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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강원도 경제협력의 밑그림
남북강원도 경제협력의 밑그림
  • 이헌수 남북강원도경제협력협회 이사장
  • 승인 2019.08.23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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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한반도 변화는 우리 민족사에서 2천년 만에 오는 대 변화의 시작일 수도 있다.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키는 것뿐만 아니라, 한민족이 함께 신문명으로 번영의 길을 열 수 있는 기회의 시간이기도 하다. 여기서 우리는 통일을 서두를 것이 아니라, 먼저 가능한 경제협력을 통해 남북의 평화를 만들어 가야 한다. 지금은 평화체제를 만들어 가려는 남과 북의 적극적인 의지가 분단 이후 가장 적극적으로 표출되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 한민족의 대단결이 중요한 시점인 것이다. 남북 접경지대에 있는 강원도와 경기도는 다른 시도에 비해서 남북 공동의 경제협력과 시장을 조성할 수 있는 타협과 조정의 지대에 있다.  

평화시대에는 남한에서의 남북협력보다 북한지역에서의 남북협력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현재까지의 교류협력이 인도적 지원, 사회문화스포츠 교류가 중심이었다면 이후에는 경제교류가 중심이 될 것이다. 

 


 

강원도의 역할 

지리적으로 볼 때 강원도는 남북의 평화시대를 누구보다 앞장서서 열어가야 할 의무와 권리가 있다. 두 가지 요소를 주목해 보아야 한다.

첫째는 접경지대라는 점이다. 남한 강원도의 접경지대는 철원의 평야지대, 화천-양구-인제의 남북 공유하천, 양구-인제-고성의 백두대간 산악지대, 고성의 해안과 동해지대로 구성되어 있다. 북한 강원도의 접경지대는 철원의 평야지대, 평강의 고원지대, 김화-창도, 금강의 남북공유하천, 금강-고성의 백두대간지대, 고성의 해안과 동해지대로 구성되어 있다.

남북강원도의 접경지대는 지리적으로 맞닿아 있어, 주민 생활과 경제가 상호 교류하면서 일체성을 바로 회복하여 강화할 수 있는 조건을 가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접경지역에 맞는 사회경제적 교류를 준비하는 것이 매우 필요하다.

두 번째로 볼 것은 평화시대의 강원도는 북한의 함경도, 양강도 지역과 더불어 동북부 지역에 위치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반도의 동부, 특히 동북부는 산림과 물이 풍부한 지대이다. 이곳은 한반도의 평화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문명 위기의 시대에 새로운 생명의 문명을 만들어가는 지역으로 준비되어야 할 곳이다. 농림어업 등의 1차 산업뿐 아니라, 산과 강, 바다, 바람, 태양, 바이오 등을 이용한 미래 에너지를 개발하고 첨단 생명산업을 육성해야 할 지역인 것이다.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신경제 구상이 경제개발에 초점이 있다고 한다면, 남북이 공동으로 만들어 가는 신경제 지도는 한반도 동북부를 생명 경제의 거점으로 육성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다. 평화 시대 강원도의 경제협력은 북한의 경제 재건과 남한경제의 막힌 출구를 뚫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니라, 민족 공동체가 지속가능한 미래 문명을 준비해야 하는 것이다. 

 

강원도의 경제 협력방향

남북강원도의 경제협력은 서부에 비해서 지리적인 특성을 살리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남북 강원도의 백두대간을 중심축에 놓고, 동해안 지역, 동해바다, 남북강원도의 영서지역, 접경지역 등으로 구분해서 협력의 방안을 구상해야 할 것이다. 여기에 더하여 현재 북한에서 계획하고 있는 경제개발의 방향을 고려해야 한다. 이후 남북협력시대가 열리면서 만들어질 변화를 예측하여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큰 그림을 살펴보면, 우선 북한의 원산-통천-고성을 잇는 동해안 관광벨트이다. 이 벨트와 남한의 고성-속초-양양-강릉-삼척을 연결하는 동해안 관광벨트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두 번째는 천내-법동-고산-회양-금강을 잇는 북강원도의 백두대간과 인제-홍천-평창-정선-태백을 잇는 남강원도의 백두대간 산림복원과 생태연결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세 번째로는 세포-이천-평강 지역의 세포등판 축산단지와 철원-춘천-홍천-횡성-평창을 잇는 영서지역의 농축협력을 모색하는 것이다. 

