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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역사학자 조희승의 ≪임나일본부 해부≫ 출판 뒷이야기
북한 역사학자 조희승의 ≪임나일본부 해부≫ 출판 뒷이야기
  • 최진섭 도서출판 말 대표
  • 승인 2019.08.23 17: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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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순안공항- LA -서울, 약 20,000km의 거리를 돌아서 온 반가운 책 조희승의 ≪임나일본부 해부≫.
군국주의를 추구하는 일본 우익정권이 경제침략을 벌이는 때, 일본과의 ‘역사전쟁’에 꼭 필요한 책이다.

‘임나일본부’라는 말은 낯익으면서도 어려운 말이다. 국사 시간에 들어본 것도 같지만 제대로 배운 적도 없는 게 현실이다. 그러다가 지난해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  이덕일 소장의 권유로 북한역사학자 리지린의 <고조선 연구> (도서출판 말)라는 책을 펴내면서 고조선과 임나일본부 문제가 일제식민사관의 핵심사항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2012년 북에서 나온 조희승의 <임나일본부 해부>라는 책을 알게 된 것은 2019년 4월 재미교포 아줌마 신은미의 북한여행기 <우리가 아는 북한은 없다>를 펴내면서다. 

이 책에는 2013년 신은미 씨가 평양에 갔을 때 안내를 담당했던 ‘조선국제려행사‘의 리정 선생이 조희승 교수의 <임나일본부 해부>라는 책을 신은미 씨 부부에게 선물하는 장면이 나온다. 

 

2만 킬로미터를 돌아서 서울로 온 <임나일본부 해부>

리지린의 <고조선 연구>를 읽으며, 임나일본부 문제가 한일 ‘역사전쟁’의 핵심임을 알게 됐는데, 북한 역사학자가 최근에 쓴 ‘임나일본부’ 관련 책 제목을 보게 된 것이다.

반가운 마음에 곧바로 서울 서초구의 국립중앙도서관 특수자료실을 방문해서 ‘임나일본부 해부’를 검색해보았다. 놀랍게도 <임나일본부 해부>는 개가식 서가에 꽂혀있었다. 그런데 문제는 복사 및 대여가 금지된 자료였다. 

순수 역사물이 무슨 불온서적이라고 복사도 못 하게 하는 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일단 그날은 다음에 필사라도 해가리라 마음먹고 도서관에서 나왔다. 미국의 신은미 선생에게 북한여행기에 소개된 조희승 선생의 역사책을 출간하고 싶다라는 뜻도 밝혔다.

며칠 후 서울 인사동에서 역사 문제에 관심이 많은 J 선생과 차 한잔 할 기회가 있었다. 그 자리에서 이런저런 얘기 끝에 “다음번에 ‘임나일본부’를 주제로 한 책을 내고 싶고, 북한에서 나온 <임나일본부 해부>라는 책이 있는데, 내용을 살펴보니 대중역사서로 남쪽에서 출판해도 괜찮을 것 같다”라는 말을 했다. 

그랬더니 그 분이 “그 책 나한테 있어요. 빌려드릴게요.”라는 말을 해서 깜짝 놀랐다. 미국 LA에 갔을 때 신은미 선생 집에 방문했는데, “방북했을 때 선물받은 책인데, 고대사 문제에 관심 많은 분이 보는게 더 좋겠다면서 주셨다.”라고 했다. “세상에, 이런 일이...”  따로 없었다. 

얼마 뒤 J 선생을 다시 만난 자리에서 지구를 한 바퀴 돌아온 <임나일본부 해부>를 받아볼 수 있었다. 

약간은 흥분된 마음으로 광개토왕릉비 사진이 들어간 표지를 넘기자마자 북의 안내원 리정 씨가 신은미, 정태일 선생에게 “이 책은 저의 스승이신 조희승 선생님의 저서인데 제가 애호하는 책”이라고 쓴 손글씨가 눈에 들어왔다.

평양 순안공항-LA -서울, 약 20,000km의 거리를 돌아서 손에 들어온 책이었다. 단지 한 권의 책이 아니라 천 년 동안 비밀스럽게 전승된 보검을 손에 쥔 기분이었다. 더구나 일본의 우익정권이 다시 전쟁할 수 있는 나라를 꿈꾸며, ‘경제침략’을 노골화하는 시기가 아닌가. 

임나일본부설(남선경영론, 남부조선지배론)은 일본 우익이 꿈꾸는 정한론, 대륙 진출의 이론적 기반이기도 하다. 일본과의 ‘역사전쟁’에 꼭 필요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2019년 7월 26일, 인쇄소에서 갓 나온 책을 들고 우체국으로 갔다. 우체국 국제특송으로 미국의 신은미 선생에게 <북한학자 조희승의 임나일본부 해부>를 발송했다. 

신은미 씨는 미국 시민권자의 방북금지 조치가 해제되면, 이 책을 들고 평양을 방문해 조희승 교수에게 전달할 것이라 한다. 책이 살아있는 생명체임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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