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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 연탄성형기 제조회사 선두이엔지
세계 최고 연탄성형기 제조회사 선두이엔지
  • 대한석탄공사 특별취재팀
  • 승인 2020.09.27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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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벡 등 연탄사용 국가에 연탄제조기계 공급.
연탄공장의 핵심 기계 '성형기'를 제조할 수 있는
국내 몇 안되는 회사 '선두이엔지' 현장 취재.

선두이엔지는 국내에 남아있는 몇 안되는 연탄성형기 제조 회사다. 이 회사는 현재 가동 중인 국내 연탄공장 40여 곳의 부품 공급을 도맡아 하고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연탄성형기계 제작기술을 축적한 선두이엔지는 그동안 국내외에 다양한 용도의 연탄성형기를 공급해왔다. 

최근에는 바이오매스를 활용한 기계 제작 주문도 줄을 잇고 있다. 고객들은 바이오매스 재활용, 난방·취사용 연탄 제작, 폐목 재활용 등 다양한 목적으로 연탄성형기계를 주문한다. 석탄공사 특별취재팀과 함께 부산의 선두이엔지 현장을 방문, 연탄성형기의 변신 현장을 취재했다.


진윤용 선두이엔지(주) 대표. 20대부터 연탄성형기 제조업체에 몸담았다. 현재 국내에서 마지막으로 남은 연탄성형기 제조회사 중 하나.
진윤용 선두이엔지(주) 대표. 20대부터 연탄성형기 제조업체에 몸담았다. 현재 국내에서 마지막으로 남은 연탄성형기 제조회사 중 하나.

 

연탄은 사라져도 연탄제조기계는 우리가 만든다

연탄이 우리 주변에서 자취를 감췄어도 변신을 모색하며 연탄성형기계를 제조하는 공장이 있다. 부산시 강서구에 위치한 (주)선두이엔지는 국내 마지막 남은 연탄 성형기계 제조 회사. 

“기계를 돌보지 않으면 연탄공장이 어려움에 처합니다. 새 기계를 주문하지는 않지만, 부품 조달과 수리 요청은 계속됩니다.”  

선두이엔지 진윤용 대표는 겨울 가동을 앞두고 초여름부터 연탄공장으루부터 기계 수리와 부품 공급 주문이 밀려들기 시작한다고 한다.  

지난해 성형기 제조공장 한 곳이 문을 닫아  선두이엔지의 일손이 더욱 바빠졌다. 폐업한 공장 직원도 받아들여 선두이엔지에는 이제 7명의 베테랑 직원들이 함께 일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는 연간 약 2억 장 가량의 연탄이 생산됩니다. 난방용 연탄수요는 줄고 농업용 비닐하우스, 음식점용 연탄 수요가 늘고 있습니다.” 선두이엔지에서 15년째 일해 온 박성재 과장이 최근 업계 현황을 알려줬다.  

50년 전인 1970년대로 거슬러 올라가면 전국의 연탄공장이 503개, 서울 한복판 대성 연탄공장에서만 하루 연탄 300만개, 트럭 2,000여대 분의 연탄을 제조했다.

하지만 현재 국내 연탄공장은 40여 곳만 남아있다. 진윤용 대표는 “앞으로 연탄 제조 공장은 더욱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당연히 기계 제작 공장도 줄어들었다. 

동종 업체가 하나 둘 떠났지만 선두이엔지는 기술력을 계속 높여왔다. 지금도 고장이 잦은 중국산 제품에 만족하지 못하고 수소문해서 선두이엔지를 찾는 고객들의 발길도 끊이지 않는다. 선두이엔지가 세계적 수준의 연탄 성형기 제조 기술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성재 과장은 “연탄성형기는 누구나 모방할 수 있다. 하지만 중국산 제품을 써 본 고객들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우리 제품을 써보면 고장이 없다고 한다.

선두이엔지는 적어도 우리가 만든 제품과 부품들은 두 번 다시 손볼 필요가 없도록 완벽하게 제작한다”며 연탄성형기 제조만큼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자부한다고 말했다. 입소문이 나면서 특별히 홍보하지 않아도  수소문해서 찾아온다고 한다. 

2012년 회사가 법인으로 전환할 즈음, 진윤용 대표는 연탄성형기계와 모든 부품의 도면화 작업을 시작했다. 경험에 의존하던 기계 제작을 규격화하고 주문이 오면 즉각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 제작 시간을 단축했다.

