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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인식, 딥러닝 응용까지 북한 인공지능기술의 현주소
음성인식, 딥러닝 응용까지 북한 인공지능기술의 현주소
  • 강진규 NK경제 대표
  • 승인 2019.08.23 16: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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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인공지능 기술은 어디까지 왔을까. 음성인식, 번역 프로그램, 인공지능 스피커 등 다양한 분야에서 AI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우리에게 낯선 북한의 AI 기술에 대해 알아본다.

지난 7월 4일 문재인 대통령을 만난 일본 IT기업 소프트뱅크그룹의 손정의 회장은 한국이 앞으로 투자하고 집중해야할 분야로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인공지능(AI)"이라고 말했다.

인공지능(AI) 기술은 구글, IBM 등 해외 기업들은 물론 삼성전자, 네이버, SK텔레콤 등 국내 기업들도 집중하고 있는 첨단 IT기술이다.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은 비단 한국이나 미국, 일본, 중국 등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북한 역시 인공지능 연구개발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단순히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이 아니라 북한은 약 20년 동안 인공지능 기술을 연구해 왔다.

최근에는 인공지능을 게임, 보안, 생체인증, 제조 등 다방면에 적용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최근 북한을 방문한 관계자들은 북한 IT 전문가들의 관심이 인공지능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10월 북한이 개최할 예정인 정보화성과전람회 주제 중 하나 역시 인공지능이다. 북한의 IT 교육 기관 중 하나인 평양콤퓨터기술대학은 프로그램공학부를 지능정보공학부로 인공지능을 전문적으로 교육할 수 있도록 바꿨다.

2016년 구글(Google)의 자회사 딥마인드(DeepMind)가 개발한 알파고(AlphaGo) 인공지능 프로그램과 이세돌 9단의 바둑 대결의 결과는 말 그대로 충격이었다.

대결 전 전문가들은 이세돌 9단의 우세를 점쳤다. 바둑의 경우 복잡한 경우의 수로 인해 인공지능이 인간의 생각을 뛰어넘을 수 없는 영역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과는 4승 1패로 알파고가 승리했다.

이는 그만큼 인공지능 기술이 진보했다는 것을 보여줬고 각국, 각 기업들의 인공지능 연구를 가속화시켰다. 

북한 은별 바둑 프로그램과 인공지능 연구

그런데 알파고 등장 이전 북한에는 은별 바둑 프로그램이 있었다. ‘은별’은 1997년 개발된 것으로 알려진 바둑 인공지능 소프트웨어(SW)다.

북한 연구원들은 은별로 1998년 세계컴퓨터바둑대회에서 처음 우승했다. 이후 은별은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바둑 SW 중 하나로 손꼽혀왔다.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은별에게는 인공지능 기술이 적용됐다. 당시 바둑 인공지능 기술로는 최고 수준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북한의 IT 현황이 베일에 쌓여있기 때문에 이후 어떻게 인공지능이 발전했는지 잘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북한 연구원들의 인공지능 연구 과정을 엿볼 수 있는 것이 번역 프로그램 개발이다.

북한 개발자들은 바둑을 넘어 번역 프로그램에도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했다. 

우리가 널리 사용하고 있는 구글, 네이버 등의 번역 서비스는 인공지능에 기반하고 있다. 북한 역시 마찬가지로 번역 기술에 인공지능을 적용한 것이다.

2016년 5월 14일 북한 김일성종합대학 홈페이지에는 ‘영조 기계번역 프로그램 개발을 걸음걸음 이끌어주신 위대한 장군님의 영도 업적’이라는 글이 게재됐다.

이글은 북한 개발자들이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영어와 한글 번역 프로그램을 개발한 사례를 소개했다. 

여기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직접 인공지능 기술 개발과 적용에 관심을 나타냈다는 내용이 있다.

글에 따르면 2008년 1월 21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제18차 전국프로그램경연 및 전시회에 참석해 김일성종합대학 연구원들이 개발한 번역 프로그램 ‘룡남산’을 시연했다고 한다. 

김정일 위원장이 시연에 나선 이유는 이 프로그램 개발을 본인이 지시했기 때문이다. 그는 번역 프로그램 필요성을 지적했고 김일성종합대학에 연구팀을 꾸리도록 했다는 것.

이에 따라 연구원들은 1년 이상 데이터분석과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룡남산을 개발했다고 한다. 

이를 토대로 볼 때 2006년말이나 2007년 초 김정일 위원장이 번역 프로그램 개발을 지시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2008년 1월 성과를 점검한 것이다.

김일성종합대학은 글에서 이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직접 관심을 갖고 인공지능 번역 프로그램 개발을 독려했다고 설명했다.

조선중앙통신 보도에 따르면 2013년 10월 29일 열린 24차 전국프로그램경영 및 전시회에서는 정보산업지도국 인공지능연구소라는 조직이 등장했다. 2013년 전문적인 인공지능 연구 조직이 만들어진 것이다.

인공지능연구소는 북한 내부망(인트라넷)에서 바둑, 장기 등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류경오락장과 맞춤법 검사를 지원하는 조선말규범검사프로그램 등을 선보였다.

이후 2014년 8월 28일 노동신문은 인공지능 분야의 재능 있는 청년 과학자라는 기사를 게재했다.

노동신문 기사에 따르면 김일성종합대학의 김광혁 연구원은 인공지능을 활용한 번역 프로그램 연구로 2014년 김정일청년영예상을 수상했다. 인공지능 연구와 논문작성으로 룡남산 같은 번역 프로그램의 성능을 높였다는 것이다. 