네 번째로는 남북 철원군의 영농협력, 화천-김화의 북한강 공동이용, 양구-창도의 신재생 에너지와 에너지 자립마을, 인제-금강의 임업협력과 생태연결, 남북고성의 관광 어업 협력 등을 구상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외에 남북 시군 간의 협력을 추진하는 방안도 있다. 북강원도에는 원산과 문천 2개 시와 15개 군이 있다. 남강원도에는 7개시와 11개 군이 있다. 인구 수 또한 비슷해 남강원도 150여만 명이고, 북강원도는 150만 명에 조금 못 미친다. 북강원도의 면적은 남강원의 2/3 정도에 이르는 등 남북 강원도는 여러 가지 비슷한 조건을 갖고 있다. 사회경제적인 조건도 비슷하다. 상호 협력할 수 있는 어느 곳보다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다.

 

남북강원도 농림축산업 협력 전망

농축산업 분야에서 우선적으로 협력 사업이 가능한 5부문을 살펴보자.

① 2001년부터 2007년까지 7년 동안 이루어지다가 중단된 북고성지역의 공동영농사업장을 재개하는 것이다. 

고성군 성북리, 금천리, 삼일포리 등 3개소의 양돈장과 금천리, 삼일포리 협동농장의 남새온실(비닐하우스), 온정리의 농기계수리소를 비롯한 전도작의 농축산 영농협력은 바로 재개가 가능하다. 

이곳은 2009년 2월에 통일농수산사업단에서 운영하던 것을 강원도에서 이어받아 운영했다. 그러다 금강산 사업이 중단되면서 사업이 시행되지 못한 곳이다. 2016년 가을에 직접 협동농장을 방문하지는 않았지만, 온정리를 가면서 지나치며 본 금천리의 남새온실은 정상적으로 운영되는 것처럼 보였다. 

② 북강원도 세포군, 이천군, 평강군 등 3개 군에 걸쳐 조성된 낙동 단지인 세포등판은 남강원도의 대관령 목장의 50배나 되는 면적이라고 한다. 세계 최대의 낙농단지이다. 남강원도의 영서지방인 철원-춘천-홍천-횡성-평창 등은 남한의 대표적인 축산지역이다. 이를 엮어 남북 강원도의 영서지역 축산협력 추진을 모색할 수 있다. 

평창의 종자를 이용해 세포등판에서 통일 한우를 키우는 협력과 북한에서 키운 소의 육가공 협력사업 등을 모색하는 것도 가능한 일이 될 것이다. 지방자치단체와 축협, 축산농가와 기업 등이 축산협력을 위한 컨소시엄 구성을 검토할 수 있다.

③ 동방의 진주라고 불리는 원산은 북한에서 가장 큰 변화가 있을 지역의 하나이다. 동아시아 최고의 항구입지와 국제공항, TSR-경원선-평원선-동해북부선이 교차하는 철도교통의 요충지. 또한 각종 고속도로가 교차하는 지역임을 감안하면, 한반도 최대의 물류도시로 성장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여기에 더하여 동해안 지역의 청정하고 수려한 경관은 원산의 가치를 한층 높이는 요인이다. 

현재 이곳의 36만 5천여 명의 인구는 머지않아 50만을 넘어 100만 인구의 도시로 성장할 가능성을 지니고 있는 곳이다. 지금 314.4㎢(춘천 면적의 1/4 정도)에 불과한 원산의 도시 면적으로는 100만 인구를 감당하기 힘들며, 도시근교의 시설농업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대한 준비로 원산 인근인 안변군, 고산군 등에 시설농업 등의 협력 사업을 할 필요성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고산군 지역은 일찍이 과수농가가 많은 지역으로 이에 대한 현장 조사와 협력방안을 구상해 볼 필요가 있다.