이처럼 선두이엔지의 장수 비결은 ‘도면화’와 철저한 애프터서비스 그리고 장인정신에 있다. 
현재 선두이엔지 매출 비중은 산업용 자동화기계 주문제작 비중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또 성형기로 연탄 모양의 ‘친환경 재료’ 생산을 요청하는 고객도 늘어나고 있다.  

잔고장 없는 세계 최고 연탄성형기계 

선두이엔지는 최근 바이오매스(Biomass)를 원료 성형하는 기계를 주문받아 제작 중이다.     
“왕겨를 배합해 연탄 모양으로 성형하는 기계입니다. 3모작 벼농사를 하는 동남아 국가에서 버려지는 왕겨를 재활용하기 위한 목적입니다.”

왕겨는 직접 연료로 사용할 수는 없고 태우면 공해가 된다. 진윤용 대표가 보여준 ‘왕겨연탄’은 완벽한 연탄 모양이었지만 순수 바이오매스로 만들어서 가벼웠다. 연탄성형기로는 왕겨 뿐 아니라 폐목(버려진 나무)를 분쇄해 제품을 만들 수도 있다.

“농부산물, 왕겨, 버려진 나무, 사탕수수 대, 축산분뇨, 코코넛 껍질 등 바이오매스를 활용한 제품 생산기계 주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심지어 쇠똥이나 슬러지를 활용해서 찍어낼 수도 있습니다.”

고객들은 동남아, 아프리카 등 다양한 국가에 공급할 목적으로 기계를 주문한다고 한다. 박성재 과장은 이들 석탄 원료가 전혀 들어가지 않은 제품도 모양은 연탄처럼 만들 수 있다고 했다.

수요처도 다양하다. 화로구이 등 상업용 목적으로 주문하기도 하고, 해외 저개발국 에너지 자립을 지원하는 용도로 의뢰하는 고객도 있다.   

“어떤 바이오매스 재료로 배합할 것인지는 주문 고객이 제시합니다. 우리는 그 재료를 활용해 다양한 모양으로 찍어낼 수 있도록 기계를 제작합니다. 고객이 원하는 대로 모양을 다양하게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진윤용 대표는 “폐자원을 활용하는 배합하는 기술은 전문기관이나 고객의 몫이지만 선두이엔지는 원료를 다양한 모양으로 성형할 수 있도록 기계를 제작한다”고 말했다. 

 

나무 찌꺼기를 성형기를 이용해 연탄 모양으로 만든 연료.
나무 찌꺼기를 성형기를 이용해 연탄 모양으로 만든 연료.

 

북방 국가 대기오염, 연탄으로 해결

진윤용 대표는 2012~3년경 무역중개상의 의뢰로 함께 우즈베키스탄 현지로 가서 연탄성형기계 3세트를 출장 설치한 적이 있다. 

“우즈베키스탄에서는 2012년 봄부터 현지에 가서 설치하고 시운전까지 마쳤습니다. 갈탄을 연탄 모양으로 성형해 러시아식 페치카에 던져넣어 난방하는 방식인데, 갈탄은 무연탄과 성질이 다릅니다.”

많은 교훈을 남긴 우즈베키스탄 수출이었다. 현지인들은 갈탄을 손으로 물반죽해 연료로 사용하고 있었다. 갈탄을 연탄 모양으로 성형해도 휘발성이 강해서 금세 타버린다.

무연탄과 진흙을 섞어 만든 우리의 가정용 표준연탄(1호 연탄)은 중량 3.6kg, 높이가 20cm, 지름이 15cm로 아궁이 크기에 맞게 규격화되어 있다. 무연탄으로 만든 연탄은 타고 나면 재를 남긴다. 1970년대 잠실지역 공유수면 매립 때 연탄재가 사용되었다.  

하지만 갈탄은 가루로 된 재를 남긴다. 우즈베키스탄에서는 결국 현지 실정에 맞게 연탄을 절반 크기로 만들어 페치카에 던져넣어 사용할 수 있도록 제작했다고 한다.

진윤용 대표는 “사전 현지조사를 저희에게 의뢰했으면 현지 원료, 배합 방식,  난방 방식 등에 맞추었을 것”이라며 당시 주문처에서 현지의 조건을 좀 더 살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했다.  

