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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대담】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연구위원, 「북미 협상타결 해법과 전망」
【특별대담】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연구위원, 「북미 협상타결 해법과 전망」
  • 윤석한 논설위원
  • 승인 2019.08.23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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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핵화의 정의, 하노이 이후 북미협상의 최대 쟁점, 유연한 일괄타결에 대한 명쾌한 정리.

2019년 7월, 판문점 트럼프-김정은 회담이 성사된 후 북미회담 전망이 한층 밝아질 무렵,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연구위원을 프레스센터에서 만났다. 조성렬 위원은 트럼프-김정은 북미 정상의 지난 6월 30일 판문점 만남을 두고 ‘연착륙’이라고 표현했다.

‘경착륙’할 수도 있었던 북미회담이 이 만남으로 답보상태를 벗어나 3차 북미 실무협상의 윤곽을 드러냈다는 것이다. 북한이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미국에게 “셈법을 바꾸라”며 강하게 반발하는 사이 한반도를 둘러싸고 북미 간에는 무슨 일이 벌어졌던 것일까. 

조성렬 위원은 미국이 내놓은 ‘유연한 접근, 동시적 병행적 협상’이 그 해답이라고 제시한다. 미국이 일괄타결의 요구를 굽히지 않으면서 북한의 ‘단계적 협상론’ 에 맞춘 ‘굿 이너프 딜’이 협상의 성공 조건이자, 협상 방법론이라는 것이다. 

한편 북핵 위기의 중심에 있는 ‘영변 핵시설’을 두고 지난 30년 간 이어져온 북미 협상의 실패 원인을 분석하고, 현재의 북핵위기와 과거 북핵위기가 어떻게 다른지를 진단했다.

조성렬 위원은 또 북한이 천명한 ‘주동적 비핵화’와 ‘통일강국론’의 의미를 해석하고 비핵화 이후 한반도에 다가올 미래를 전망했다. 과연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체제를 구축할 수 있을까.

2019년 하반기, 북미협상의 향방을 조성렬 위원으로부터 듣는다.


판문점 북미정상회담의 성과가 작지 않다. 예정된 3차 북미회담의 결과를 낙관할 수 있을까.  

월요일(6월 24일) 오후 한 언론사에서 전화가 와서 북미 판문점 회동 가능성을 물어보길래 ‘두 정상이 판문점에서 만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날 ‘판문점 회동’을 예상한 사람으로 정세현 전 장관님과 박종철 교수와 나 이렇게 3명이라고 언론이 보도했다는 것을 나중에 알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를 읽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사진이 6월 23일 노동신문에 보도된 것을 보았다. 글씨는 안 보이지만 친서의 내용이 길고 하단에 메모가 적혀 있어 다른 제안이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11월 한국을 방문했을 때도 판문점을 가려고 출발했다가 기상악화로 되돌아온 적이 있다. 

정책을 연구하는 입장에서, 향후 전망을 콕 집어서 하라면 조심스럽다.

북미가 경착륙하지 않고 판문점에서 만나 협상 재개의 길을 열었다. 북미 정상이 판문점 회동에서 실무회담을 갖기로 한 것 자체는 긍정적인 신호다. 6월 30일 판문점 회동은 그런 의미에서 ‘협상의 연착륙’ 신호라서 좋은 의미로 본다. 

하지만 비핵화의 셈법에 대해서, 북측이 ‘새로운 셈법을 가져오라’고 했는데 아직까지 북미간 접근된 셈법이 없다. 결코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2019년 하반기가 한반도에 찾아온 ‘천 년 만의 기회’라고 말해도 되나. 

천 년까지는 모르겠다.(웃음). 지금이 정말 중요한 시기라는 것은 틀림없다. 지난 3월 말에 출간한 ‘한반도비핵화 리포트’라는 책에 자세히 서술했다. 

분단 후 정전체제 아래 체제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모순이 집약돼 나온 것이 바로 북한 핵문제다. 우리에게 북핵 해결의 두 번의 기회가 있었다.

