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의 ‘려명거리’라고 하면, 이곳을 방문한 외국의 기자들 사이에 미국의 맨해튼(미국 뉴욕의 초고층 건물이 밀집된 곳)에 빗대어 ‘평해튼’이라는 신조어가 생겨나면서 널리 알려지기도 했다.
‘려명거리’는 평양의 모란봉구역과 대성구역의 경계지점에 그 전부터 ‘금성거리’라고 불리던 곳을 우리로 치면 재개발해서 지난 2017년 4월에 완공한 자그마한 신도시라고 보면 틀림이 없다.
북녘 당국에서는 당시 ‘려명거리’를 1년 6개월 정도의 비교적 짧은 기간에 건설하고, 새롭고 밝게 변화된 평양의 모습으로 외부세계에 적극적으로 알리기도 했다.
이를 본 남녘의 일부 왜곡된 시각을 갖고 있는 쪽에서는 “급하게 건설하느라고 안전에 대해 문제가 있다.
전시용으로 겉만 번듯하게 하고 내부는 형편이 없다, 전기가 없어 엘리베이터도 작동하지 않아 70층 넘는 곳도 걸어서 다닌다, 당간부나 소수 특권층만 살고 있다”는 등 별의별 억측을 쏟아냈다.
평양 시민들이 입주해 살고 있는 ‘려명거리’ 살림집(아파트)에서 지금까지, 부실공사로 건물이 무너졌다거나 문제가 생겼다는 말은 들어보지 못했다. 4,800세대가 입주하고 있다는 하는데 누가 그 곳에 사느냐고 물어보았다.
바로 길 건너에 김일성종합대학교가 있다. 그 대학의 교원이 제일 많이 배정을 받았다고 한다. 건설 당시 노동자들이 고생을 많이 해서 건설노동자들이 두번째로 배정을 받고, 철거당한 사람들은 모두가 입주를 했다고 한다.
그래서 방북취재기를 쓴 필자의 ‘평양의 시간은 서울의 시간과 함께 흐른다’ 책에 ‘려명거리’ 입주자 중 철거민이 1순위라는 내용을 썼다. 우리가 살고 있는 남쪽과는 다른 부분이다.
‘려명거리’ 는 지난해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함께 무개차를 타고 길가의 수많은 평양시민들에게 뜨거운 환영을 받으며 더욱 알려지기도 했다.
남과 북은 지난 70여 년 동안 갈라져 살아왔다. 같은 것보다는 많은 부분이 상당히 다르다.
이는 맞고 틀림의 문제가 아니고, 옳고 그름의 문제는 더더욱 아니다. 단지 다를 뿐이다. 동질성을 수용하는 것보다 더 시급한 것은 이질성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