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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한반도신경제구상, 전략수정이 필요하다
【리뷰】한반도신경제구상, 전략수정이 필요하다
  • 이재영 기자
  • 승인 2020.03.02 22: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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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기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의 '남북한산업협력의 주요 쟁점' 요약.(산업연구원 '산업리뷰' 2019년 11월호 특집)

한반도신경제구상, 전략수정이 필요하다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신경제구상은 전략수정이 필요하다는 논문이 발표되었다. 산업연구원이 발간하는 '산업리뷰' 2019년 11월호 특집에서 이석기 연구위원은 '남북한산업협력의 주요 쟁점'을 분석했다.

논문에서 저자는 한반도신경제구상의 전략과 방법론, 방향성이 구체화되어야 하고 북한 실정에 맞게 수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존 관념을 뒤엎는 주장도 제기됐다.

'개성공단 방식'의 경제특구는 더 이상 가능하지 않다고 이 연구위원은 진단했다. 해주경제특구의 효율성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북한의 동해안을 겨냥해 내놓은 '환동해권 에너지•자원 벨트'전략은 북한 주력 산업 전략과 관련성이 약하다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신경제구상은 Δ'하나의 시장'과 Δ3개의 경협벨트를 전략목표로 내세우고 있다. 3대 경협벨트는 Δ환동해권 에너지•자원 벨트 Δ환황해 산업•물류•교통벨트 ΔDMZ 환경•관광벨트 전략으로 구성되어 있다. 

한반도신경제 3대 벨트. (출처. 통일부) https://www.unikorea.go.kr/unikorea/policy/project/task/precisionmap/
한반도신경제 3대 벨트. (출처. 통일부) https://www.unikorea.go.kr/unikorea/policy/project/task/precisionmap/

 

이석기 연구위원은  '한반도신경제구상'의 문제점과 보완 과제를 다음과 같이 제시했다. 

첫째,  '하나의 시장’은 선언적 의미를 넘어서야 한다는 것이다. '하나의 시장'은 남북경협의 최종상태에 관한 비전이자, 최고의 정책기조이기에 방향성이 분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하나의 시장'이 남북경협을 통한 '남북한경제통합론'으로 확장될 것으로 봐야 하고, 그에 대응해 구체적 방법론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북한의 산업발전 전략을 충분히 고려하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북한은 2011년 '국가경제개발 10개년 전략'을 발표해 '주력산업 재건'에 중점을 두었다. 이 계획에는 12개 사업 분야, 총 1천억 달러의 투자를 유치하여 '주력산업'을 재건한다는 목표가 담겨있다는 것이다.

또 북한은 2016년 경제개발 5개년전략을 통해 사회주의기업책임관리제를 공식화하고 서해안지역에 경제개발구를 배치했으며, 설비현대화 등을 통해 생산력 증대를 추진했다.

이석기 연구위원은 '한반도신경제구상'이 북한의 경제발전 전략에 맞춰 조응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예를 들어 북한이 평양과 남포 지역을 첨단산업과 수출제조업 중심지로 개발하고 있으므로 우리도 서해안벨트 전략을 수정해야 한다는 구체적 대안을 제시했다. 

셋째, 이 연구위원은 한국 주력 산업과 북한과의 분업구조를 염두에 둘 것을 촉구했다.  '남북한 분업구조'는 남북경협의 잠재력이 가장 큰 분야이지만, 현재의 구상은 남북한 분업 구축 방향이 포함되지 어려운 구조라는 것이다.

한반도신경제구상의 '3대 경협벨트'라는 지역적 개념으로 축소되어 다양한 가능성이 닫힐 수 있다는 것이다. 

요약하면 ① 한반도신경제구상은 3대경협벨트 구축이라는 최종 상황은 제시하고 있지만 이 최종 상황에 도달하기 위한 과정이나 방법론이 명확하게 제시하지 못했다 ② 북한 경제의 요구와 경제발전 전략 등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하고 있다 ③ 북한 산업협력의 가장 큰 잠재력인 남북한 분업구조 구축 방향을 포함하기 어려운 구조를 갖추고 있다는 점 등의 문제를 안고 있다는 것이다.