2000년 6월 첫 남북정상회담 이후 미국 대선에서 강경파 부시의 당선으로 무산되었고, 2007년 10월 두 번째 남북정상회담 이후 한국의 보수정권이 당선되어 한반도 평화정착이 무산되었다. 

“역사의 문을 빠져나가 과거로 가고 있는 기회의 신의 옷자락을 붙잡아라.”는 비스마르크의 말처럼, 1989년 베를린 장벽 붕괴 이후 독일이 머뭇거렸다면 동서독은 지금까지도 분단국가로 남아 있었을지도 모른다. 

올해 하반기는 완전한 비핵화,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체제를 구축할 수 있는 아주 중요한 기회의 순간이다. 

미국 언론과 야당 일부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판문점 회담을 ‘쇼’라고 비판한다. 

북한이 연내에 영변 핵시설 폐기와 핵무기 포기를 구체적으로 약속하는 협상이 타결된다면 그 공로로 내년 2월 중에 트럼프 대통령의 노벨상 추천이 가능하고, 10월 중에는 노벨평화상 수상이 유력해진다.

그럴 경우 2019년 11월 3일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연임 가능성이 높아지고, 한반도 비핵화 평화 프로세스가 본격화될 수 있다.

반면 내년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면 북한은 북한대로 민주당은 민주당대로 다시 협상을 시작하려고 할 것이다. 

트럼프의 독불장군식 톱다운 방식이 지금까지 대화를 이끌어온 것처럼, 김정은 위원장이 협상력을 발휘할 때가 협상에 유리하다. 이 점을 잘 활용해 가급적 금년 내에 유연한 일괄타결을 마무리해야 한다. 

북한핵을 실제 위협이 아니라 미국의 ‘가상의 적’ 정도로 보는 정치적 견해도 있다. 

지금 북한핵은 과거와 달라졌다. 지난 6월 30일 트럼프 대통령이 판문점에서 “오바마 행정부 때 얼마나 위험했느냐. 그런데 괌과 하와이가 안전해졌다.”고 지나가듯 한 말에 깊은 의미가 담겨 있다. 

2017년 12월 1일 오전 11시 50분에 50초간 하와이에서 30년 만에 핵공습 대피 사이렌이 울렸다. 핵대국인 소련 때문이 아니라 자기들이 보기에 ‘형편없는 북한’ 때문에.

북한이 2017년 7월 4일과 14일에 쏜 ‘화성 14형’은 알래스카와 하와이에 도달한다. 8월 초 북한은 ‘화성 12형’을 괌 주변의 공해 4곳에다 쏘겠다고 했다.

지금 북한은 수소폭탄실험을 성공해 소형화, 경량화된 핵탄두를 탑재한 탄도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다. 기술적 논란이 있지만 북핵이 미국 본토를 위협하는 단계까지 왔다. 

북한이 ‘비핵화 선언’ 이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시간끌기를 한다는 부정적 견해가 있다.  

북한은 2018년 4월 20일 조선노동당 중앙위 전원회의에서 핵무기 개발과 경제건설을 동시에 하는 병진(竝進) 노선을 종료하고 경제건설 총력 노선으로 가겠다고 선언했다. 

일주일 뒤인 2018년 4.27 판문점선언에서 ‘주동적 비핵화’를 선언한다. ‘주동적 비핵화’는 북한 스스로 핵실험, 중장거리 및 대륙간 탄도미사일 실험을 하지 않고 핵실험장 및 미사일 엔진시험장을 폐기하겠다는 의미다.

5월 24일 북한은 풍계리 핵실험장 4곳을 폭파해 폐기했다. 이에 대해 미국도 암묵적으로 ‘대규모 군사연습’을 하지 않는 것으로 화답했다. 

2018년 9.19 평양공동선언에서 북한은 첫째, 동창리 엔진시험장 발사대를 영구 폐기하겠다, 둘째, “미국이 상응조치를 하면 영변핵시설을 폐기하고 추가적으로 조치할 수 있다”고 선언한다.

그 뒤 협상이 진전되지 않으면서 동창리 엔진발사대는 아직 폐기되지 않고 있다. 

