전체 석탄 생산량은 4천만 톤 이상 될 것으로 추정 할 수 있다.

참고로 2019년도 우리나라의 무연탄 수입량은 6,858,347 톤(9억 2,725만 달러)이었고 생산량은 1,084,000 톤 등 총 무연탄 수요량은 7,663,717 톤이다.

북한의 주요 석탄광산 분포 현황도(광물자원공사, 2019)
북한의 주요 석탄광산 분포 현황도(광물자원공사, 2019)

 

 북한의 갈탄 탄광지대


북한의 갈탄 탄광은 평안도 안주 지역과 함경북도 북부에 집중되어 있다. 안주지역 갈탄은 잠재매장량이 170억 톤으로 북한측 자료에 나오기는 하지만 실제 개발에는 많은 애로사항이 있다.

전체 800만㎢중 700만㎢가 서해안 바다 밑에  있고 육지도 안주평야라고 하는 곡창지대 아래에 매장되어 있어 개발이 쉽지 않다. 앞으로 남북한이 합심해 안주지구 갈탄개발에 대한 연구를 했으면 한다. 


북한에서는 오래전부터 안주지구 갈탄의 지하가스화에 대한 검토를 하고 있는데 기술적으로나 자본 면에서 애로사항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아오지 탄광이 바로 함경북도 북부의  갈탄 탄광을 대표하는 광산이다. 안주지구보다 갈탄 매장량은 적지만 실제로 북한의 갈탄 생산의 중심지역이 바로 이곳이다.

북한의 주요 갈탄 탄광은 <표1>과 같다.

 

탄소하나공업 과정에서 나오는 수소 


북한에서는 오래전부터 무연탄이나 갈탄 등 석탄을 탄소하나공업 원료로 사용하여 화학공업의의 기초소재로 적극 활용해오고 있다. 대북제재 등으로 석유 수입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에 석유 대신 북한에 엄청난 양이 매장되어 있는 석탄을 활용하는 주체공법 중 대표적인 것이 주체철과 함께 탄소하나공업(C1화학)이다.탄소하나공업이란 화합물 내에 탄소가 하나 있는(C1) 물질(CO, CO2, CH4, CH3OH 등)을 이용한 화학공업을 말한다.

그 처리과정은 다음과 같다.

① 석탄(C)에 물과 공기를 주입하여 950도로 가열.
C + H2O → CO + H2
C +  O → CO2
이 과정에서 메탄, 질소, 이산화탄소, 황화합물 등이 부산물로 발생한다.
(CO 31~36%, H2 34~42%, CH4 1~2.5%, N2 2~8%, CO2 21~23%, H2S, COS, CS2)
② 가스 청정 과정 : 이산화탄소와 황화합물 제거
③ 합성가스 생성 : CO와 H2
④ 메탄올 생성 : CO +  2H2 → CH3OH
⑤ 에틸렌과 프로필렌 생성
⑥ 다양한 화학공업 원료로 활용

 

그런데 이 처리과정에서 수소가 생성된다. 이 수소와 일산화탄소는 수소연료전지의 원료로 사용 가능한 물질이다.

우리나라는 지금 정부 주도하에 수소경제에 심혈을 기울여 수소에 대한  여러 가지 연구와 개발을 진행 중에 있다. 수소경제에 있어서 가장 핵심적인 사항은 수소를 어떻게 저렴하고 친환경적으로 얻느냐 하는 게 관건이다.

일본, 호주와 '갈탄 수소 프로젝트'를 추진


수소생산은 여러 가지 방법이 있는데 지금은 천연가스에서 나오는 개질 수소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런데 여기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 처리가 친환경이라는 수소경제 이미지에 맞지 않고 생산단가도 좀 비싼 편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나온 게 바로 갈탄을 이용한 수소 생산 방법이다. 비용 면에서도 가장 저렴한 수소생산 방식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에서는 오래전부터 호주의 갈탄을 이용한 수소 생산 방식을 연구하여 이제 거의 실용화 단계에 와 있다. 


호주에는 엄청난 양의 갈탄이 매장되어 있는데 용도가 없어 개발이 방치되어 있다. 그만큼 갈탄 가격이 저렴하다.

이 갈탄에서 수소가스를 만들어 액화시켜 일본으로 들여오는 프로젝트가 거의 완성단계에 와 있다. 이것이 바로 2015년부터 2020년까지 6년에 걸쳐 진행된 ‘호주 갈탄 수소 프로젝트’이다.

일본은 2030년까지 연간 30만 톤의 수소를 호주로부터 들여올 계획이고 수소 단가는 1Nm3당 30엔(1kg당 약 3,500원)을 목표로 하여 추진 중이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도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 북한측 자료를 보더라도 석탄에서 나오는 1차 가스 중에 이산화탄소 비율이 21~23%이다.

북한에서는 청정과정을 거쳐 이를 제거한다고 나오는데 이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없다. 다만 최근에 일본에서 CO2 프리(이산화탄소 완전 제거) 기술이 개발되었고 북한도 이 기술을 가지고 있다고 하는데 이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본다.