'동해안 중화학 공업지대가 빠져 있다'

이석기 연구위원은 '동해안벨트'에 대해서는 원산의 관광지 외에도 북한이 중점을 두고 재건하고자 하는 청진· 함흥·원산 등 중화학공업지대에 대한 전략이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북한 동해안 지역이 평양, 남포 다음으로 발전 가능성이 큰 지역이며 남북한 제조업 협력이 기대되는 지역이라고 파악한다.

이들 북한 중화학공업지대에서는 중국과 경쟁이 심화되는 금속, 화학, 자동차, 조선 산업 등의 분야에서의 전략을 수립해야 있다고 촉구했다. 당장 가시적 성과가 나올 수는 없지만 중장기적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석기 연구위원은 또 2007년 10.4 선언 당시 '긴장완화' 차원에서 제안된 '해주특구'를 재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18년 평양정상회담에공동선언문에 서해경제공동특구가 포함되었는데, 이를 해주특구로 한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해주특구는 2007년 노무현 대통령이 경제협력을 통하여 군사적 긴장을 완화한다는 발상에서 추진했다. 하지만 2018년 문재인 정부 들어 두 차례 정상회담과 9.19 합의로 경제협력과 별개로 '군사적 긴장완화'가 추진될 토대가 마련되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경제와 정치적 사안을 분리해서 접근해야 하고, 기존의 '군사적 사유'로 추진된 '해주특구'는 재고해야 한다는 것이다.

만일 '해주특구'를 건설한다면 해주까지 새로운 수송로를 건설해야 하고, 노동력 수급에도 문제가 있다고 본다.  '해주특구'가 개성공단과 연계성을 갖고 추진된 것도 아니라는 것이다.

해주특구는 가능할까?

이석기 연구위원은 해주특구 뿐 아니라 '특구' 방식의 남북경협 자체에 의문을 제기한다.

남한 중심으로 추진되는 경제특구는 남북경협의 전면적 활성화에 오히려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는 것이다. 개성공단을 재개한다 하더라도 100여개 기업으로 한정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연구위원은 특구 대신 '경제협력 벨트' 개념으로 접근할 것을 제안한다. 북한이 개발 중인 평양 인근의 경제개발구를 중심으로 중소규모 경제특구를 공동개발하는 방안이 더 효율적이라는 것이다.

설사 대규모 경제특구를 추진한다 하더라도 이는 남북경협 초기보다는 남북경협을 통하여 북한의 주도성이 어느 정도 확보되고, 대규모 투자 조건이 갖추어진 이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해주특구: 2007년 노무현 전 대통령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의 정상회담에서 서해평화특별지대 구성에 합의했다. (10.4 선언). 당시 '해주지역'은 개성과 달리 북한의 군사력이 밀집된 곳이어서 북측이 '해주항' 개발에 난색을 표했지만 노무현 대통령이 오후까지 회담을 연기할 것을 집요하게 요구해 얻어낸 성과로 알려졌다. 10. 4 선언에는 해주 지역에 경제특구를 건설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10.4 선언은 또 해주와 주변해역을 포함한 ‘공동어로수역’을 지정하자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그밖에 해주항 활용, 민간선박의 해주직항로 통과, 한강하구 공동이용에 관한 합의가 포함되었다.

출처: 문화체육관광부(대한민국 정책브리핑) http://www.korea.kr/special/policyFocusView.do?newsId=148638162&pkgId=49500301&pkgSubId=&pageIndex=1
출처: 문화체육관광부(대한민국 정책브리핑) http://www.korea.kr/special/policyFocusView.do?newsId=148638162&pkgId=49500301&pkgSubId=&pageIndex=1