하노이 회담 때 미국이 영변 폐기 외에  ‘하나 더’를 요구했다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가.   

북핵 문제를 쉽게 미래핵, 현재핵, 과거핵으로 정의해보자.

첫째, 핵무기의 성능을 개량하는 조치나 시설이 ‘미래핵’이다. 핵실험, 미사일 발사시험을 계속하는 것이나 핵실험장이나 미사일 엔진 시험장을 유지하는 것은 미래의 위협이다. 

둘째, 가동하거나 진행 중인 ‘핵물질, 핵무기 제조’ 시설은 ‘현재핵’이다. 영변 핵시설이 현재진행형(~ing)으로 핵물질을 제조할 수 있으므로 여기에 포함된다. 

셋째 ‘과거핵’은 이미 보유 중인 핵탄두, 핵분열물질 그리고 탄도미사일이다.

미국은 현재 핵인 ‘영변핵시설’ 외에도 ‘과거 핵’도 밝히라는 입장이다.

물론 북미 간 영변 핵시설에 대한 정의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영변을 ‘구로공단’으로 치면 공단 부지만 이야기하는 것이냐, 공단 밖의 독산동 물류창고까지 포함하는 것이냐의 문제다. 

하노이 회담이 결렬된 직후인 3월 1일 새벽, 리용호 외상이 “영변에 대한 공동정의에 합의하지 못했다.”고 말한 부분이 이것과 관련된다.

물론 이 부분만 문제라면 회담이 결렬될 이유가 없었을 것이다.  

두 번째가 중요하다. 리용호 외상은 “미국이 하나 더를 요구했다.”고 반박했다. 그 ‘하나 더’를 미국 측 통역사가 ‘한 단계 더’(One more step)이라고 번역했다.

‘하나 더’가 ‘영변 밖에 있는 시설’이 아니라 한 단계 더 나아가 ‘핵무기와 탄도미사일의 신고’를 언급한 것이다.  

하노이 회담 전인 1월 30일 비건은 스탠포드대학교 연설에서 첫째 북한은 영변시설뿐만 아니라 ‘영변을 넘어서(Beyond)’라고 한다고 표현한다. 또 ‘덧붙여서(And more)’ 핵무기와 탄도미사일을 어느 시점에 포괄적으로 신고할지 밝히라고 요구했다.

핵무기와 핵분열물질, 탄도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의 폐기는 당장은 아니지만 궁극적인 목표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북한은 영변시설을 ‘해커’ 박사 참관 아래 폐기하겠다는 입장이다. 

영변 핵시설의 폐기는 시간이 많이 걸린다. 과거 남아프리카공화국이 핵시설을 “모두 없앴다”고 선언한 뒤 IAEA가 들어가서 검증하는 데만 2년이 걸렸다.

미국 최고의 핵전문가인 해커 박사 추정에 의하면 영변핵시설 해체에만 10~15년이 걸린다고 한다. 그동안 북한은 사실상 핵보유국의 지위를 유지하게 된다. 도저히 미국이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이다. 

북한은 ‘비핵화’를 선언했지만 미사일, 핵무기를 제조하지 않겠다는 구체적 협상은 이뤄지지 않았다. 시간이 미국 편인 것만은 아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핵물질과 핵탄두, 탄도미사일이 쌓인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은 우선 핵무기를 '동결(Freeze)'시켜야 한다 

‘영변 핵시설’이 북한 핵능력의 70-80퍼센트가 되므로 미국은 반드시 해체하려고 한다. 그렇지만 ‘폐기와 검증’까지 시간이 많이 걸린다. 그렇기 때문에 ‘핵무기의 포괄적 신고’를 언제 할지, 일정을 밝히라는 것이 미국의 입장인 것이다. 

중단거리 미사일과 생화학무기도 협상에 포함되는가. 

비핵화의 범위와 대상을 결정하는 정의(定義)에 대해서는 미국이 양보해야 한다.

북한은 지난해 4월에 열린 당 중앙위 전원회의에서 핵실험과 중장거리(IRBM) 및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를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북한이 말하는 중장거리 탄도미사일은 미국의 서태평양 전진기지가 있는 괌을 타격할 수 있는 화성-12형을 가리킨다. 

