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와 혁신의 관점에서 본 남북경협
평화와 혁신의 관점에서 본 남북경협
  • 이영훈 SK경영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 승인 2019.09.30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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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SK경영경제연구소 이영훈 수석연구원이 통일연구원 개원 28주년 학술회의
“4·27 판문점선언 1주년 성과와 향후 과제”에서 발표한 논문을 이 연구원의 허락을 얻어 축약한 것이다.

남북경협을 보는 관점과 해석은 다양하다. 그러나 그다지 새로운 것이 눈에 띄지 않는다. 주변 환경은 크게 변했지만 과거의 프레임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긍정론과 부정론의 대립도 여전하다. 

이영훈 수석 연구원이 <평화와 혁신의 관점에서 본 남북경협>이란 연구 논문을 발표했다. 이 논문은 올해 4월 개최된 통일연구원 개원 28주년 학술회의 발제인 ‘4.27 판문점 선언 1주년 성장과 향후의 과제’ 발표 내용을 토대로 했다. 

이 논문은 지금까지 연구와 비교되는 명료하고 의미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연구원은 “남북경협에 대한 새로운 접근 및 생산적 토론의 틀을 마련하기 위해 이 연구를 시도했다. 이를 위해 기존에 제시된 남북경협의 가치들을 해체·재검토하고, 이를 바탕으로 남북경협의 의미를 재구축하는 한편 현실적 토대를 검토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원은 “새로운 연구의 부족 때문에 남북경협에 관한 ‘연구와 논의’ 문제는 지속되고 있다. 무엇보다 지난 10년간 남북경협 단절로 관련 연구의 수요가 거의 사라졌다. 그로 인해 연구는 정체되고, 환경 변화에 대한 불감증도 깊어졌다”고 지적한다. 기껏 북한 변화를 둘러싼 논쟁만 있었을 뿐, 글로벌 저성장, 중국의 부상 등에 따른 경쟁 심화, 4차 산업혁명과 기술의 확산 등을 반영한 남북경협 프로그램이 제시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한다.

필자는 뿌리 깊은 이념 갈등도 남북경협에 대한 긍정과 부정의 지속적인 대립 이유로 꼽는다. “북한을 ‘동반자’로 보는가 아니면 ‘주적’으로 보는가에 따라 같은 사실도 다르게 인식된다. 더욱이 관련 정보의 제약으로 사실을 판단하기도 쉽지 않다. 그 결과 이념을 걷어내려는 노력보다 이념에 안주하는 경향이 강화되기도 한다.”고 강조한다.

이 논문은 남북 관계에 대한 인식이 평화의 관점에서 철학적 사유가 필요한 영역임을 일깨워준다. 또 슘페터의 ‘혁신’의 관점에서 남북한 경제의 새로운 기축이 무엇인지를 묻는다. 보다 근본적인 질문을 통해 남북경협이 경제만의 문제인지, 경제의 영역에서는 남북 서로에게 신성장동력이 될 수 있는지, 또한 그 근거는 무엇인지를 하나하나 짚어나간다.

 

남북경협은 왜 존재하는가

남북경협은 왜 존재하는가? 라는 근본적인 문제부터 검토하고자 한다. 근본 문제를 제기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존재이유(가치 또는 목표)는 최고의 동기부여 수단으로, 개인이나 조직은 이를 질문하고 답하는 과정에서 성장한다. 따라서 “존재의 이유는 변화를 일으키는 힘”이라 표현되기도 한다. 이런 관점에서 남북경협의 존재이유(가치 또는 목표)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에서 남북경협을 보는 관점의 전환과 새로운 프레임 및 내용 개발이 가능해질 수 있다. 

둘째, 생산적 토론을 위한 최소한의 공통분모를 찾을 수 있는 방법이 된다. 동일한 가치나 관점에서 출발한 이슈나 정책에 대해서는 공감을 기반으로 토론이 가능하지만, 가치와 관점이 다를 경우, 공감을 얻기 어렵고 토론이 겉돌기 쉽다.