그렇다면 "개성공단을 제외하고 북한진출해서 성공한 기업이 거의 없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이석기 연구위원은 2010년 경 개성공단 이외 지역에서 남북경협이 확대되고 있었다는 근거를 제시한다.  남북 산업협력의 전단계라고 할 수 있는 '위탁가공교역'은 빠르게 증가하던 때에 5.24가 내려져 강제적으로 중단되었고, 남북경협의 가능성을 확인하기도 전에 문이 닫혔다고 본다. 이후 중국을 중심으로 빠르게 북중 위탁가공교역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5.24 조치:  2010년 3월 26일 백령도 근처에서 천안함이 침몰했다. 이명박 정부는 조사결과 조선인민군 해군 잠수정의 어뢰 공격을 받아 천안함이 침몰했다고 발표, 이에 대한 대응으로 2010년 5월 24일 대북 제재 조치를 발표했다. 5.24 조치는 '남북 교역 중단' '국민의 방북 불허' '대북 신규 투자 금지' '대북 지원사업의 원칙적 보류'   '북한 선박의 남측 해역 운항 전면 불허'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조치로 1988년 부터 북한과 교역해오며 북한 내륙에 진출한 1,146개 기업이 북한 전역에서 철수했다.  남북 민간교류도 이 때부터 대부분 중단되었다.  

'북한의 주도성 문제'

<논문>은 또 다른 측면에서 '해주특구'의 문제점을 지적한다. 남한이 개성공단 방식으로 해주 경제특구를 추진한다면 과연 북한이 수용할 것인지를 묻는다.

사실 '북한의 주도성' 문제는 그동안 크게 공론화되지 않았다. 이석기 연구위원은 남북경협이 북한 지역 내에서 진행될 경우 '북한 주도 원칙'을 분명하게 확립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앞서 예처럼 북한은 땅만 내주고 경제적 비용을 치르지 않은 개성공단은 그런 의미에서 앞으로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만일 북한이 개성공단에 큰 경제적 비용을 지불했다면, 또는 개발, 운영단계에서 북한의 참여가 확대되었다면 북한이 특구방식의 개발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했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다만 북한이 전 산업분야에서 주도성을 발휘하기까지 중소규모 경제개발구 개발이나 소규모 남북경협 전용공단 개발을 우선 추진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제안한다. 

마지막으로 이석기 연구위원은 남북한 경제협력 업종 문제를 제기한다.

현재 남북경협의 업종에 대해 '노동집약적 산업'에 치중해야 한다는 의견과 'IT 등 첨단산업'으로 경협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노동집약 산업은 초기 대규모 투자 없이도 남북경협을 빠르게 확대할 수 있다. 저자는 하지만 노동집약 분야도 고도화되지 않으면 남북경협은 한계에 직면할 것이므로, 서로 분리해서 파악하지 말 것을 권고한다. 

노동집약적 분야에서 민간이 주도해나가면서 기술집약적 분야는 공공 부문이 주도하고 주력 산업 분야에서 남북한 분업구조를 구축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안한다.

남북경협의 핵심 전략에 대한 성찰

산업연구원의 2019년 11월 '산업리뷰' 특집 기사는 같은 해 8월 발간한 이석기 연구위원의 단행본 『남북한 산업협력 쟁점 분석』을 요약한 글이다.

책의 앞부분에서 저자는 "남북경협은 접경지대에서의 제한적인 경제협력 기조에서 벗어나" 북한 전역에서 전면적인 남북경협을 추진한다는 것을 원칙으로 해야 한다고 말한다.

또 남북경협은 남북한 양측의 이익 균형을 도모해야 하고 북한경제 성장을 같이 추진한다는 전략이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 연구위원의 논문은 그동안 우리가 경제적으로 '배후지(Hinterland) 진출'이라는 틀에 갇혀 북한경제를 바라본 측면은 없는지 되묻게 한다.

비록 남북관계가 단절되어 있지만, 남북경협에 대비할 산업적, 정책적 공론의 장이 더욱 활성화되기를 기대해본다.

산업연구원 '산업리뷰' 2019년 11월호 특집 [남북산업협력의 주요 쟁점]
산업연구원 '산업리뷰' 2019년 11월호 특집 [남북산업협력의 주요 쟁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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