우리나라에서도 부산광역시 등 지자체와 연구기관 등에서 석탄을 이용한 가스화 기술과 이산화탄소 제거 기술에 대한 연구를 시작한 것으로 알고 있다. 아무튼 갈탄 등 석탄 가스화 기술은 북한이 상당한 노하우를 갖고 있을 것이고 CO2 프리 기술도 어느 정도 있는 것 같은데 앞으로 남북한이 기술적으로 협력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보이는 분야이다.


회망초를 이용한 탄산소다 생산


북한의 화학공업에서 탄소하나공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크다. 이와 더불어 또 다른 북한의 화학공업 원료 광물이 바로 북한에서만 나온다고 하는 회망초라는 광물이다.

회망초란 망초(황산나트륨,Na₂SO₄)와 석고(황산칼슘,CaSO₄)를 기본성분으로 하는 복염형태의 광물로서 여기에 유황과 붕소를 비롯한 20여종의 원소가 포함된 다(多)원소 광물을 일컫는다.

세계적으로 볼 때 회망초를 이용해 탄산소다(Na₂CO3)를 생산하는 나라는 북한이 유일하며 그것을 가지고 공업화한 나라도 역시 북한이 유일하다. 일반적으로 탄산소다 생산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염안소다 법(천일염으로 만들게 되는 소다)이며 다른 하나는 류안소다 법(회망초로 만들게 되는 소다)이 있다. 류안소다 법은 회망초를 분쇄하여 얻은 망초액에 암모니아와 탄산가스를 흡수시켜 열로 망초와 류안을 분리한 다음 이를 농축하고 결정화 시켜 탄산소다뿐만 아니라 석고, 류안비료 등을 생성하여 생필품 제조와 농업생산에 사용되고 있다.

이러한 류안소다 법으로 탄산소다를 생산하는 것이 비용 면에서 훨씬 저렴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염안소다 법은 천일염을 전기분해하여 만들기 때문이다. 


북한에는 서북부 해안가 지역에 수십억 톤의 회망초가 매장되어 있다고 한다. 1988년 발간된 북한의 조선지리전서에 의하면 압록강 하류인 비단섬에 1억 8천만 톤의 회망초와 3억 톤의 석고가 매장되어 있는 것으로 나온다.

우리나라에도 탄산소다 수요량은 아주 많고 대부분 중국 등지에서 수입한다고 하니 남북한 경제 협력의 주요 분야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술적, 경제적으로 풀어야 할 과제들


북한의 갈탄을 이용한 수소경제 활성화에는 많은 난관이 산적해 있다. 남북 간, 북미 간 정치적으로 풀어야 할 과제는 말할 것도 없고 기술적으로나 경제적 측면에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기술적으로는 경제성 있고 실용적인 석탄가스화 기술이 필요하고 친환경적인 수소를 얻기 위해서는 CO2 프리 기술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리고 생산된 수소를 운송하기 위한 수소액체화 및 운송수단에 대한 기술도 필요하다. 수소를 액화시키고 운송하는 데에는 많은 비용이 드는데 갈탄을 운송해 올 수 있다면 우리나라에서 수소를 직접 생산하는 방법도 고려해 볼 수 있다.

일본에서는 갈탄을 호주에서 운송해와 일본에서 수소를 생산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사진제공 : 정태헌 우리경제협력기업협회 회장. 2018년 8월 평양에서 촬영
사진제공 : 정태헌 우리경제협력기업협회 회장. 2018년 8월 평양에서 촬영

경제적인 면에서는 북한 갈탄 탄광이 모두 갱도채굴로 생산되기  때문에 비용면에서도 검토해야 할 사항이다. 인건비 등이 저렴한 측면도 있지만 호주나 러시아와 같이 노천채굴보다는 생산비가 더 비쌀 수도 있다.

한편 북한은 안주지구 갈탄광산 등에 대해 오래전부터 석탄지하가스화에 대한 연구와 개발을 추진해 왔는데 아직 뚜렷한 성과를 내고 있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

석탄지하가스화는 석탄을 땅속에서 가연시켜 일산화탄소, 수소, 메탄 가스 등을 뽑아내는 것이다. 이 방법은 석탄 매장량이 많고 지층이 잘 보존되어 석탄가스가 자연 분출되는 호주, 캐나다 등 일부 나라에서 활용되고 있는 방법이다.

석탄지하가스화는 탄광의 갱내노동을 없애는 선진공법인데 북한에 이를 적용하는 방법에 대해 보다 면밀한 연구와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

갈탄을 이용한 수소 생산 기술이 실용화되어 가격 면에서나 친환경 측면에서 효과적임이 증명되면 앞으로 전 세계적으로 이를 이용할 여지가 매우 크다.

특히 북한 바로 위에 있는 러시아 연해주에는 엄청난 양의 갈탄이 매장되어 있는데 개발이 전혀 안 되고 있는 실정이다.

러시아 연해주는 우리나라와 매우 가깝기 때문에 갈탄을 이용한 수소생산을 하게 된다면 일본처럼 호주에서 수소를 들여오는 것보다 운송비용 측면이나 여러 면에서 많은 이점이 있을 것이다.


앞으로 여건이 좋아지는 대로 북한의 갈탄 등 석탄을 이용한 수소생산과 그 활용방안에 있어서 남북한 간의 긴밀한 협의가 있게되면 그 결과에 따라 남북한 상생협력의 좋은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양민호 / 현 한반도광물자원연구센터 이사장. 전 한국광물자원공사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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