북한 개발자들 역시 인공지능 분야 최신 기술을 연구, 도입하고 있다.

북한 김일성종합대학 연구진이 ‘2016년 김일성종합대학학보 제62권 8호’에 ‘음소음성인식에서 심층신뢰망을 이용한 한 가지 음향모형화 방법’이라는 논문을 게재했다. 이 논문은 음성인식에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제프리 힌튼 교수의 연구 내용을 응용하다 

그런데 이 논문은 제프리 힌튼(Geoffrey Hinton) 캐나다 토론토 대학교 교수의 논문을 참고했다고 명시했다.

제프리 힌튼 교수는 2006년 앞서 설명한 ‘알파고’에 적용된 딥러닝 개념을 창안한 인공지능 연구의 권위자다. 당시 북한 논문을 본 한국의 인공지능 전문가는 북한 연구진이 제프리 힌튼 교수가 연구한 내용을 따라하면서 자신들에게 필요한 부분에 적용을 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해외 최신 기술을 연구하면서 새로운 것을 개척하는 것도 연구 방법론 중 하나다. 

이후 2017년, 2018년 북한 논문들에서 딥러닝 기술들이 적용되는 사례가 속속 나타났다. 김일성종합대학학보 2017년 제63권 10호에는 인공신경망을 이용한 알루미늄 박판의 레이저 착공모의에 관한 논문이 수록됐다.

레이저로 금속을 절단하거나 구멍을 뚫을 때 레이저 강도와 각도 등을 최적화하는데 딥러닝 기술을 적용한 것이다.

인공지능을 적용한 실질적인 제품들도 하나 둘씩 나오고 있다.

2018년 11월 평양 과학기술전당에서 열린 29차 전국정보기술성과전시회에 김일성종합대학 첨단과학연구원 정보기술연구소는 ‘지능고성기’라는 제품을 선보였다. 

지능고성기는 인공지능 스피커를 뜻한다. 당시 노동신문은 지적한 지능고성기가 사용자의 음성명령을 인식해 TV, 선풍기 등을 조작할 수 있게 한다고 설명했다.

아마존, 구글, KT, SK텔레콤 등 국내외 기업들이 개발해서 판매하고 있는 인공지능 스피커와 유사한 개념이다.

또 이 전시회에서 김일성종합대학은 '매몰형극소형지문인식에 의한 지문인식' 기술도 소개했다.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위조지문을 97%까지 찾아내는 기술이다.

이런 기조는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올해 1월 25일 북한 선전매체 아리랑메아리는 평양국제비행장에 인공지능(AI) 기술에 기초해 만든 자동얼굴인식체계가 도입됐다고 보도했다.

또 노동신문은 6월 23일 평양콤퓨터기술대학이 정보기술인재 양성 추세에 맞춰 프로그램공학부를 지능정보를 전문으로 하는 공학부로 전환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평양콤퓨터기술대학이 인공지능기술이 정보산업에서 핵심기술이 되고 있는 것을 반영해 인공지능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노동신문, “인공지능이 인류에게 이익만 주지 않는다” 

북한 선전매체 조선의오늘에 따르면 북한 국가정보화국은 오는 10월 11일부터 23일까지 3대혁명전시관 새기술혁신관에서 ‘전국정보화성과전람회 2019’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 행사에는 북한의 각 부문, 지역, 기관, 기업소들의 정보화 성과들과 10대 첨단정보기술로 선정된 인공지능(AI), 통합검색, 정보보안, 정보통신 등 분야의 성과들이 전시된다.

즉 인공지능을 10대 첨단기술이라고 설명하고 이를 적용한 성과를 10월 공개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북한에서는 인공지능 기술 활용뿐 아니라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노동신문은 “인공지능은 이제 더 이상 환상적인 개념이 아니다”라며 “이런 기술이 인류에게 절대적으로 이익만 가져올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 부정적 후과에 대한 우려도 없지 않다”고 3월 21일 보도했다.

이어 4월 29일 노동신문은 스위스 제네바에서 인공지능 무기개발의 규제 여부를 놓고 여러 나라 정부 대표 및 전문가들의 회의가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노동신문은 회의에서 인공지능은 인간이 이해할 수 없는 판단을 내릴 수 있기 때문에 그 기술을 무기에 도입하는 것이 무책임하며 윤리적으로 허용할 수 없고 국제적 규제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제기됐다고 소개했다.

기술 발전 초기에는 이같은 우려가 많이 나오지 않는다. 기술 연구가 활발하고 여러 분야에 적용되기 시작하면서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것이다. 그만큼 북한에서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것을 나타낸다. 앞으로 북한이 관심이 높은 인공지능을 매개로 남북 협력을 모색할 수도 있다. 

스페인 국적의 알레한드로 까오 데 베노스 회장은 어린 시절 북한을 관광했던 것을 계기로 북한을 홍보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그는 2000년에 해외 북한 협력 단체인 조선친선협회를 설립했으며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특별대사로 임명되기도 했다. 

그는 올해 4월 해외 블록체인 전문가들과 평양을 방문해 IT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북한에서 돌아온 후 그는 북한에서 블록체인과 인공지능을 주제로 한 행사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인공지능이 주제로 포함된 것이 북한 측 인사들의 요구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볼 때 앞으로 남북 인공지능 공동 연구나 공동 학술대회, 컨퍼런스 개최를 추진해볼 수 있을 것이다.

또 인공지능 전문 인력 양성과 인공지능으로 인한 부작용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함께 고민하고 논의하는 것도 고려해 볼만하다. 이후 점진적으로 인공지능 제품 남북 공동 개발 역시 추진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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