 

평화는 보수, 진보의 공통 가치

평화는 다른 여타의 가치들에 비해 사회 구성원들의 절대 다수가 공유할 수 있는 최소한의 가치가 될 것이다.

먼저, 북한을 주적으로 설정하는 입장에서는 북한과의 공동번영은 바라지 않을 것이다. 또한 공동체란 구성원들 간 비적대 관계에 기반하기 때문에, 주적과의 경제공동체는 논리적으로 성립되지 않는다. 따라서 공동 이익과 공동체 형성은 상대적으로 남북경협 논의의 출발점으로서 거리가 멀다. 그러나 우리가 북한을 주적으로 생각하더라도 극소수를 제외하면 ‘전쟁’을 통한 문제 해결을 바라지 않는다. 평화는 진보·보수 정권을 막론하고 공통된 핵심 가치가 되어 왔다.

우리에게 핵심 가치로 자리 잡은 ‘평화’에 무엇을 더 부가하려고 하는 것인가? 새로운 것이 무엇인가? 많은 사람들이 평화를 얘기하고 있으나, 평화를 얘기하면 비둘기를 먼저 연상하듯이 그 의미가 막연하고, 현실적으로 평화를 구축하는 것이 요원할 뿐이다. 본고는 이와 같은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서로의 문제점을 보완하는 포용

평화는 전쟁, 폭력 혹은 분쟁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따라서 평화를 이루는 길은 폭력과 분쟁을 지양하는 것이 될 것이다.

평화에 대한 숙고가 없이 자기중심적 사고에서 대북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갈등을 지속시킬 따름이다. 자기중심적 사고는 우리 내면에 ‘초기화(default setting)’ 되어 있어, 은연중에 남북관계를 선악관계 혹은 제국주의적 관점으로 투사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관점에서의 접근을 북한이 수용하겠는가. 평화를 원한다면, 역지사지 원리의 확장, 즉 역지사지하고 포용하는 특별한 노력이 필요하다.

인식의 측면에서, 역지사지한다는 것은 상대도 우리와 같은 유기체라는 점을 인정하는 것이다. 즉, 북한도 생존과 번영을 위해 변화를 모색한다는 점을 인정하는 것이다. 따라서 북한에 대해서도 최소한의 보편적인 분석의 틀을 적용해야 한다. ‘북한은 변하지 않는다.’ 등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북한이 환경 변화에 대응하여 어떤 정책 변화를 모색하는지, 그 정책의 성과와 한계는 무엇이며, 이를 고려할 때 향후 북한의 과제는 무엇인지 등을 분석해 보아야 한다.

실천의 측면에서, 포용한다는 것은 일방적인(혹은 시혜적인) 포용을 넘어 상호적인 포용을 지향한다. 과거 햇볕정책에서의 포용은 일방적인 포용이었다. 그 결과 북한은 흡수통일에 대한 경계의식을 낳기도 했다. 반면 상호적인 포용이란 결여/문제점(pain point)을 서로 보완·교환하는 한편 미래의 비전을 공유하는 것으로 발현된다. 그 비전은 중국, 일본 등 주변국들과 동등한 수준의 ‘경제 강국’(경제공동체)이 되는 길이다. 향후 비핵화를 전제로 우리가 평화를 구축할 수 있는 길은 군사강국이 아니라 경제 강국이기 때문이다. 이는 분단을 극복하는 적극적인 평화의 길이기도 하다.