북한은 모든 핵무기와 핵프로그램은 물론, 화성-12형 이상의 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북한이 생각하는 비핵화의 범위와 대상에는 모든 핵무기와 현존하는 핵프로그램 외에 중장거리 이상의 탄도미사일 폐기만 포함된다.

이렇게 되면 한국과 일본을 공격할 수 있는 중거리, 단거리 미사일, 생화학무기는 그대로 두게 되는데, 보수진영에서 이것을 나쁜 협상(Bad Deal)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북미협상에서 단거리와 중거리 탄도미사일까지 포함하면 협상이 복잡해진다. 노동, 스커드 미사일과 같이 일본열도에 도달할 수 있는 탄도미사일은 북미협상에 끼워넣지 말고 일본이 따로 북한과 협상해야 한다.

반면에 북한은 핵무기 폐기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 북한이 핵무기와 중장거리 및 대륙간 탄도미사일과 같은 ‘과거 핵’ 처리에 대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

아직 신뢰가 없으니 지금 안 밝혀도 좋다. 미국의 요구는 당장 내놓는 것은 불가능하더라도, 영변 해체까지 시간이 많이 걸리니 영변 폐기가 진행되는 어느 시점에서 대량살상무기를 포괄적으로 신고할 것인지 밝히라는 것이다.

당장 대량살상무기를 폐기하라는 것이 아니라 어느 시점에서 신고할 것인지에 대한 윤곽이라도 분명히 하라는 것이다.

북한이 이를 받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으면 미국 내 강한 비판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도 다른 돌파구를  찾기가 힘들 것이다.

미국이 ‘일괄타결’에서 한 발 물러선 것일까.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동시병행적인 비핵화’에는 이견이 없다. 다만 미국은 일괄타결을 요구하고 북한은 단계적 타결을 원한다.

북미 간의 입장을 절충한다면, 큰 그림을 그리는 것에 북미가 타결하고, 구체적인 실행은 작은 단계에서 합의와 이행을 반복해 신뢰를 쌓아가자는 것이다.

이것이 미국의 ‘유연한 접근’이고 ‘동시적 병행적’ 방법이다.

얼마전 나는 경향신문 칼럼에서 핵무기 신고가 반드시 들어가는 ‘일괄타결’이 필요하지만 그에 앞서 북미가 신뢰를 쌓아가면서 작은 성과라도 조기에 성취하는 방법을 ‘굿 이너프 딜’의 성공 조건으로 제시했다.

최근 미국의 말하는 ‘유연한 접근’과 같다. 합의는 ‘일괄타결’을 하되 이행은 단계적으로 하자는 것이다. 

미국이 ‘영변’ 해체 수준에서 합의하지는 않을 것이다. 보유한 핵무기 신고와 폐기 일정이 없으면 핵무기를 인정하는 상황이 된다는 것이 미국 판단이다.

핵무기가 포함되지 않은 어떤 협상도 진전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미국은 당장이 아니더라도 ‘핵무기’ 폐기 일정을 밝히라는 것이다.

지금은 조기 수확(Early Harvest)이 필요한 단계다. 북한과 미국은 신뢰가 없기 떄문에 이를 통해 신뢰를 쌓아나가야 한다. 

영변 가동 중단이라는 초기 단계에서 인도적 지원과 금강산 관광이 맞교환 될 수 있다. 초기에 성과를 주고받으면 상호 신뢰가 쌓일 것이다.

이런 식으로 두세 번 주고 받으면 조기 수확이 이뤄지고 신뢰도 더욱 쌓이게 된다. 서로신뢰할 만한 단계가 되면 ,평양 연락사무소와 워싱톤 연락사무소를 만들어 신뢰를 굳혀나갈 수 있다.

과거 6자 회담 때 크리스토퍼 힐 동아태 차관보와 김계관 부상이 9.19공동성명에서 포괄적 합의를 이룬 뒤, 2.13 합의와 10.3합의로 부분타결과 부분이행을 반복했던 전례가 있다.