④ 철원지역은 남북한 공히 제법 큰 평야지대이다. 이곳에 남북으로 걸쳐 있는 평야지대에서 공동경작을 하는 것을 추진해 볼 필요가 있다.  

서로 다른 두 체제에서는 농업 생산물의 경제적인 가치가 다르다. 생산과 유통과정에 반영되는 두 체제의 이질성을 두 체제의 다른 시장경제에서 어떻게 풀어내는가는, 평화체제 이후 남북이 통일로 가는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이에 대한 시험적인 협력 사업을 농업부문에서 한다는 것은 다른 부문과 달리 경제공동체를 이뤄가지 위한 중요한 시험이 될 수 있다. 철원지역을 중심으로 제한적인 범위에서 생산과 분배의 실험을 할 수 있는 농업 협력의 최적지로 철원을 검토해 볼 수 있다.

⑤ 농축산 협력에 있어서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농축산업 한 곳에서 임업, 에너지, 수자원 이용 등의 협력 사업이 동일한 공간에서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이다. 

특히 농업, 임업, 축산업은 상호 유기적인 경영이 이루어져야 하는 분야이다. 북한에서는 이미 임농복합경영이라는 이름으로 복합영농을 하고 있다. 남북협력도 이러한 현실에 기초하여 임농축 복합경영이라는 개념을 가지고 협력 사업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북한 전체 산림 황폐화는 오해 , 보호구역  철저 관리돼

다음으로 임업 부분 협력 사업의 핵심인 북한지역의 산림복원과 병해충방제사업을 살펴보자.
우리가 일반적으로 오해하고 있는 것이 있다. 북한지역 전체 산림이 황폐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 

북한에서는 보호구로 지정된 곳의 산림은 철저히 관리되어 산림상황이 매우 좋다. 이러한 곳에서는 산림 복원이 아니라 산림병해충방제 등의 방역사업이 중요하다. 

북강원도에서 대표적인 산림보호구역은 금강산 지역이다. 금강산 지역의 산림 상황은 남한의 산림과 비교해 절대로 손색이 없다. 산림병해충 방제사업이 금강산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데는 나름 이러한 사정이 있는 것이다. 그리고 원산 등 일부 지역에도 보호림 등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북강원도의 산림병해충 방제사업은 산림상황이 우수한 북고성군의 서쪽지역, 금강군지역, 창도군의 동쪽 지역 등에서 잘 이루어진 것으로 생각된다. 이곳은 내외금강산 지역으로 산림이 철저하게 보호되고 있다. 이 외에 원산과 통천군 등 경관이 우수한 지역의 산림 상황이 매우 좋을 것으로 추측된다.

이러한 사정으로 인해 산림조림 협력은 접경지역의 철원, 평강, 김화, 창도, 북고성 동부지역 등에서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더하여 백두대간의 생태복원을 위한 산림조림이 있어야 할 것이다.

세포등판 단지의 경우는 대부분이 초지로 조성되어 있기 때문에 축림 복합경영이라는 접근으로 조림사업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동해안 지대의 조림은 관광벨트 조성이라는 대규모 개발 사업에 어울리는 조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통천지역에는 휴양과 요양 등 건강을 위한 조림사업 등이 적합할 것이다. 이 지역은 시중호, 동정호, 총석정 등이 해안에 있어 경관이 매우 우수하다. 북한에서도 이미 이곳을 국제적인 휴양지로 조성하는 계획을 수립했다. 이곳에 음양오행을 고려한 초본과 목본 등으로 조림을 하는 것도 매우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남북강원도의 경제협력은 전술한 농림축산업 이외에도 청정에너지 협력을 포함해 다양한 분야를 모색할 수 있다. 북한과 평화체제 아래에서 여러 경제협력을 할 수 있다면, 우리 민족에게는 대단한 축복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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