선두이엔지 박성재 과장은 “최근 몽골 관련 업체의 문의가 늘고 있다”며 “중국산 제품을 설치했다가 실패하면 우리 회사를 찾는다. 우리 제품이 강도나 내구성, 압력이 다르다는 것을 써본 사람은 안다. 그런 분들이  물어물어 우리 회사를 찾아 온다”고 말한다.  

몽골 울란바타르의 경우 혹독한 겨울을 나기 위해 서민들이 갈탄이나 괴탄, 심지어 쓰레기나 자동차 폐타이어를 태워 대기오염이 심각하다. 석탄자원은 풍부하지만 가정용 연탄을 제대로 보급하지는 못하고 있는 것이다.

연탄은 저개발국에게 있어 서민 에너지이자 복지 혜택이다. 이들 국가에서 연탄은 민생용 난방과 대기오염을 감축할 수 있는 대안이다. 

취재에 동행한 신재면 대한석탄공사 연구소장은 “우리나라 연탄은 KS 규격에 의해 엄격하게 관리된다. 가정용 연탄 1장당 발열량이 15,480kcal/kg 이상으로 등유 1리터보다 열효율이 2배 가까이 높다”며 “겨울이 길고 추운 북방 국가들에게 우리의 연탄제조 기술을 전수해 민생에너지 협력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전기. 하루 8시간 기준 100톤의 연탄을 투입해 3만장의 연탄을 생산해낸다. 선두이엔지는 2010년 이후 윤전기 자체 제작 기술을 보유했다.
윤전기. 하루 8시간 기준 100톤의 연탄을 투입해 3만장의 연탄을 생산해낸다. 선두이엔지는 2010년 이후 윤전기 자체 제작 기술을 보유했다.

석탄 100톤으로 하루 3만장 연탄 생산

연탄성형기의 생산능력은 얼마나 될까. 윤전기 1대를 1일(8시간 기준) 가동했을 때 석탄 100톤을 투입해 연탄 3만장을 생산해 낸다. 박성재 과장은 “왕겨 배합 재료도 연탄과 같은 속도로 생산할 수 있다.  8시간 기준 2만 8천장~3만장까지 생산해낼 수 있다”고 한다. 

연탄은 석탄을 공장으로 운반하는 과정,  5톤  무게의 해머분쇄기로 석탄을 잘게 부수고 선탄기로 불순물을 걸러내는 과정을 거쳐 윤전기(Yeontan Machine)에서 연탄을 제작한다. 
이 중 핵심 부품이 윤전기다. 핵심은 강한 압력과 물리력을 유지하는 것. 윤전기는 분쇄된 석탄을 압착기로 특수 몰드(금형)에 통과시켜 연탄 모양을 만든다. 

2010년 이후 윤전기를 처음부터 설계 제작한 회사는 선두이엔지가 유일하다. 
진윤용 대표는 “윤전기는 1970년대 당시 프레임이 우수하게 설계되었다. 이후 부분 개량해서 현재 국내 성형기는 완벽한 성능에 도달했다”고 말한다.  

연탄성형기 기본 설비는 윤전기 3대와 후방설비를 합해 1세트를 이룬다. 윤전기 1대당 분쇄기, 컨베이어, 회전체, 믹서기, 투입구 라인 등 자동화설비가 부착된다.

모양을 결정하는 ‘마크판’은 22공, 25공, 육각형, 원통모양 등 주문자가 원하는 모양으로 만든다. 작은 성형탄은 30마력의 동력까지 필요없이 저전력으로 성형할 수 있다고 한다. 

박성재 과장은 “보통은 윤전기 3대 중 2대가 운전하는 동안 1대는 세워두고 정비하는 방식으로 운영한다”고 말했다. 윤전기 1대의 무게는 약 14톤. 완제품으로 운반하기 힘든 무게다. 부산 공장에서 제조하여 현지에서 조립한다. 

조립에 투여되는 인원은 3~4명, 기간은 조립에 4개월, 시운전과 완제품 생산 안정화 테스트까지 1개월, 합해서 5개월 가량 소요된다.

조립 작업은 젊은 사람들도 힘들다고 할 정도로 쉽지 않다. 현지 인력이 용접 등의 보조작업을 맡으면 시간과 비용이 절감된다.   