 

부족한 요소를 교환해야 미래비전 가능

남북한 경제정책 전망을 종합해 보면, 경제성장, 혁신 등 남북한의 과제(혹은 needs)가 일치하고 있어 남북경협의 여지는 크다고 판단된다. 향후 남북한 최대의 경제과제는 경제성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남한은 성장위기에 직면해 있고, 북한은 단번도약의 요구를 충족해야 하며, 이를 위해 남북한 모두 ‘혁신’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남한의 경우 신북방·신남방 등 경제영역의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북한은 개도국의 상황을 탈피하는 것이 당면과제이겠지만, ‘세계수준의 풍요’를 목표로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향후 경제성장을 추진하는 데 있어, 남북한은 각자 부족한 요소를 서로 교환하고 미래의 비전을 공유할 수 있을 것이다. 남한은 자본과 기술을, 북한은 노동력을 제공하는 방식의 교환이 향후에도 당분간 유효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이러한 협력을 통해 남북한은 주변 4강들과 동등한 수준의 ‘경제 강국’(경제공동체)을 만드는 것을 비전으로 삼을 수 있다. 이는 분단 극복을 위한 가장 적극적인 평화의 길이기도 하다. 

한편 남북경협과 이를 통한 경제성장은 사회갈등을 완화함으로써 우리 사회의 평화 구축에 기여할 것이다. 한국의 사회갈등은 심각한 수준인데, 성장의 정체는 사회갈등을 격화시킬 가능성이 크며, 마티아르 센이 지적했던 것처럼 이는 평화를 위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남북경협은 경제성장의 주된 동력으로서 ‘혁신’에 어떤 의미를 제공할 수 있는가? 더 나아가 남북경협은 경제 강국 형성 혹은 경제영역 확대에 어떤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가?

 

남북경협에 혁신이 있는가

남북경협이 우리 경제의 신성장동력이라는 가설이 성립하려면, 경협에 혁신의 요소가 있는지 검토해 봐야 할 것이다. 이는 혁신을 통해서 체제 내에서 일어나는 질적인 변화가 경제발전의 근본적 동인으로 작동할 수 있는가를 검토하는 것이다.

슘페터가 정의한 새로운 재화, 새로운 생산방법의 도입, 새로운 시장의 개척, 원료나 반제품의 새로운 공급원 확보, 독점적 지위의 형성 또는 독점의 파괴의 다섯가지 정의를 통해 이제 남북경협에 이러한 혁신의 요소가 있는지 여부를 검토해 보기로 하자.

 

새로운 시장개척

비핵화 후의 북한은 수요제약을 해결해 줄 새로운 시장이다. 북한이 구매력이 부족한데 무슨 시장이냐는 반문이 제기될 수도 있다. 물론 소비의 측면에서는 아직 구매력이 부족하다. 하지만, 투자와 수출(북한 특구에서 생산한 제품의 해외수출)의 측면에서는 새로운 수요가 창출될 수 있다. 북한 개방 후 인프라 및 특구 건설이 본격화되면, 투자와 수출 수요가 크게 확대될 수 있다. 그에 따라 생산이 확대될 여지가 크다.

이 경우 대북사업은 ‘투자’의 개념의 사업이다. (북한 붕괴로) 남북이 통합된 이후 남한의 부담으로 추진되는 ‘비용’의 개념이 아니라, 상호 Win-win의 거래로 추진된다. 대북제재 해제 이후, 북한 개발에 공적 자금과 민간 자금이 투입되고, 투자의 대가로 BOT(Build Operate Transfer 수익형 민자사업) 방식, 또는 광산 개발권 등 각종 사업권들이 거래될 수 있다. 참고로 북한은 2013년 외자 유치를 위해 특구 관련 법의 개발규정 “특별허가경영”에 BOT 방식을 제시했고, 이후 인프라 및 특구 건설 사업 계약에 적용할 것을 명시하고 있다.

한편 남북한이 경제적으로 연결되면 섬이었던 남한이 본격 개방되면서 한반도는 대륙과 해양을 연계하는 유라시아 랜드 브리지(land bridge)가 된다.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3성, 연해주, 일본 및 산동성의 인구를 합하면 5억이 넘는다. 한반도는 5억 이상의 시장을 연결하는 플랫폼 국가로 발돋움할 수 있다.

 

새로운 생산방법 도입

북한의 Needs를 고려할 때, 특구는 노동집약형에서 시작하겠지만, 점차 기술집약형으로 전환하게 될 것이라 전망된다.