따라서 신뢰가 부족한 북미는 3차 정상회담에서 일괄타결을 이루기에 앞서 실무회담을 통해 작은 타결과 작은 이행을 반복해 조기수확을 거둘 필요가 있다.

협상타결의 시점과 이후 전망을 예측한다면  

전문가 입장에서 섣부른 예측은 워낙 변수가 많아 위험하다고 본다. 3차 북미정상회담은 실무협상이 끝나야 가능한데 지금 언론에서 거론되는 8, 9월은 촉박하다. 

당장 북한이 영변 핵시설 가동을 중단하면 제재완화는 어렵더라도 인도적 지원이나 종전선언은 가능할 것이다.

또한 최근 미국 국무부가 부인하긴 했지만, 석탄과 섬유제품의 일부 반출을 허용하는 방법도 있다. 북한으로 반입되는물품은 통제하되, 북한 제품의 수출은 허용하는 방안이다. 당장 실현될 것 같지는 않지만 다음 단계에서 생각해 볼 수는 있다. 

지금은 제재를 풀기 위한 노력보다 풀리면 어떻게 하겠다는 입장을 서로 주고받고 단계별로 대책을 마련하는 대화가 필요하다. 

30년 가까이 ‘영변핵시설’을 두고 북미가 협상을 했지만 실패했다.  

‘영변’은 각 시기마다 층위가 다르다. 1990년대 김영삼 정부 시절 미국의 목표는 ‘동결’이었다.

당시 영변 핵물질 1~2킬로그램 정도를 두고 북미가 서로 다퉜다.

1993년 북한은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를 선언한다.

로버트 갈루치와 강석주가 협상 1년여 만인 1994년 10.17 합의를 이끌어냈지만 곧이은 11월 초 미국 중간선거에서 클린턴의 민주당이 참패하고 공화당이 상하 양원을 장악했다. 미국 의회에서 예산이 한 푼도 통과되지 않아 제네바 북미 합의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다.

딱히 누구 책임이라기보다는 미국 국내 정치사정 때문에 합의이행이 제대로 안 된 측면이 있다. 

2003년 8월부터 6자(남·북·미·중·러·일)회담이 시작되고, 2005년 2월 북한은 ‘핵무기를 보유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어느 나라도 이를 믿지 않았다. 기술적으로 시간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2006년 10월 북한이 핵실험을 하자 미국이 발칵 뒤집어졌다.

미국은 부시 대통령 때 ‘선의의 무시’ 정책, 오바마는 ‘전략적 인내’ 정책을 폈다. 북한이 자발적으로 핵을 포기하면 모를까, 먼저 보상하지 않겠다는 것이 미국의 전략적 원칙이었다. 

그때는 북핵이 미국 본토에 위협적이지 않았다. 시리아, 이란, 파키스탄 등 이슬람국가나 테러집단에게 핵기술이나 핵물질을 파는 것이 두려울 뿐. 금수조치를 취하면서 협상하지 않고 버텨도 미국이 아쉬울 게 없을 때였다. 

우리 정부가 남북문제를 주도적으로 풀어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남북정상회담은 언제쯤 가능할까.

북한이 워싱턴을 거쳐야 서울로 오겠다는 뜻을 밝혔다. 북한은 핵 문제를 북미간 문제로 보기 때문에 먼저 북미관계의세팅이 끝나야 남북문제를 풀 것이다.

북미 실무회담에서 ‘잘될 것 같다’는 감이 올 때 남북정상회담이 이뤄지지 않을까 짐작해본다. 

북한과 합작사업을 금지한 유엔제재를 무시하고 현대아산이 금강산관광을 풀 수 없다. 얼마 전 단동은행이 세컨더리보이콧에 걸려 완전히 문닫은 것처럼 기업이 유엔제재를 위반하기는 힘들다. 

물론 2017년 유니세프의 8백만 달러 지원 건은 유엔의 제재 대상이 아니다. 우리 정부가 바로 이행하지 못한 것은 미국을 의식한 소극적인 태도 때문이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우리 정부가 미국에 끌려갔다기 보다는 북미관계의 진척을 위해 인내한 측면이 크다.