선두이엔지는 연탄을 일곱 단으로 쌓아 단번에 트럭에 싣는 ‘상차기’ 특허도 보유하고 있다. 선두이엔지의 ‘상차기’로 연탄을 2.5톤 트럭 가득 싣는데 10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 지게차를 이용해 싣는 것에 비해 운송시간과 인건비가 대폭 절감된다.   

40여 년 연탄제조기계 외길, 상차기 특허 획득

연탄제조기계는 강한 물리력으로 작동하기에 첨단 IT나 센서로 제어하거나 자동화하기 힘들다. 그럼에도 선두이엔지 기계가 고장이 거의 없고 안정적인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오랜 경험, 운영 노하우와 감각이 축적되어 차이를 만든다고 한다.   

“제가 한우물만 팠다고 할까요, 다른 곳에 가지 않고 오직 연탄 기계만 만들어왔습니다.” 

진윤용 대표는 20대에 연탄성형기 제조 공장에 입사할 때부터 기계만 보면 작동 원리가 머리에 그려졌다고 한다. 직원들에 의하면 진 대표는 지금도 기계가 어디가 아픈지, 보기만 하면 진단과 처방을 즉석에서 내놓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연탄공장으로부터 수리 요구가 몰려들 때가 있었다.

진 대표는 지금까지 40년 간 연탄 제조기계와 동고동락했다. 현재 전국 약 40여개 연탄공장 중 자체 수리 역량이 있는 호남 지역을 제외하고 대부분 선두이엔지가 수리를 맡는다.

하지만 부품은 자주 교체해야 한다. 석탄과 철이 만나서 부식이 잦기 때문이다.   
박성재 과장은 “최근 기계고장은 거의 없다. 부품교체 주문이 대부분인데 수익이 나지 않는다. 때로는 한나절, 1박2일이 걸려도 사장님이 직접 출장 교체한다”고 말했다.  

진 대표는 우즈베키스탄이나 키르키즈스탄, 동남아 국가에 비해 우리의 무연탄 재질이 좋아 연탄성형기가 더욱 빛을 발했다고 한다.  

“갈탄을 사용하는 지역은 현지에 맞게 성형방법을 고민해야 합니다. 또 제3국에 진출하기 전에 아궁이, 보일러, 난로 등 난방과 취사조건을 먼저 고려해야 합니다.”

선두이엔지 윤전기 1대의 연탄생산능력•1장당 무게 3.6kg•1시간 3,600개•1일 8시간 기준 28,800개(103,680kg)
선두이엔지 윤전기 1대의 연탄생산능력
•1장당 무게 3.6kg •1시간 3,600개 •1일 8시간 기준 28,800개(103,680kg)

 

북한의 질좋은 무연탄, 성형기계에 적합  

일제시대 들여와 1950년대부터 보급되기 시작한 연탄은 생석탄을 태우거나 땔나무를 쓰던 가정에 혁신을 가져왔다. 올림픽이 열리던 1988년까지 한국 가정의 78%가 연탄을 사용했다. 

1990년대 들어 도시가스 보급 등으로 연탄은 서민에너지의 자리를 내주고 우리 주변에서 사라졌지만 선두이엔지의 연탄성형기 제작 기술은 다양한 지역에서, 다양한 용도로 새로운 고객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선두이엔지는 최근 폐업한 연탄공장의 중고 윤전기를 사들이고 있다. 윤전기는 30~40년 되어도 성능에 변함이 없고, 축, 부품, 테이블을 제작해 조립하면 새 제품처럼 성능을 낼 수 있다고 한다.

진윤용 대표는 주문받은 연탄설비 부품을 트럭에 실으며 덧붙였다. 
“한국에서 연탄성형기를 풀세트로 만들어내는 업체는 이제 선두이엔지밖에 없으니, 힘닿는 데까지 이 기술을 지켜내려 합니다. 언젠가 북한에도 쓰일 날이 오겠지요. 무연탄이 질도 좋고, 난방도 우리처럼 온돌문화이니까요.”

진 대표의 말처럼 선두이엔지의 성능 좋은 연탄성형기가 저개발국의 바이오연료 성형과 북한의 서민용 연탄제작 현장에서 인정받는 날이 하루 빨리 오기를 기대해본다. 


_대한석탄공사 특별취재팀과 공동취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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