북한의 노동생산성에 대한 평가는 크게 엇갈린다. 하지만, 개성공단 기업들의 경험이 입증하고 있는 것처럼 예상보다 높다고 판단된다. 일반적으로 임금수준은 노동생산성을 반영하여 결정된다는 이론 때문에, 낮은 북한의 임금 수준을 고려하여 노동생산성을 낮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국가 간 임금격차는 개인의 능력보다 주로 역사적으로 축적된 사회적 시스템에 기인한다. 따라서 북한의 임금과 노동생산성을 고려할 때, 남한의 자본장비 및 기술과 북한의 노동력이 결합하는 생산방법은 신규투자를 유발하면서 경제발전의 근본적 동인으로 작동할 수 있을 것이라 본다.

한편 북한의 경제특구는 기득권의 저항으로 진척시키지 못하고 있는 4차 산업혁명 기술의 Testbed로 적극 활용할 수 있다. 남한은 4차 산업혁명 추진 관련해서 “기술이 번 돈을 제도가 까먹는 구조”이며, 심지어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산업에서 중국에 뒤진 것은 기술이 아니라 규제의 결과”라고 평가되고 있다. 한편 북한은 기득권 저항이 없기 때문에 4차 산업혁명 기술들의 실험장을 제공하고 협력함으로써 자체 기술역량을 빠르게 향상시킬 수 있다.

예를 들어, 전력 문제 해결은 북한의 경제문제 해결의 시작이자 핵심 부문인데, 전력 확충의 대안으로 제시되는 ‘분산형 발전’은 아직 전 세계적으로 기술수준이 성숙되어 있지 않아, 기술 개발을 위한 Testbed가 필요하다. 그 외에 원격진료, 공유경제 도입 등 기득권 저항으로 기술혁신을 이루지 못하고 있는 영역에서 남북경협은 혁신의 창구가 될 수 있고, 신규 투자를 유발하면서 경제성장을 촉진할 수 있다.

 

새로운 자원의 발견

북한의 지하자원 개발에 우리의 자본과 기술을 투입하면 관련 분야의 남북경협은 새로운 원료 공급원을 확보하는 혁신이 될 수 있다.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여 새로운 생산방식을 적용하면, 새로운 제품 생산, 원료나 반제품의 새로운 공급원 확보가 가능하다. 또한 남북경협이 확대되면, 북한의 국유기업 독점적 지위 해체 및 경쟁 시스템 강화 등의 혁신도 기대할 수 있다.

북한의 경우, 생산수단의 국가소유로 자유로운 기업 활동이 불가능하지만 기득권의 저항이 없고, 정부의 의지에 따라 토지, 노동, 자본(금융) 등의 자원배분에서 선택과 집중이 가능하다. 더욱이 체제 이행기에는 정부의 의지가 보다 중요한 결정 요소가 될 것이기 때문에 단기간에 큰 변화를 이룰 수도 있다.

이처럼 북한의 단번 도약의 의지를 고려하면, 남북경협은 시장, 생산방법, 원료와 반제품 공급원, 제품 등에서 새로운 결합, 즉 혁신의 계기를 제공함으로써 남북한 모두에게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플랫폼의 관점에서 본 남북경협

경제영토를 확대한다는 것은 개방을 대폭 확대하여야 함을 의미한다. 이를 통해 해외진출을 확대하기도 하지만 세계 수준의 인재와 자본 및 기술을 끌어들일 수 있게 된다. 인구, 자원 등의 측면에서 소국인 한국이 주변 4강들과 동등한 경제력을 확보하고 평화를 구축하려면, 17세기 네덜란드, 20세기의 싱가포르처럼 과감한 개방과 포용을 통해 지역의 중심국가로 거듭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러한 접근 방식을 ‘플랫폼 국가’ 전략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플랫폼이 구축되려면 여타 국가나 기업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구심력이 있어야 하며 이를 축으로 여타 국가나 기업들을 연계하는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참여자들이 확대되면서 플랫폼이 제공하는 가치가 증대되는 네트워크 효과(Network Effect)를 얻을 수 있게 된다. 이를 잘 보여주는 플랫폼 기업의 대표적 사례가 애플,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등이다.