남북관계가 북미관계에 종속된다기보다, 65년간 전쟁상태를 이어온 북미간 협상의 성사 여부가 그 어느 때보다도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북미협상이 성공적으로 끝나고 비핵화가 이루어지면 남북관계는 어떻게 발전할 것으로 보는가. 

북한은 ‘통일강국론’을 내놨다. 북측은 6.15공동선언 2항의 남측 연합제와 북측의 낮은 단계 연방제의 공통점이 있다고 보았다. 이 두 개 단어가 조합되어 ‘연방연합제라’라고 부른다.

2정부, 2체제, 1민족이다. ‘하나의 중국 두 개의 제도’(1국양제)는 연방이고, 그보다 낮은 단계가 연방연합이다.

북한의 ‘연방정부’가 적화통일을 의미한다는 일부 보수세력의 주장은 옛날 이야기를 되풀이하는 것일 뿐이다. 

명시적으로 나타내지는 않았지만 정치체제는 독립적이면서 남한의 경제력과 손을 잡는 방향을 선택했다. 북한은 중국이 아닌 남한의 뛰어난 경제력과 결합하고 미국과도 적대관계를 청산하고 우방이 되고자 한다. 

김정은 위원장은 2019년 1월 신년사에서 “전 민족의 합의에 의해 통일방안 논의를 시작하자.”며 통일강국을 다시 언급했다. 

통일강국론은 2016년 5월 당 결정서에도 처음으로 명시되었다. 통일방안을 논의할 때의 원칙으로 남북간 민족대단결을 들고 있다. 북한은 비핵화를 진행하면서 남한과 손잡고 연방연합을 달성하고자 한다. 


조 위원과 약 2시간에 걸친 인터뷰 도중, 아베 총리의 도발에 대해  잠시 대화를 나눴다. 아베 총리는 북미협상 와중에서도 북일 회담을 제안하고 있다. 과거 일본은 미중 수교와 미국-베트남 수교 때도 먼저 나서서 이들 국가와 수교했던 전례가 있다.

조성렬 위원은 “1970년대 미중수교가 확실해지자, 일본이 새치기를 해가며 중일  수교를 했다”며 일본 외교의 치졸함을 지적한다.

미국은 이를 괘씸하게 여겨, 그후 군수회사 ‘록히드마틴’ 뇌물 사건을 터트렸고, 결국 중일수교를 실현한 다나까 수상이 1976년 7월 수상직에서 물러났다. 

조 위원은 “1965년 한일 기본협정 후 일본은 늘 한국을 ‘영향권’ 안에 있는 나라 정도로 취급해왔다. 식민지배(과거사) 망언에 항의하면 관련 장관을 교체하는 정도였다. 아량을 베푸는 척 시늉만 냈다.”고 꼬집는다. 

현재 한일 간의 갈등에 대해서는 “이제 우리나라는 5030 국가, 즉 인구 5천만 이상, 국민소득 3만 달러 이상인 세계 일곱 번째 국가가 되었다. 수출산업 부문도 반도체 등 첨단분야에서 일본과 경쟁하거나 앞선 분야가 많다. 더욱이 민주주의 성숙도에서는 일본이 꿈도 못 꿀 정도로 우리가 앞서 있기 때문”이라고 그 원인을 짚었다.

조 위원은 “북한은 비핵화와 무관하게 일본과 식민지배 청구권 협의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일본 주류는 대북강경파들이고 이들은 지난해 북미정상회담을 반대했다”고 말한다.

당시 고노 외상이 서울에 와서 갑자기 ‘한미일 3자 협력을 복원하자’고 한 것은 ‘북미회담의 발목을 잡겠다는 의미’라는 것이다. 

조성렬 위원의 최근 저서 『한반도 비핵화리포트』에는 이 대담에서 부족한 부분이 나와 있다.

완전한 비핵화,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체제를 구축하는 아주 중요한 기회의 순간은 곧 다가올 미래가 될 것인가.

조성렬 위원의 객관적이고 정확한 분석은 한반도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준비하는 모든 사람들의 지침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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