그렇다면, 한국의 경우,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는 구심력을 어디서 구할 수 있을까? 현재로서는 중국, 일본 등 주변국에 비해 유리한 요소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남북경협에서 그 가능성을 찾아볼 수 있다. 남북관계가 “통일을 지향하는 과정에서 형성되는 특수관계”라는 점에서 남북경협은 우리만 갖고 있는 유리한 요소일 수 있다. 북한을 파트너로 하는 남북경협의 측면에서 보면 우선 대륙과 해양을 연결하는 지리적 이점을 확보하게 된다. 

또한 비핵화 후 남북경협은 혁신의 계기를 제공함으로써 경제발전의 근본 동인으로 작용할 여지가 크다. 혁신을 통해서 체제 내에서 일어나는 질적인 변화가 세계 수준의 인재, 자본 및 기술의 유입을 촉진할 수 있다. 이와 함께 남북경협을 통한 정치·군사 등으로의 평화 확산은 주변국들의 참여를 촉진하게 될 것이다.

이것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우선 지도자들의 노블리스 오블리제, 관료들의 청렴과 효율성, 엄정한 법치, 인종과 국적 차별 폐지 등을 통해 신뢰와 배려의 ‘사회자본’을 확충해야 할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과거 네덜란드와 싱가포르의 사례를 참조할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플랫폼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서는 상호이익을 누릴 수 있는 포용의 접근이 필요하다. 협상력을 높여 상대방에 대한 의존을 줄이고 갑을 관계를 유지하는 기존의 접근방식에서 벗어나 북한을 파트너로 하고, 북한과의 협력을 확대하고 그들이 수익을 볼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해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평화와 혁신이 남북 경제의 신성장동력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남북경협의 가치 중 다수가 합의할 수 있는 논의의 출발점으로 평화를 도출하고, 평화가 실현되기 위해서는 ‘역지사지 원리의 확장’이 필요함을 제시했다. 이를 간단하게나마 철학을 빌어 정리하는 이유는 관련 정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평화에 대한 깊은 성찰과 이를 토대로 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즉 이념갈등이 심한 남북문제의 경우, 정부 혼자 해결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고 국민 각자가 적극적인 변신을 꾀해야 가능한 일이다. 이러한 경우에는 하양 조정식(top-down Approach)보다 상향 조정식(bottomup approach)으로 푸는 것이 훨씬 효과적일 수 있다.

둘째, 남북한의 당면 과제가 비슷하므로 경협의 여지는 크다고 판단된다. 남북한 모두 최대의 경제과제는 경제성장이다. 이를 충족하기 위해 양자 모두 신성장동력이 필요하며 남북한 공히 ‘혁신’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슘페터적 관점에서 보면, 남북경협은 우리에게 새로운 시장 개척, 새로운 생산방법 도입 등 ‘혁신’의 기회를 제공해줌으로써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 

이는 북한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북한도 새로운 시장 개척과 새로운 생산방법 도입 등 혁신의 계기가 될 뿐 아니라, 4차 산업혁명 기술 및 대규모 외자 도입을 위해 개혁과 개방의 폭을 확대해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셋째, 남북경협이 신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는 것은 남북경협이 향후 남북한 사회의 갈등 해소 및 평화 구축을 실현할 주된 수단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더 나아가 플랫폼 국가 형성을 통한 경제강국 부상 및 평화 구축의 비전을 보다 구체화할 수 있는 계기이자, 이들을 위한 징검다리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향후 이들 비전을 실현하려면, 혁신을 통해 내부 역량을 강화하는 동시에 역지사지하고 상대를 포용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구조개혁을 위한 사회적 합의와 선진사회 진입을 위한 사회자본 확충이 가능하며, 세계 수준의 우수한 인재, 자본 및 기술을 도입할 수 있는 플랫폼 국가로의 전환이 가능하다.

이처럼 남북경협은 평화와 혁신을 토대로 플랫폼 국가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새롭게 모색해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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